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좋겠습니다.
그래, 생각난 김에 지르고 말지뭐.
까짓거 아니면 말고...
이런 기분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근래에 들어서...
비판이나 비난의 목소리가 상당히 자주 나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걸로 생각합니다.
받아야 할 비판이라면 받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너도너도... 다 그래.
너라고 별다르냐?
오탈자, 작가의 책임 큽니다.
그리고 그걸 잡지 않고 출간한 출판사의 책임은 더 큽니다.
하지만 그걸로 작품의 질을 평가한다면 난감합니다.
글이 이거저거 다 비슷하다.
그거밖에 못쓰냐?
수많은 글이 나옵니다.
독자는 그 많은 글들을 거의 다 보다시피 합니다.
앞부분 10여페이지 들쳐보고 별거없네?
그냥 돌아서고 맙니다.
어쩔 수 없이 사건을 앞에다 몰아넣습니다.
신인작가들은 무리하게 오버페이스하고 뒤로 가면서 나가 떨어집니다.
뒤가 좋아야 한다?
다 압니다.
그러나 뒤를 생각할 여유가 있는 신인 없습니다.
일단 안 팔리면 그 글은 뒤가 아무리 좋아도 더 안나갑니다.
판타지를 이야기 할 때, 늘 회자되는 좋은 글 중 하나가 하얀늑대입니다.
저도 그 글 좋아합니다.
그런 글이라면 많이 팔렸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연재작중 평균보다 조금 더 팔렸습니다.
아니 그나마 뒤에 조금 더 나간거지 아니면 평균보다 덜 나갔을 수도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게 여러분이 말하는 현주소입니다.
황우석교수의 일을 보고 울분을 금치 못합니다.
무책임한 자들의 문제제기.
과연 그게 전체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낸 문제였을까요?
황교수와 나라, 우리국민...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문제제기였고, 보도였을까요?
비유가 워프한 감이 있긴 합니다만...
(며칠간 저 일 때문에 많이 화가 나 있어서요...)
결국 저도 신인들에게 조언할 때 뒤를 잘쓰라는 당연한 수식이지만 중점은 앞에다 몰아야 한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뭔가 남과 다르게 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글들이 나온 상황에서 남과 다른 걸 찾기라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가장 난감한 건...
신선한 것까지는 좋지만
전혀 다른 감각, 전혀 다른 세계를 재창조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생각하기 귀찮다.
란 말로 간단히 그 책을 던져버린다는 겁니다.
얼마전 판타지세계 이대로?
라는 설문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대로 안된다.
새로운 세계관 좋다. 그래야 한다...
압도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설문 믿고 글을 쓴다면...
그 작가는 쪽박 찬다는데 100%는 아니라도 99%는 동의합니다.
독자는 새로운 글, 새로운 환경 적응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냥 편하게 그냥 재미있으면...
의욕적으로 뭔가를 선보입니다.
하지만 참혹한 반응으로 펜 꺽어야만 합니다.
결국 다음에는 현실과 타협해야 됩니다.
그럼 그 글보다 못하지만 판매는 배가 됩니다.
넌 굶어도 제대로 글 써.
한 끼는 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달 굶고 살 수 있습니까?
아이들이 있는 가장이라면 애들이 학교에 낼 돈이 없어서 학교를 못가는 걸 보면서, 애들이 굶는 걸 보면서도 그냥 제대로 된 글이라는 걸 써야 한다. 라고... 그게 옳다고 하실 수 있습니까?
사회에는 통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무능한 가장...
저 사람 글은 잘 써.
하지만 책은 안 팔려....
내 글이 저 글보다 나은 거 같은데...
그런데도 저 글 쓴 후배는 이미 내 글의 배를 판다.
어제도 재판을 찍었다고 한다.
내 글은... 전편이 반품되면서 이번 권은 더 줄여서 찍어야 한다.
출판사에서 고료를 더 줄일 수 없으니 그냥 지난 번 고료대로는 주마.
(1000부 찍고 1500부나 2000부 고료 준다는 의미입니다.)
그 돈 받아들면서 기분 정말 좋을 수 있다면, 그 사람 바보겠지요.
줄담배...
그날 술 퍼마시고 필름 끊어지지 않으면 성질 좋은 사람일 겁니다.
빌어먹을!
그래, 내가 쓰고 만다.
까짓거 니들 써달라는 대로 써주마.
띠리리...
...작가님 재판 찍어요!
이걸 써? 말아? 하면서 쓰면 다음 글에 대해서... 반응이 다릅니다.
출판사에서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시펄...
그날 가서 또 술 퍼댑니다.
사실 이거도 행복하지요.
변한다고 했는데도 그렇게 변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거든요.
실패확률이 더 높습니다.
초기 독자와 중기 독자, 그리고 더 발전된 고급독자..
그들이 원하는바는 다 다릅니다.
그리고 현재 시장은 초기 독자가 80%를 넘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 독자를 만족시키지 않으면 글이 안 나간다는, 안 팔린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10년이상 글 쓴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감각을 세워 온 사람이라면...
초기독자에 맞추면서도 고급독자가 실망하지 않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전혀 다른 설정이 아닌 기존 설정에다 조금 비튼 새로운 설정으로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뭔가 다른... 타협적이면서도 새로운이란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제 글을 쓴지 서너편, 혹은 처음 글을 쓴 작가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여러분들은 요즘 들어 정말 힘든 일을 요구하십니다.
내 돈 내고 내가 쓰레기, 삼류라는데 왜 말이 많아?
책 한 권을 써서 만 부, 2만 부 팔릴 수 있다면 아마 글쓰기는 조금 더 달라질 겁니다.
작가가 뭔 돈?
그럼 할 이야기는 아예 없을 겁니다.
100개의 글이 나갑니다.
그리고 그중 몇개만이 내 맘에 들었다.
그럼 그 몇개 마음에 든 글에 대해서 저건 좀 낫네...
라고 하고는 나머지는 다 쓰레기라고 여기다 쓰십니다.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해도 소용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는 화풀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 비평이 있어야 그 글이 줄어들고 시장이 좋아질거다.
안 그렇습니다.
절대로 안 그렇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제가 수많은 생각, 상황을 조사한 다음 비평금지를 해두었을 리가 없습니다.
더 좋아질 거라는데, 그걸 막을 바보는 저 아닙니다.
그 보다는 자신이 본 마음에 드는 글 하나.
그걸 알리는데 주력해주십시오.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그 글 좋다고 알려주세요.
이건 괜찮네. 하고 그냥 담궈버리고....
저 많은 쓰레기들... 하고 그거만 욕하면 시장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그나마 여러분들이 좋다고 했던 그 글도 안팔리게 될 겁니다.
그 글이 좋다면...
그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선전해주십시오.
빠돌이가 되면 어떻습니까?
빠순이가 되면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선택, 생각 한 번이 장르시장의 미래를...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습니다.
쓰레기, 삼류글에 신경쓰지 마시고
좋은 글만 칭찬해주시면... 나머지 칭찬받지 못하는 글들은 칭찬받기 위해서 발돋움 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 칭찬받고 팔리지 않던 글들이 칭찬받아서 팔리기 시작하면 여러분들이 원하는 업그레이드는 이미 되어 있을 겁니다.
저희들은 작가 혼자 있을 때나, 연무지회에서 모여 고민할 때나...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밤을 지새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용기와 격려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파심의 잔소리였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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