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추천글.. -_-;;;

작성자
Lv.52 녹슨
작성
05.09.25 21:52
조회
800

김동빈은 아마 수재였던 것 같다.

고3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망각한 채 매일 놀러나 다니는 날나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의고사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한다는 소문은 그의 타고난 두뇌가 우수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아니면 고액 과외를 받고 있던지 말야.'

하여튼 그런 것은 지금 상관없는 일이다. 문제의 김동빈과 30분 후면 맞짱을 떠야 한다는 것만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주제라고 할 수 있었다.

놈은 1개월 전에 전학을 왔다.

사실 전학사례가 유난히 많은 무림고등학교의 특성상 초반의 김동빈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던 녀석이었는데,

겁없는 자식이 전학을 오자마자 전교를 주름잡는 일진, 럭키클럽의 똘마니 중 하나를 짓밟아버린 것이 바로 문제의 시초였다고 한다.

자연히 적대관계가 되었고, 놈은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박살내버리면서 급기야는 지난 22일 중간간부 8명을 모조리 입원시켜버린 것이다.

지금 럭키클럽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유명상이라는 유급생 녀석이었는데, 그놈은 지난주에 오토바이타고 가다가 사고를 냈다.

한마디로 럭키클럽의 지휘부가 몽땅 병원신세를 지고 있었고

결국 졸업한지 3년 가까이 되는 나에게까지 연락이 오고야 말았던 것이다.

미친. 얼어죽을.

유명상이와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 하나로 애들싸움에 불려나오게 된 내 입장은 정말 말이 아니었다.

나는 졸업 후에 그 장래성을 인정받아 가물치파의 흉터형님의 밑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것은 흉터형님 역시 우리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덕을 많이 본 것이었다.

그래서 흉터형님은 모교 후배들의 절박한(?) 사정을 듣고는 장난삼아 현역을 아이들 현장으로 파견시키신 것이다.

그건 그 일이고, 어쨌든 내 기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럭키클럽 꼬맹이들을 일제히 불러내 반시체로 만들어버린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얌마."

"네엣!"

눈가에 구두자국을 닦지도 못하던 녀석이 부동자세로 대답을 했다. 완전 쫄아있군. 우리 학교도 내가 졸업하고 나서는 한물 가는 것인가. 이런 녀석이 일진이라니.

"몇시냐?"

"4시 40분입니다 형님!"

담배를 입에 물자 옆에 대기하던 녀석 중 한명이 불을 붙여주었다. 자식들, 이런 교육은 그런대로 되어 있는데?

"그래.. 그러니까 내가 그놈을 잡아오라고 한지 10분이나 지났다는 말이군?"

"그.. 그렇습니다!"

불쾌한 마음에 놈을 걷어차려던 순간, 창고의 철문이 거칠게 열리며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유, 먼지. 하여튼 요즘 젊은 것들은 델리케이트한 맛이 없어.

녀석은 190cm정도의 키에 어깨가 떡 벌어진 것이 천생 싸움꾼으로 보이고 있었다. 주먹에 생긴 굳은살이나 자연스럽게 상대의 인원수를 파악하는 눈매, 창고 내의 물건과 조명을 고려한 신속한 위치점유 등을 보노라면 한창 겁없을 때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한마디로 내 주위의 멍청한 어린이들과는 수준이 다른 놈이었다. 쯥, 이놈들은 상대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시비를 걸었다는 소리구나.

"누가 날 불렀냐? 내가 김동빈이다!"

"매너가 없는 새끼구만..."

담배를 비벼 끄고는 몸을 일으켰다.

흐릿한 형광등 조명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상당히 뚜렷하다. 철골자재의 그늘에 앉아있던 내 모습이 빛 속에 드러나자, 녀석은 의외라는 듯 몸을 움찔하는 것 같았다. 내 수준을 알아본다는 건가. 즐겁군.

"나는 이놈들의 선배란다. 하여튼 애들이 맞고 왔다길래 어떻게 원만하게 합의를 보고자 학생을 불러낸거지. 어쨌든 오늘은 예상외로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구나."

