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의 관절 앓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니이다.
황장금표에 묵인 발목이 아파서
눈가루가 박힌 관절이 시려서
엉킨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의 관절 앓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니이다.
쿡, 목야의 웃음소리가 퉁기는 듯하니이다.
눈물 대신 짓는 웃음이 서럽더이다.
다른 길은 보지 않겠다는 그이의 의지가 서럽더이다.
하나도 안 힘들다며 흔들리는 그이의 눈동자가 서럽더이다.
무너진 가람이라는, 폐허라는 그이가 서럽더이다.
안 움직이면 덜 아프다는 그이의 말이 서럽더이다.
앙상한 쇄골처럼 참으로 고와서 서럽더이다.
쿡, 이서해도 그리 웃더이다.
잘도 웃더이다.
그이도 목야처럼 마음의 병이 깊은 모양이니다.
가람을 울리는 눈소리를 듣고 싶나이다.
무너진 가람에 눈이 쌓여서 대숲이 되기를 바라나이다.
그 숲에 바람과 달빛이 노닐기를 바라나이다.
언젠가 그네가 마주 하고 정작으로 웃을 날이 오기를 바라나이다.
깊은 것이 참으로 많더이다.
목야의 눈망울도 깊고,
이서해의 도세 역시 깊고,
목야의 기다림 또한 깊나이다.
上도 아니고 下도 아닌 中이 깊음이라 하셨나이다.
저는 아직 그 깊음의 의미를 모르겠나이다.
허나 님의 글 또한 깊음은 알겠나이다.
한번은 글을 따라,
한번은 인물을 따라,
한번은 심상을 따라
세 번은 읽게 되는 글이더이다.
눈은 스스로의 무게로 내린다 하셨나이까?
님의 글 또한 그러하길 바라나이다.
쌓이는 건 그게 무엇이든지 향기로운 모양이라 하셨나이까?
진정으로 그러하길 바라나이다.
스스로의 무게로 내리어 쌓이고 또 쌓인 님의 글을 바라나이다.
바라고 또 바라나이다.
명월연사가 제 마음에 박혔나이다.
해서 목이 길어질 듯 하나이다.
길고 하얀 목야의 목에 비할까마는 제 목도 길어질 듯 하니이다.
그이가 산문만을 바라보듯 고무판만을 바라보며
그이가 정인만을 기다리듯 명월연사만을 기다리어
제 목 또한 마냥 길어질 듯 하니이다.
p.s.
이렇게 수려한 문장을 내시기까지 고심고심하셨을진대 섣불리 손을 대는 무례를 용서하시기를...
그저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하는 마음에 말씀 올립니다.
얹혀진-얹힌 얹어지다라고 하면 이중피동이랍니다. 얹히다나 얹어지다라고 해야지요. 글 중에 계속 얹혀지다의 활용형이 보이네요.
대숲은 깊은 관절을 앓고 있었다.-깊은 관절? 대숲은 관절을 깊이 앓고 있었다. 그런데 이리 고치고 나니 운이 깨어지는 군요.
춤을 잃어버리지 않았느냐?-춤은 잃어버리지 않았느냐?
빨래하고 밥하고 반찬 하고-반찬하고
홍엽이 지는 소리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빠르게 지는 잎은 소리가 작은 것이며, 느리게 지는 잎은 소리가 큰 것인지?
얼핏 생각하기에는 반대가 아닐까 여겨지는데...
그리고 무존자님의 글을 추천해주신 송현우님과 니하오님 하늘바람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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