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마는 그 날도 어김없이 폐관에 든 채 몽환경 5단공을 공략하고 있었다. 본디 5단공은 총 4단계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역삼국지라는 무공을 통해 5단공의 초입을 돌파, 이어 대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마의 벽이라 불리는 생사현관이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자연과 인간군상을 통해 한 가지 심득을 얻어 생사현관을 콕콕 찌르고 있었으니... 그러나 생사현관은 도저히 환마에게 문을 열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국 지루한 공방이 계속되던 어느 여름. 어마마마가 폐관에 들어와 환마를 불렀다.
"너도 슬슬 강호재패(출판)를 해야하지 않겠느냐?"
"소자, 아직 대공을 이루지 못해 강호에 나설 수 없습니다."
"너는 언제나 그 말만 하는구나! 언젠가 지금이라도 강호에 나가면 재패 따위는 식은 죽 먹기라고 한 말은 거짓말이었더냐?!"
평소에 환마는 어마마마의 구박신공을 피하기 위해 '내가 그럴 마음만 먹으면 강호재패(출판) 따윈 아무것도 아니쥐!'라고 뻥과 허풍을 잔뜩 까대고 있었는데, 어마마마가 그것을 걸고 넘어진 것이었다.
아직 공부의 성취가 부족하다라고 말할 수도 없어 끙끙대는 환마. 어마마마가 부드럽게 말한다.
"너도 알다시피 너희 아비는 강호에 은원이 많아(빚을 져서) 항상 쫓겨다니고 있단다. 이런 때에 네가 강호를 재패하여야 아버지도 편안하게 금분세수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 말에 너무 대공에 집착한 나머지 가족에 무관심했다는 것을 깨달은 환마는 결국 미완성의 신공으로 강호재패를 결심했다.
"남아일언 중천금이라! 이미 내가 역삼국지로 강호를 나서지 않기로 약속한 바, 이를 어찌 어길 수 있겠는가?!"
역삼국지는 워낙 살기가 짙은 무공(돈 벌려고 한 소설)인지라 이미 오래 전에 이 무공으로 강호를 나서지 않겠다고 강호동도에게 다짐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비록 성취가 미미하나 워낙 절공인지라 환마는 결국 역삼국지를 새롭게 개조(리메이크)하여 살기를 없애고(작품성과 개연성을 높이고) 강호를 나설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신공절학은 창립하는 것 이상으로 재정립하는 것이 어려운 법.
"커억! 5단공을 이루지 못한 나에게는 벽이로구나!"
최후에는 내상까지 입어 주화입마의 초입 단계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경황 중에 이를 깨닫지 못한 환마. 결국 환마는 새로운 무공으로 강호재패를 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새로운 무공을 연마하던 중... 그에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어느 날, 그의 친우 중 하나가 말하기를,
"자네는 어찌 무공만 수련하는가? 세상에 어찌 무공에만 즐거움이 있을 수 있겠는가? 진정한 사내라면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는 법. 자네는 나와 함께 이것을 하세!"
그렇게 내민 것은 요즘 강호에 유행하는 온라인 게임이었다. 결국 친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환마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새로운 무학에 심취한다. 하지만 그것이 주화입마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환마.
온라인 게임을 시작한지 이주일 만에 간신히 자신이 주화입마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은 환마. 하지만 이미 내상은 깊었고 독기는 골수에까지 미쳤다.
그야말로 온라인 게임 폐인이 되어버린 환마는 절망하고 만다. 그런 때에 환마는 내상을 치유하기 위해 반년동안 가까이 하지 않았던 천외천(대여점)으로 향한다. 천외천의 신공절학의 서적을 하루에 6~10권씩 읽는 환마. 하지만 그것 역시 함정이었으니... 어느새 다른 이의 신공절학에 몰두하여 자신의 무학을 잊어버렸다.
"아차!"
주화입마와 내상은 치유했지만 자신의 무공이 모두 날아갔다는 것을 깨달은 환마는 비명을 토해냈다. 열심히 자신의 절기(컴퓨터)를 살펴보나 자신이 새로 만들려고 했던 무공의 초안(설정)들은 모두 통째로 사라진지 오래였다.(아마 무심결에 지워버린 듯)
망연자실해있던 환마. 간신히 일어나 양천광소를 터트리며,
"크하하하! 환마야, 환마야! 모든 것은 공수래 공수거이건만! 집착하여 만사를 잃어버렸구나! 이것이 바로 삽질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강호의 동도들은 모두 이 어리석은 환마처럼 삽질을 하지 말지어다!"
결국 환마는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집에 돌아와 폐관했다. 어마마마의 구박신공은 여전히 환마를 열심히 갈구었다. 5단공의 대성 역시 여전히 요원하기만 했지만 모든 집착을 버리고 새롭게 무공을 쌓기 시작한 환마는 모든 것이 그저 평온하고 행복하기만 했다.
끝~
...
...진짜... 정말로... 어머니의 말에 발끈해서 오냐, 나라고 출판 못할까, 하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삽질만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쿨럭.
역삼국지 곧 시작하겠습니다. 아마 내일 쯤.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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