".....!"

여유있는 어른의 웃음을 지어보이자 녀석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단 한번 붙어볼까?"

지난주에 다운받은 신풍무영보(神風無影步)를 밟으며 녀석에게 쇄도해 들어갔다. 녀석은 취팔선보(醉八仙步)를 취하는 것 같았다.

"엇! 그거 취팔선보 아냐! 정품이냐? 300만원짜린데!"

무공을 쓴다는 것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내가 쓰는 신풍무영보만 하여도 프루나에서 4시간동안이나 다운받아서 간신히 쓰는 크랙버전이었다.

메뉴얼을 구할 수 없어서 무공의 오의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고, 그나마 쉐어웨어이기 때문에 다음달이면 새 버전을 다운받아야 한다.

"항마진룡수(降魔鎭龍手)!"

"백보신권(百步神拳)!"

- 타아앙!

나의 항마진룡수와 김동빈의 백보신권이 부딪쳐 강렬한 파공음을 내었다. 녀석의 내공이 상당히 심후했는지 나와 부딪쳐서 전혀 손해를 보지 않고 있었다.

"우와, 이 새끼 대단한데? 야, 니네집 무지 부잔가보다?"

낭왕퇴(狼王腿)로 놈의 안면을 후리자, 녀석은 취팔선보를 써서 전권의 밖으로 피해나가고 말았다.

나는 잠시 공격을 멈추고 녀석을 바라보았다. 아마 내 표정도 감탄한 기색을 전혀 숨기지 못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 혹시 정품사용자냐? 취팔선보 버전 얼만데?"

"내가 그런걸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나?"

자식이 어디서 반말이야.

무공개발사에서는 매일같이 새로운 버전의 무공을 출시하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고액의 패치버전 인데다가 무공을 실행하는 OS는 고무판이라는 악덕업체에서 독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나같은 불법다운로드 사용자는 저 정품의 버전이 상당히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구파일방의 무공은 복제방지 기술이 이중삼중으로 쳐져 있어서, 어지간한 해킹실력으로는 락(Lock)을 풀기가 어렵다. 저런 무공은 프루나로 백날 검색해봐야 가짜자료밖에 다운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젠장.

돈이 없어서 P2P를 이용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저런 메이저무공을 정품으로 팍팍 사들이는 놈들이 눈꼴시릴 수밖에 없구나.

"학생, 아무래도 우리는 할 이야기가 더욱 많이 생긴 것 같다."

니놈이 이빨 몇개 빠지고도 CD키를 불지 않는지 보자고. 무공을 다운만 받아놓고 전심으로 익히지 않는 녀석은, 버전이 아무리 높다해도 낭인무공 사용자에게 꺾이게 된다는 걸 보여주겠어. 잠시 후면 무공구결을 울면서 외워대게 해주마!

나는 목을 가다듬어 녀석에게 말을 걸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주고는, 기습적으로 신풍무영보를 시전했다. 그리하여 녀석의 허점투성이 좌측면으로 이동하는 데에는 0.5초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낭왕조(狼王爪)!"

"구음백골조(九蔭白骨爪)!"

- 쩌엉!

또다시 울리는 무공의 공명현상. 구음백골조가 유명한 무공이긴 하지만 내가 기습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녀석의 공력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증거였다. 이건 불공평하잖아?

"너 혹시 듀얼CPU냐?"

"아니, 하이퍼쓰레딩 공법의 펜티엄 4인데?"

젠장 그래서 분심공을 시전하는거구나!

낭왕퇴를 거듭 시전해서 이번에는 내가 물러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보아하니 녀석의 메모리는 60기가바이트가 넘는 모양이었다. 젠장, 일갑자의 공력이라니 학생의 경제력으로 마련할 수 있는 사양이냐고!

"그건 그렇고 구음백골조는 성인인증 받아야 하는 무공 아니냐?"

"......"

지네 부모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했군. 망할 애새끼 같으니.

내 생각되는 달리 녀석은 상당한 실력자였다.

