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 여기서 해도 되는 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끄적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글쓰는 분들께 참고사항이 될 수 있도록금...
로봇이라는 기동탑승병기의 원류는 따지고 보면 크게 별다른게 아닙니다.
인류가 처음 말을 전투병기로 이용했을 때 부터 시작했던 것입니다.
현재 문헌에 나타난 역사상 최초의 기마민족은 스키타이족이라고 합니다. ...이 친구들 한 잔인, 한 살벌, 한 딱가리 했지요.(간단하게 알고 싶으면 시중 만화책에 '히스토리에'라는 걸 찾아보십쇼.)
이후 스키타이의 뒤를 이어 유라시아 평원에는 수 많은 기마민족들이 나타났었습니다.
기마민족들이 말을 전투에 이용한 이유는 바로 빠른 기동력과 말의 돌파력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말 위에서 내려다 보는 전투는 상대를 더 없이 주눅들게 하고, 공격력 또한 배가 시킵니다.(위에서 아래로 찍는 식이니까요.)
또 이 기마민족들은 마상에서 투척병기(활, 투창, 투척도끼)등을 씀으로서 기동력과 함께 적절한 타격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로서 인류사에 기병은 보병보다 우위다...라는 논리가 나오고, 이후로 보병중심국들은 기병에 대항하는 전술을 마련하게 됩니다.
초창기 끝발 날렸던 기마전차군은 알렉산더의 기마병들에 의해 녹아버렸습니다. ...전차라는 기동병기가 갖는 지형적인 장애가 기마병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알렉산더대왕도 인도원정에서 큰 강적을 만납니다. 바로 인도 마우리아왕조의 상병군단이었습니다.
인도에는 일찍이 코끼리를 전투에 투입했습니다. 후대에 기록이 남은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을 보면 귀족들은 수백마리, 국왕은 수천마리의 코끼리를 길렀다고 합니다. ...코끼리 자체가 재산이자, 전력이었던 셈입니다.
지금도 코끼리는 오지의 중장비를 굴릴 수 없는 환경에서 노가다판을 이끌고 있습니다.(다만 숫자가 너무 줄어드는 편이라...--;;;)
인도인들은 이런 코끼리에게 갑옷을 입히고 등에 수명의 병사들이 타서 활을 쏘고 창을 찌를 수 있는 누각까지 얹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말보다 속력은 조금 느리지만... 파괴력은 훨씬 더 강한 상병이 출현하였고, 한때 카르타고 원정군이 로마 코앞까지 끌고간 코끼리 3마리 덕분에 로마가 안드로메다 관광을 갈뻔 했습니다.
이후 시대에도 쭉 기병과 상병은 가장 강력한 전력으로 평가 받습니다. ...물론 기병과 상병의 약점은 있었습니다.
왜 거란족이 고려를 3차 침공했다가 개박살 났으며, 그 전에 당나라 기병 30만은 신라 보병 8만에게 매소성에서 작살이 났으며, 몽골은 고려 잡아 드시는데 40년 걸렸는지는... 다 살펴보면 압니다.무엇보다 몽골의 동남아인근 원정은 모조리 실패였습니다.
전차보다 지형 자유도가 높다고 하지만, 기병 역시 지형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진창에선 돌격할 수 없고, 모래밭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집니다. 산에서도 돌격하기가 애매합니다. 앞에 성이 버티고 있으면 환장합니다...
기병전력만 믿고 설치다가 박살난다는 교훈은 백년전쟁 아쟁쿠트전투에서 나타납니다.
비오는 날 위대한 프랑스 기사님아들은 8천명이 일제히 뻘밭에서 방책깔고 있는 영국궁병 잡으러 달려들었습니다.
그 결과 8천명의 프랑스 기사님아들은 뻘밭에서 엎어지고 자빠지고 낙마하고 고립되어 이후 일제 사격을 끝내고 도끼들고 온 영국궁병들에게 돼지처럼 학살당하고 맙니다.
상병을 잡는 방법을 일찌기 인도와 동남아에서 정착되었는데, 함정을 파거나 코끼리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물론 희생양은 크지만, 코끼리는 흥분하면 적아군을 안가리고 까뭉개곤 했음으로 적절하게 이용해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기병이나 상병전력도 그리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근세가 되어 화약이 나왔습니다.
보병들이 저마다 소총을 장비하고 포병과가 세워지기 시작하자 기병과 상병은 점차 쇠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총이 발달하여 연사력이 높아질 수록 점점 더 쇠락해갔습니다.
상병의 경우에는 현 아프간에 자그마한 나라를 갖고 있던 술탄 바부르가 인도에 원정하여 무굴제국을 세우면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아프간의 작은 나라 술탄이던 바부르의 1만 군대가 상병이 포함된 인도 10만 대군을 격파하였는데, 바부르군이 보유하던 총과 대포의 힘입은 바가 컸습니다. ...코끼리가 워낙 민감한 놈이다 보니 총성과 포성에 놀라서 아군을 밟아버렸다고 합니다...--;
총과 대포에 박살난 나라 하나 더 있습니다. 아프리카 내륙의 송가이제국입니다.
