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진도가 너무 느려요.
이런 댓글을 보면 아마 글 쓰는 입장에서는 참 기분이 나쁘리라 생각됩니다. 나름 중요한 내용이고, 나름 중요한 설정이고, 나름 개연성을 주기 위한 분량인데 쓸모없는 시간 때우기로 평가를 받다니. 그것도 애시당초 시간 때우기용으로들 많이 보는 장르문학에서.
하지만 그런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면 그건 독자가 작가로부터 글의 진도를 제외한 뭔가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이 작가가 뭔가 할 얘기가 있어서 이 글을 쓰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설정의 힘으로 분량을 뽑으려고 하는 것인지 파악이 되었다는 얘기죠. 전자라면 참을성 있게 따라가 주지만, 후자라 판단되면 여태 읽은 것이 아까워서 완결이 되고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뭐 중간에 하차하는 경우도 많고, 제 경우는 보통 유료화가 그 기점이 되지만 그 전에 하차하는 경우도 있고요.
물론 필력이 부족해서 뭔가 하고픈 얘기가 있음에도 그것이 잘 전달이 안되어 독자들에게는 클리셰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없잖아 있고, 그러다가 나중에 탄력을 받아 다 용서가 되는 글도 있기는 합니다만, 일단 저런 댓글이 달린다면 왜 이 글을 쓰려고 했는지 생각을 다시 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는지, 아니면 남들 다 하는 얘기에 조금 더 신선한 설정 하나 더했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글을 쓴 것인지.
전자라면 묵묵히 끈기를 가지고 진행을 하시길 바랍니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하고자 하는 얘기는 있었으니 그 얘기는 마저 하셔야 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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