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A에로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아저씨는 '에로에로'한 묘사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때문에 외설논쟁에도 몇 번 휘말렸었고 전작들을 보면 여기저기에 베드신이 가득하지요. 하지만 그것이 일종의 장점이자 약점으로 작용했고 때문에 많은 독자분들께서 A에로님의 글에 발을 붙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시작 된 아크에너키(정연란)는 전작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A에로님의 묘사는 굉장히 간결하면서도 남성미(마초!)가 넘칩니다. 이야기의 템포는 빠르편이며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도 괜찮은 편이지요. 아크에너키에는 바이스켈이라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전작들과 비교해 보면 아마 슬래쉬 더 트래쉬의 '릿터'와 스타일이 가장 비슷할 것 같군요. 전장에서 10년만에 살아 돌아온 녀석으로 피도 눈물도 없습니다.
전투 장면은 그 특유의 남성미 때문에 강렬하면서도 긴박감이 넘치지요.
이쯤에서 A에로님의 아크에너키의 장점을 요약해 보면,
1)전작들과는 달리 야한 장면이 많이 사라졌다.(초반이라 장담은 못하지만… 수위는 많이 낮아진 것이 확실합니다.)
2)특유의 문체를 살린 전투신의 긴박함과 술술 읽히는 간결함.
3)살인과 성적 묘사가 전혀 불쾌하지 않다.(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A에로공의 성적 묘사가 불쾌하지 않은 이유는 많은 것이 있겠지만 제 생각엔 역시 남자와 여자의 눈 높이가 같다는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강/X이나 윤/X처럼 어디서 주워먹었는지 모를 비뚤어진 성관념으로 떡칠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성과 당위성에 입각해 소재들을 다룬다는 것이지요. 살인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짱이여 이 10새야' 하고 칼질로 슝슝 오크들 목따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일종의 '필요'에 의해서 살인을 하는 케이스죠.)
4)패러디를 줄였다.(이것 역시 A에로공의 소설을 보는데 있어서 일종의 진입장벽 역할을 했지만, 아크에너키에서는 대폭 사라졌습니다. 아니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더 옳겠군요.)
이렇듯 적절한 개연성과 적당한 개념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10년. 전쟁은 끝났다.
한 쪽 눈을 전장에 묻은 소년은 어른이 되어 돌아왔고 가족을 찾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를 반기지 않았다. 가족은 사라졌고 분노로 침식 된 소년의 육체는 피를 요구했다. 더러운 돼지의 몸뚱아리는 온기를 잃은 고깃덩어리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그는 떠났다.
소년의 이름은 바이스켈, 이제는 어둠을 떠도는 도망자가 되어버린 이름.
작가의 이름은 AERO, 전통 판타지 소설의 로망을 기억하고 있는 군필 아저씨.
두 사람의 뒤를 따라 전통 판타지 소설의 향수를 느껴봅시다.
=아크에너키=
정연란에서 일일연재로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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