이 동네는 금이 많이 나서 말리제국 시절 부터 황제가 이슬람 성지 메카에 떴다 하면 메카 금값이 폭락했을 정도였습니다. 몽골군을 막아내고 십자군을 박살낸 맘루크 왕조의 술탄 역시 이 나라를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나라 치안도 잘되어 있었고, 군사력도 막강했는데, 말기에 아프리카 북방 모로코의 사드왕조에 멸망당합니다.
당시 사드왕조가 동원한 병력은 7000명... 그나마 내륙원정오면서 병들고 탈진하여 실제 전투병은 3000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3000명은 송가이제국의 기보병 5만을 격파해 버렸습니다. 총과 대포의 힘이었지요...--;;;
뭐 그래도 근세에도 기병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전시대 보다 출혈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것 뿐... 기병을 전면에 내세울때는 단번에 적진을 뚫거나, 패주하는 적을 쫓아 지리멸렬 시키는 데 이용되었습니다.
특히 나폴레옹은 전투 후반에 기용하는 예비군에 이런 기병전력을 놔뒀다가 적군이 후퇴하면 후퇴할때 마다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그러나 뭐 그것도 거기까지였지요. 근대적인 후장식총... 그러니까 뒤에서 총알 넣는 총과 연발총이 나오면서 기병은 애물단지가 되버렸습니다.
미국 남북전쟁때 오죽하면 '우리는 기병 죽는 꼴을 못 봤다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크림전쟁에서 영국군은 요새돌파를 위해 기병을 투입했다가 아주 막대한 피해만 입었습니다.
그러나 19세에서 20세기 중까지 기병은 소규모 게릴라들이나 치고 빠지는 타격대에 유용하게 적용되었습니다.(한국전쟁때 까지 기병이 활약합니다... 물론 과거와 같은 대규모 군단은 아닙니다.)
그래도 20세기엔 그것도 끝장이었습니다. 기병을 갈아버린 건 바로 기관총 본좌였으니까요.
서로 참호 쌓고 기관총 갈기면 제 아무리 보병과 기병이라도 통과할 수가 없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말에 전차가 등장하면서 기병을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전차의 시대지요...
전차는 영국에서 적진을 돌파하기 위해 개발했습니다. 비밀 프로젝트였던 탓이라 전차를 더러 '물탱크'라고 불렀는데... 덕분이 이후에도 계속 '탱크'라고 불립니다.
독일이 이놈의 탱크때문에 작살난 뒤에 2차대전 개전때 부터 기갑전력을 부쩍 양성했습니다.
1,2호 전차가 그것인데... 솔직히 이건 전차라고 하기에도 낮간지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만슈타인 본좌께서 유용하게 써먹으며 독일 보병을 애먹이던 폴란드 기병들을 박살내었죠.
전차 전격전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냐 하면, 프랑스 침공 당시에는 전선으로 차출나가던 프랑스 예비군들 옆으로 독일 전차들이 유유히 지나갈 정도였습니다.(...그러면서 말했겠죠... 집에 가라..--;)
독일은 이후 3호와 4호 전차를 생산했고, 타이어와 펜저를 생산함으로서 그 질적 우위를 유지했습니다. 막판엔 전후 1,2세대 전차들도 감히 넘보지 못했던 쾨니히스티이거를 생산하지만, 이놈이 전쟁 향방을 가르지는 못했습니다.(그래도 대단한 물건입니다.)
그러나 전차라고 다 장땡은 아니었습니다.
전차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지형을 가린다는 것과 전차가 장님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전차는 안정된 지형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보병들이 주변을 돌아보며 전차를 보조해줘야 했지요.
소련과 핀란드의 겨울전쟁에서 이런 전차의 약점이 너무나도 크게 드러나 버렸습니다.
따스한 우크라이나에서 차출된 소련보병들은 추운 동토에서 움직이지 않으려 했고, 소련전차가 핀란드 진창에서 애먹고 있을때, 핀란드 스키부대 형님들은 유유히 다가와서 무한궤도 끊고, 해치열어 화염병 건내주고 가셨습니다.
여기에 너무나도 큰 타격을 받은 소련아제들은 반드시 전차가 기동할때는 1개 분대급의 보병이 함께 다니도록 했습니다. ...이게 오랫동안 공산권에서 유지된 보전합동 전술입니다.(탱크에 보병 잔뜩 싣고 다닙니다.)
