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추천'이 아니라 '감상'임을 밝힘니다.
아기자기한 이야기에 빠져들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육식동물"이 형편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묘사와 글의 흐름은 상당히 훌륭한 경지 입니다. (그래서 제가 포기를 못하고 다 읽어 버린 것이지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글의 질은 대단한 수작입니다.
감상을 하기전에, GTA라는 비디오 게임을 아십니까? Gand Theft Auto제목처럼 길거리의 차량을 강탈하고 도시를 휘젓기도 하지만, 주된 목적은 살인 입니다. 다른 모험 게임과는 달리 진부한 목적이 없는 대신 길거리에 다니는 보통 시민을 총으로 쏘고 화염 방사기로 지져 댑니다. 내용이 매우 폭력적이고 비 도덕적, 잔인하지요. 실제 세계 게임속 내용이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의심없이 정신세계와 도덕관이 변질된 변태, 미친놈의 소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요즘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에 물든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적어도 제 주위에는 없습니다. 제 자신도 GTA를 상당히 즐기는 편이고요) 게임의 질 자체도 나쁘지 않아 인기도 상당한 편입니다.
제가 육식동물 감상문에 이상한 비디오 게임을 들먹 거리는 이유는, 이 작품도 GTA와 마찬가지로 선정성이 넘치고 말초신경을 매우 자극하며, 많은 이의 도덕 가치관에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적어도 제 가치관과는 많이 틀립니다) 솔직히 이 글을 읽는 내내 "이 작가 뇌속 한번 해부해 보고 싶구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식동물은 비 윤리적인 내용을 당당하게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감에도 불구하고, 글 속으로, 현성과 동방연의 기행속으로 부르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간간이 나오는 훌륭한 묘사 (저는 수준이 높은 작가의 묘사는 독자가 쉽게 눈치채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저절로 이미지를 그려낸다고 믿습니다. 육식동물에서는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고도 세련되어 저절로 이미지 연상이 쉽게 됩니다.) 와 종잡을 수 없을 것 같으면서도 허접하지 않은 뼈대가 굵은 줄거리와 세계관, 그리고 독특한 개성의 등장인물들과 가치관등은 저로 하여금 거부감보다 더 강렬한 중독성을 줍니다.
육식동물의 배경은 현실세계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입니다. 제 조심스런 추측으로는 지옥의 일부하고 생각합니다. 불교인가? 도가사상에서는 108번뇌란 것을 믿습니다. 그중에서 식탐이 지배하는 지옥세계가 현성과 동방연이 떨어진 곳 같네요. 작가분은 글을 통해 선정이라는 단어를 철저하게 묘사하려고 마음먹으셨는지, 지옥에 걸맞는 그로테스크함이 넘침니다. 필력도 상당하셔서 왠만한 독자들은 묘사에 많이 애먹습니다. 예를 들자면 글속 내용중 귀족들이 만찬에 통구이를 앞에두고 군침을 흘리는 장면은 원치 않았음에도 저절로 머릿속에서 그려져, 저로 하여금 상당한 거북함과 오싹함을 들게 하였습니다. 어떤의미로 보면 육식동물은 매우 독특하고 대답한 작품입니다. 인간 내면의 흉칙한 본능을 다룬다는 것은 많은이가 의식적으로 꺼리니까요. 이 글은 흉칙함을 주제로 다루지만, 글 자체가 흉칙하지는 않습니다. GTA처럼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즐기면, 나름대로 흥미있습니다. 문득 작가님이 사랑에 대해 글 을 쓰시면 어떨지 궁금하군요. 지루한 감상문 읽어주 신것 감사하고요, 전 이만 침대로 들어가야겠습니다.
덧.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추천글'이 아닙니다. 미성년자 분들은 기다렷다가 읽어보기길 권합니다. 솔직히 성애묘사가 진한 다른것들은 19세 딱지 붙어도 왠만한 사춘기 청소년들 유희거리 밖에 안되는데 '육식동물'은 상당한 데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정 흥미가 가시는 분들은 읽어보세요. 수준 낮아 실망가는 글은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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