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제일가는 대학사 저리가라 똑똑하고, 천하제일근골의 무공고수가 진짜로 있다구
하남성에 속하지만, 너무 촌구석이라 나라문서에 제대로된 이름도 올리지 못한 마을 '모상촌'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앳된 목소리가 있었다.
다수의 동네아이들이 마을 어귀에 모여서 떠들고 있는 폼새가 모상촌에서 항상 있는 일은 아닌듯 했다. 예닐곱밖에 안되어보이는 아이하나를 놓고, 그보다 두어살은 많아 보일 아이들이 둘러싸서 따지는 것이 분위기가 꽤나 격했다.
그도 그럴것이 항상 비루먹은 망아지처럼 빌빌대고 동네아이들 노는것 조차 따라오지 못하는 아만(兒慢)이 말도안되는 이야기로 아이들을 도발했기 때문이다. 항상 아만을 눈 아래로 보던 아이들은 증거도 없는 아만의 이야기를 인정해줄 수가 없었다. 개중 제일 나이를 먹은 대호(大虎)녀석이 대표로 아만에게 따졌다.
-웃기네, 아예 금기서화에 기관잡학까지 능하다고 하지?
아이들의 입가에 조소가 걸렸다.
- 어... 어떻게 알았어?
- 이녀석이 보자보자 하니까!, 그런사람이 어딨어? 세상에?
괜히 상대해주었다는 듯이 어이없어하는 대호에게 아만이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 진짜야 있어, 내가 아는 형이야!
- 형? 나도 아는 형은 많다 이놈아. 개뿔의 형은 무슨...
차마 나이어리고 연약한녀석에게 심한짓은 못하고, 알밤하나를 쥐어박으면서 대호가 말하자, 아픈머리를 감싸쥐며 아만이 말을 이었다.
- 울엄마 친구 아들이란말야, 저 남쪽에 서현땅에 가보라구!
- 이게 봐주니까 계속... 그런사람이 있으면 벌써 천하의 영웅호걸로 이름을 날렸지, 왜 이름도 없어?
-그... 그게..
일곱살의 어린나이로는 더이상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는 부족했는지 동네형들에게 비루먹은망아지에 허풍쟁이로 낙인찍히는 아만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이가 존재했으니, 서현 주가장에 위치한 주유성이 바로 그였다. 아만으로선 안타깝고 억울한 일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그에겐 고질병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천하에 영웅호걸로서, 또는 천재적인 신동으로 이름을 떨치지 못하고 고작 하남에서만 이름을 알리는 이유였다.
고질병에 걸린 천재아이의 이야기를 보고싶으시다면,
작연란 황규영님의 잠룡전설을 보시라.
표사->소환전기에서 이어져 오는 검증된 필력이 여러분을
흡족게 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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