아무튼 전차 잡을 때는 보병부터 잡고, 전차가 볼 수 없는 측면과 후위를 노리는 것이 기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부터 기술이 좋아져서 산악전차, 경전차 등이 나왔지만, 지형이 엉망이면 전차 망하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세계최강이라는 에이브람스M1A2도 모래밭에선 우는 소리만 냅니다... 모래속에서 궤도는 헛돌고, 밑판은 땅에 닿아 전차병들 입에선 즐됬으셈 소리가 절로 나오죠...(덕분에 이 친구들 요새 경량전차 만든다고 알루미늄 전차, 플라스틱 전차 개발합니다...--;)
20세기 중반... 획기적인 기동병기가 나옵니다.
바로 한국전에 첫 선을 보이고 월남전에 전격으로 납신 헬기 부대였습니다.
비행기는 이미 20세기 초에 개발되었지만, 마음대로 뜨고 지는 비행기는 없어서 그저 비행기는 전투기나 수송기, 공수부대 낙하용으로 쓰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헬기가 등장하여 군인들 싣고 다니며 적진을 맘대로 휩쓸고 다닐 수 있게 되자, 미육군에서 말가진 부대들 말 다 팔고 헬기사서 태우고 다녔습니다.
인디언들에게 개박살 났던 미 7기병대도 이제는 말 다 처분하고 헬기랑 전투차 타고 다닙니다.
거기다 헬기부대가 편성되면서 공격헬기라는 아주 강력한 놈까지 등장하여 월남 사람들 참 시껍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공격헬기의 전투력은 전차 5대 분의 위력이라 하니, 참으로 대단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헬기도 단점은 있습니다. 비오거나 폭풍이 몰아치면 다른 비행기들과 마찬가지로 못 뜹니다. 갑자기 대책없이 일어난 난기류에 추락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날개인 로터가 고장나거나 박살나면 또 추락... 2차 걸프전에서도 이런 로터 고장 덕분에 미국 아파치 헬기가 이라크군에게 노획되었었지요.(이라크 아저씨들 할아버지가 헬기 잡았다고 구라치고 다녔습니다.)
2차대전 후 탑재 병기로 새로이 등장한 것이 있으니 바로 전투차였습니다. 장갑차도 아니고, 전차도 아닌 이 물건은 강력한 화력은 없으나 기동력은 좋았던 영국전차들과 독일의 하노마그 장갑차가 모태가 되었습니다.
당시 영국전차들은 독일전차나 88mm포에 대책이 없었지만, 보병 싣고 다니며 기동력 좋게 날뛰었고, 하노마그는 독일 기계화척탄병을 싣고 다니며 연합군들 환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바톤을 이어 미국은 전후에 M113이라는 명작을 만듭니다.
타고다닌 병사님아들이 '택시'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고, 각국에 수출되어 여러가지 버전으로 개조되어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 이 M113의 바톤을 현재 브레들리가 이어받았고, 험비라는 무식하게 비싼 놈이 또 보조하고 있는 판입니다.
성능은 다 좋았지만, 항속능력이 부족해서 맨날 차 지붕이나 뒷칸에 기름싣고 다니고 차량에 병사들 군장 주렁주렁 매고 다닌 녀석이지요.
길게 이야기 했는데...
현재에 탑재 기동병기로 활약하고 있는 것은 마지막에 언급한
전차, 헬기, 전투차... 이 셋입니다.
모두 개발할때 화력이나 기동력에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로봇이 개발된 이후 사람이 타는 로봇병기에 대한 연구가 많았지만, 결론은 사람이 두발 달린 보행 로봇에 타다간 오바이트 억수로 한다가 되었습니다.(만화 패트레이버에서도 초반 가볍게 언급된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다리 달린 병기는 다리가 공격 당하면 즐됩니다. 월남전 부터 RPG로 헬기로터 맞추고 다니는 게 보병들 실력인데 다리야 일이 되겠습니까?
무엇보다 관절이란 건 사람도 그렇지만 피로도가 많이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아마 정비병들 욕 볼겁니다.
혹시 건담이나 레이버, 다른 로봇만화의 예를 들어 전차따윈 로봇에 개발림 당하지 않느냐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만화나 극화는 과학이나 고증을 가볍게 무시하기 마련입니다. 일본에서 개발된 아트모같은 로봇도 탑재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무인작업도구로 개발된 것입니다.
뭐 모르죠... 과학이 더 발전되면 이런 단점도 다 보안해서 정말 전투로봇이 활개를 칠지도...
하지만 그때가 가면 인간이 굳이 전쟁터에 나올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발전했을 때가 아닌가 생각되는 군요.
PS. 일단 무인 보행 로봇의 경우는 인간형보다도 곤충형이 더 각광받은 형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방부에서도 그런 모형을 염두하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80년대 코흘리개 시절... 돈 없는 인민군은 돈 많은 국군의 마징가 부대에 개작살나는 그림이 그려진 반공잡지를 본적이 있는데, 그리 될 시대도 적지 않은 듯 합니다...--;(벌써 부터 철책에 경비로봇을 투입하는 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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