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협의 대세는 빠른 전개와 강하고 호쾌한 주인공인 것 같습니다. 권왕무적의 아운같은 캐릭터 말이죠. 이런 종류의 소설들은 굉장히 통쾌하고 재미있습니다. 대세라는게 그만한 장점, 재미가 있기 때문에 대세가 되는 것이지만 대세를 따르다 보면 차별화된 독특함이 줄기 마련이죠.
기신님의 청죽객은 이런 점에서 잘 조율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한석영은 금지된 비기 - 청죽신기를 익혀서 사문인 종덕사에서 파문당하고 장백산을 떠나 중원에 위명이 자자한 협객이 됩니다. 협객일때의 한석영, 청죽객은 매우 과감하고 단호합니다. 오직 자신만을 믿고 악이라고 판단되는 것은 모두 베어버리는 그런 존재죠. 아운처럼 고금 제일 무공에 뛰어난 두뇌와 판단력까지 가진 그런 완전 무적의 캐릭터는 아닙니다만 청죽객의 캐릭터는 요즈음의 대세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청죽객은 다른 소설과 크게 차별화된 배경을 갖고 있죠. 주인공이 무공을 쓰지 않는 다는 겁니다. 주인공의 기예는 중원의 무공이 아닌 동방의 단술과 비술, 수박입니다. 동방의 기예라는 것이 어느 정도는 차별화된 소재이지만 요즘같이 많은 소설들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아주 참신한 소재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청죽객의 진짜 장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개연성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청죽객은 주인공 한석영이 중원 유람을 떠나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모아놓은 책이 아닙니다. 한석영이 사문과 고국을 떠나 중원에 자리잡아야만 했는가, 동방의 기예를 쓰는 주인공이 어찌하여 중원에서 음모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야만 했는지 원나라 시대의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개연성있게 진행됩니다. 주인공 한석영의 외조부인 홍다구는 실존 인물이죠. 아마도 작가님이 배경과 이야기의 개연성을 위하여 많은 공부를 하시고 노력을 하셨다는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작가인 기신님은 문피아 최고의 건필 작가이십니다. 일일 1연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모릅니다. 현재 연재된 분량도 엄청나고 지금은 딱 주인공을 둘러싼 과거가 밝혀지는 부분이라 아주 긴장감이 넘칩니다. 제가 보기에 청죽객은 신무협의 연장선에 있지만 구무협의 향취가 나는 소설은 아니지만 구무협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기분 좋게 읽을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멋진 소설이 39800원....이 아니라; 좀 더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규 연재란에 있어서 그런가요? 조회수가 너무나도 적습니다. 아직 댓글 한 번 달아본 적 없는 날라리 독자이지만 매일매일 건필하시는 기신님이 힘을 냈으면 하는 생각에 이렇게 길고 긴 추천글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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