"야, 발극(拔戟)이라는 개념 자체가 좀 애매하지 않냐?"
아 그놈 참 끈질기네. 이 녀석은 내가 하는 일에 태클을 걸지 않으면 온 몸에 종기가 나거나 하는 걸까?
"또 뭐가 어때서."
내가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하자, 녀석은 더욱 끈덕지게 달라붙었다.
"아니, 그렇잖아. 극은 옛날 여포가 쓰던 방천화극 같은 창 아냐? 모양이 대충 ')l(' 요렇게 생겼는데, 그걸 창집에서 뽑겠다는 거 아니냐고."
"하아......"
나는 한숨을 푹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이 바보 같은 녀석은 내가 그거 하나쯤 조차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야, 그것도 생각 안 한 줄 아냐?"
"어."
"......."
난 쓸데없이 천진하게 대답하는 녀석의 볼따귀를 후려 갈기고 싶은 충동을 겨우 가라 앉히고 친절한 설명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 분명히 창을 창집에서 뽑아내려면 날씬한 창날이어야겠지. 하지만 그런 창을 가리키는 한자는 모(矛)자나 삽(鈒)자가 고작이라고."
".......발모제? 발삽제?"
그렇지. 짜식, 이제야 이해가 가는 모양이군. 난 고개를 주억거리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요점을 콕콕 찝는 내 친절한 해설과 설명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급의 지능수준을 가진 녀석도 뭔가 이해한 모양이었다.
"그게 뭐 어때서?"
이런 무식한 놈!!
"어감이 안 좋잖아, 어감이!!"
"아아......"
"으이구...... 어쨌든, 2개월 동안 플롯하고 설정 다시 재 수정한 다음에 연재 시작했으니까 읽어보라고. 정연란에 있는 황혼-발극제. 오케이?"
녀석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으휴, 끈덕진 놈.
"알았어.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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