잘하면 질 수도 있겠는걸.....

심심해서 또 한번.. -_-;;;

랄라, 과자먹으러 가야지....

-----------수정-----------

추천글이라는 걸 망각하고 헛소리를 늘어놓고 있었군요.

이 글의 정체성은 추천글입니다.

-_-;


Comment ' 21

  • 작성자
    Lv.83 슈퍼맨
    작성일
    05.09.25 21:53
    No. 1

    김동빈은... 공부를 못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useraphim
    작성일
    05.09.25 21:57
    No. 2

    으음.....패러디?한참 지나고서야 이해했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소울[疎鬱]
    작성일
    05.09.25 21:58
    No. 3

    ...쿨럭....동빈이를 사이보그화 시키다니...상상된다...선을 목 뒤의 구멍에 꽂은 뒤, 인터넷에 접속...무공 다운로드....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3 김민혁
    작성일
    05.09.25 21:58
    No. 4

    ....여긴 연재글 올리는 공간이 아니래도요?-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김민혁
    작성일
    05.09.25 21:59
    No. 5

    강호정담란으로~가시던가 연재란으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녹슨
    작성일
    05.09.25 22:00
    No. 6

    추천글인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녹슨
    작성일
    05.09.25 22:04
    No. 7

    제목을 바꾸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소울[疎鬱]
    작성일
    05.09.25 22:04
    No. 8

    류화님...고교평정화 추천입니다...패러디로 추천하신거죠...ㅋ
    이번에도 녹슨님~ 대단하시네요...ㅋ
    소설 좀 써보세요오~ 재밌을 것 같아요...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3 김민혁
    작성일
    05.09.25 22:13
    No. 9

    아, 패러디인가요?^^;
    고교평정화는 읽어보질 못했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김민혁
    작성일
    05.09.25 22:13
    No. 10

    죄송합니다.(꾸벅)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삼화취정
    작성일
    05.09.25 22:15
    No. 11

    녹슨님 소설 하나 쓰셔도 될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badchild
    작성일
    05.09.25 22:15
    No. 12

    ........정품 사용합시다.
    근데 고무판이 악덕업체였구나...
    ...
    ...
    각성하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겜스톨
    작성일
    05.09.25 22:16
    No. 13

    녹슨 님. 정규 연재란에 녹슨님 스토리로 카테고리 하나 배정 받으시죠.
    이거 보통 작가들 보다 필력이 뛰어 난 것 같습니다.^^
    만약 카테고리 배정 받으면 바로 선작할랍니다.^^
    그럼 계속해서 수고 하십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소울[疎鬱]
    작성일
    05.09.25 22:19
    No. 14

    맞아요...위의 패러디의 주인공들을 바꿔서...
    사이보그 세계를 만드시지...무공은 다운받아서 사용...
    돈이 많아야 좋은 무공 배울수 있게...ㅋ
    재밌겠네요...
    현대물+SF+무협~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7 민가닌
    작성일
    05.09.25 22:21
    No. 15
  • 작성자
    Lv.14 천하天下
    작성일
    05.09.25 22:27
    No. 16

    점점 녹슨님의 팬이 돼어가고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검파랑
    작성일
    05.09.25 23:03
    No. 17

    소설을 쓰셔야 할듯...싶군요..
    놀라운 소재...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방황하는
    작성일
    05.09.25 23:26
    No. 18

    그런데 항상 한달만 지나면 잊혀질 이름이라시죠 ㅡ.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死神...
    작성일
    05.09.26 01:22
    No. 19
  • 작성자
    Lv.1 Killandi
    작성일
    05.09.26 01:27
    No. 20

    윗분 말씀대로라면 더더욱 선작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전 팬이 되가고 있는게 아니라 벌써 팬이 되버렸어요.
    녹슨님 팬들을 버리지 마시와요 ;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긴수
    작성일
    05.09.26 02:18
    No. 21

    몇 기가냐?
    주민등록 인증 받았냐??
    왜 현실감 있게 들릴까나.. 이 분! 꼭 방 만들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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