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더 뜨거웠어, 영감. 즐거웠지?”
프란츠는 가르젤이 경기 전에 해 주었던 말을 곱씹으며 혼잣말처럼 자기가 죽인 상대에게 농담을 내뱉었다.
-“환취(幻臭)라는 거, 느껴 본 적 있어? 가끔씩 혼자 있는데도 네 냄새가 나.”
-“단단히 미쳤네.”
“숫자… 숫자 여섯 개?”
-“이거 걸리면 우리 결혼하는 거야?”
-“아니.”
-“응? 걸리면 진짜 새 여자 찾을 거야?”
-“이거 걸리면 우리 신혼여행은 1년짜리로 가는 거야.”
인규는 일련의 대화를 기억해냈다. 그리고 하나의 단어도.
“로또.”
“난 널 사랑해. 정말이야 맹세할 수 있어.”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아니, 그랬을 것이라 추정할 뿐이다. 어쨌든 나는 그 때 제 정신이 아니었으니까.
그녀는 언제나 나에게 보여주던 상냥한 미소보다 더욱 상냥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믿어. 그래서 난 정말 기뻐.”
나는 입을 헤벌리고 웃고 있었을 것이다. 틀림없이. 몸을 묶은 밧줄에 쓸려 피가 흐르는 상처의 통증이나, 공포에 짓눌려 도망 나온 뱃속의 노폐물들 따위는 기억나지 않는다. 오직 그녀의 그 미소만이 아직도 나를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게 한다.
“고마워.”
그녀는 내 이마에 가볍게 입 맞추고, 그곳에다 총알을 박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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