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묘입니다.
3인칭 시점으로 글을 쓰다보니 스스로 정립이 잘 안되는 개념이 생겼습니다. ‘시점’에 관한 것은데요. 왜 3인칭 중에서도 등장인물의 시선에서 주변을 관찰하는 시점이 있고, 제3의 존재(주로 전지적작가)의 시선에서 관찰하는 시점이 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 중에서 주로 전자의 관찰자적 3인칭 시점이 익숙하고, 후자는 좀처럼 잘 쓰지 못합니다.
부끄럽지만, 제 습작에서 문장을 조금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연화는 한동안 찾아오지 않았다. 법사와 소윤은 방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연화가 준 자료를 파악하며 시간을 보냈다. 연화가 이들을 찾은 것은 자정이 거의 다 되서였다.
“죄송해요. 아무래도 가주님이 안 계시니 처리해야 할 일이 많네요.”
돌아온 연화는 부쩍 수척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아직 일과를 마치지 못했는지 낮에 입었던 정장차림 그대로였다. 잠 잘 때도 평상시 복장인 법사도 이는 마찬가지였지만, 소윤은 커다란 토끼가 그려진 분홍색 파자마를 입고 있었다.
연화를 뒤따라 들어온 연홍은 그런 소윤을 보더니 슬며시 얼굴을 붉혔다. 다부진 체격의 삼십대 답지 않은 귀여운 반응이었다. 연홍은 연화의 대각선 뒤쪽으로 세 걸음 떨어져 서 있었다. 아무래도 경호를 수행중인 모양이다.
음. 보시면 3인칭이긴 하나 ‘법사 또는 소윤’의 시선에서 ‘연화 또는 연홍’을 관찰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1) 처리할 일이 많다 -> 대화
2) 연화는 피곤하다 -> 수척한 얼굴이다
3) 연홍은 부끄러워한다. -> 얼굴을 붉혔다. 귀여운 반응이다.
4) 욘홍은 경호원이다. -> 경호를 수행중인 모양이다.
대략,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걸 전지적 시점의 3인칭으로 고칠 때인데요. 어설프지만 한 번 고쳐보았습니다. 위 4가지 정보를 최대한 직접적으로 서술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연화는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한동안 바빴다. 법사와 소윤은 방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연화가 준 자료를 파악하며 시간을 보냈다. 연화가 이들을 찾은 것은 자정이 거의 다 되서였다.
“죄송해요. 아무래도 가주님이 안 계시니 처리해야 할 일이 많네요.”
연화는 꽤 피곤한 상태였다. 연이어 일과를 처리하느라 아직 편한 옷으로 갈아 입지도 못했다. 잠 잘 때도 평상시 복장인 법사도 이는 마찬가지였지만, 소윤은 커다란 토끼가 그려진 분홍색 파자마를 입고 있었다.
연화를 뒤따라 들어온 연홍은 그런 소윤을 보고 당황했다. 다부진 체격의 삼십대 답지 않게 그는 어리숙한 숙맥이었다. 야심한 밤에 잠옷을 입고 있는 젊은 처자와 마주치는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그래도 연홍은 연화의 대각선 뒤쪽으로 세 걸음 위치를 절도있게 지켜섰다. 경호원으로써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음. 근데 여기서 조금 헷갈립니다. 제3의 인물로써 상황을 담담히 서술한 게 아니라, 그냥 네 인물의 시점을 모두 이동하며 글을 쓴 것 같거든요. 처음 들었던 예시가 ‘법사 소윤’의 시점이었다면, 이번에는 ‘법사 소윤 연화 연홍’ 시점을 번갈아가며 쓴 거고, 당초 목표했던 ‘제3의 전지적 인물’이란 시점과는 거리가 먼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원래 전지적 시점이 그런 건가요?
에. 그밖에 3인칭 시점에 관한 좋은 개념이나 노하우 같은 게 있으면 이야기를 나눠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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