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컨드 플로어[가람해무]
가벼울 땐 지나치게 가볍고 무거울 땐 지나치게 무거우려고 노력하고.
전 이것을 한국형 판타지의 특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각은 정말 바보같은 것이었지요. 저는 '이것이 정말 새로운 타입의 한국형 판타지구나.' 하고 느낀것을 세 개 정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 더 세컨트 플로어(TSF)입니다. :)
TSF는 간단히 말하면 몽환적이고도 유쾌하며 때로는 강렬한 속도감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물론 그 이면속에는 이런 사소한 단상들 보다 더 복잡하고 구체적인 것들이 들어있고요. 구체적으로 이 이야기의 장점을 열거해 보자면.
@안정 된 문장력.
개인적으로 TSF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점입니다. 아에로님의 슬래쉬 더 트래쉬와 마찬가지로 이 소설은 문체가 매우 안정 되어 있고 결코 어리지 않습니다. 상황에 맞는 묘사를 하고 있고 특히 전투장면에서 보여주는 그 강렬한 묘사는 정말 백미라고도 말 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 지루하지도 않고 말이지요. 게다가 간혹 나오는 클라우드와 돌고래의 엉뚱한 행동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대체적으로 진중하게 느껴지는 문장속에서 나오는 클라우드의 엉뚱한 행동은 유쾌하기만 하지요.
@독특한 분위기.
제가 이 소설을 새로운 타입의 한국형 판타지라고 정의한 이유입니다. 난무하는 먼치킨들과 토일렛 개그 그리고 라이트 노블처럼 컵셉을 잡은 캐릭터들이 뛰노는 여타의 소설들과는 무관하게 이 소설은 굉장히 독자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부분은 스티븐킹씨의 '다크타워' 시리즈 나 '큐브' 와도 비슷하게 느껴졌지만 보면 볼수록 이 소설의 고유한 매력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13층, 끝없는 복도,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 퍼즐, 흰색과 백색의 공간, 우리의 현실에서 '악' 같은 천사, 합리적인 악마 딜리즈, 말하는 돌고래, 기억을 잃은 청년 클라우드, 고양이족, 항공모함(!!), 변신(?)총. 이방인, 괴물.
예.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 모든것이 무척이나 신선했습니다. 이 모든것을 합쳐놓은 유쾌한 상상력이 반갑기도 했고 말이죠. 꼭 제가 좋아하는 스티븐 킹씨의 소설이나 팀버튼의 영화처럼 현실과 환상을 살짝 뒤틀어서 서로 연결해 놓은것 같아서 보는 내내 즐거웠습니다.(정말이지 대단한 충격이었던 항공모함-_);;)
@보지 말고 읽어야 한다.
TSF는 보는 것에 익숙해진 많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쥐약 같은 소설입니다. 이 소설 역시 슬래쉬 더 트래쉬와 마찬가지로 독자들이 소설을 보길 원하지 않고 '읽어주길' 원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소설도 단순히 보기만 해서는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없습니다. 물론 그 강렬한 액션은 단순한 보는 재미도 충족시켜 주지만 말이죠.
@TSF는 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또 하나의 '읽는 소설'입니다. :)
혹자는 이 소설이 재미도 없고, 개성도 없고, 잘 짜여지지도 않은 것이라 비난했지만, 제가 보기엔 이 소설이야 말로 굉장히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타입의 한국형 판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가지를 썰어 넣어서 잘 끓인 부대찌게가 아니라 정말 새로운 맛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죠. 물론 초반에는 다크타워나 큐브를 연상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나왔지만 천사가 나오고 항공모함(!!!!!)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무게중심을 잡아가는 2장부터는 굉장한 흡입력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구축되어 있는 세계에 저절로 호기심이 생기게 만들죠. 어째서 항공모함이 초원 위에 좌초되어 있는지, 괴물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기억을 잃고 자신의 이름을 단지 클라우드라고만 말하는 이 청년은 누구인지(전 대충 누구인지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또 모르죠.), 합리적인 악마 딜리즈와 천사 그리고 꼬맹이와의 관계는 무엇인지, 날아다니는 돌고래는 대체 어떤 의미인지, 딜리즈와 클라우드가 갖혀 있던 탑은 대체 무엇인지, 왜 갖혀 있었는지,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도 이정도군요. :)
책으로 본다면 조금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것 같은 사실들이기에 인터넷으로 TSF를 봐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군요. 어쨌든 재밌고 또 읽으면 읽을수록 호기심이 생기는 소설입니다.
그러니까 자─
함께 하지····, 아니 보러가지 않겠습니까.
정연란에서 연재중인 더 세컨드 플로어를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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