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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중쟁쟁 - 1장 - 철응방의 시련

작성자
Lv.10 이산
작성
04.11.24 12:47
조회
295

기승은 사방이 붉게 물든 전장터를 바라다 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철응방의 주력 무력대인 흑기대 정예 대원 삼십삼인 중 오늘 전투에서 살아 남은자는 기요승 자신을 포함해서 겨우 일곱 뿐 이였다. 그중에서도 부상자를 제외하고 나면 성한 사람은 대주인 자신을 포함해서 다섯을 겨우 넘겼다.

기요승이 암울한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온전히 살아남은 다섯 중에 한 사람인 부대주 나웅이 부상당한 대원들을 간단히 치료한 뒤 칠척 거구를  뒤로 젖히고 바닥에 벌렁 누워버렸다.

기요승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며 머리속을 더듬었다.

' 도데체 어디서 부터 잘못 된 것이지?'

기요승은 복잡해진 머리속을 더듬어 오늘 일어난 일의 전말을 떠올렸다.

                            *                  *                 *

아침나절 방주의 부름을 받고 대사청에 도착했을 때 만해도 모든 일이 순조로왔다.

기요승이 방주의 부름을 받고 대사청에 도착하자 강호에서 철면대제로 불리우는 철응방주 좌구척은 오척 단신의 짧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불 같은 그의 성정을 대변하듯 붉은 단삼을 걸친채 호안을 빛내며 기요승을 맞았다.

"어서오게! 기 대주! "

"방주님을 뵈옵니다."

기요승이 부복을 한 채 방주를 향해 대례를 올리는 동안 좌구척 옆에서 조용히 서 있던 총관 신기수사 백리극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흐음! 오늘 일은 자네의 흑기대가 나가서 깨끗히 처리하고 오게나. 총관께서 저토록 걱정를 하니...... 원!"

좌구척은 다소 불만스런 표정으로 백리극의 얼굴을 쳐다보며 쩝쩝 입맛을 다셨다.

"죄송하옵니다. 방주님!"

백리극은 공손한 어조로 좌구척의 불편한 심기를 누그러뜨리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띄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기요승은 그저 두눈만 껌벅거리며 총관과 방주의 하는양을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였다.

그런 기요승을 바라다보며 백리극은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강호에서 혈염라 라 불리우는 저 흑기대주 기요승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백리극은 종종 지난날 방주의 혈기 왕성한 젊은시절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했다.

그만큼 기요승은 현재의 철응방주 좌구척의 젊은시절 판박이였던 것이다. 아마도 방주인 좌구척 자신도 그런 점을 느끼고 있을게 분명했다. 그런 기요승에 대한 방주의 믿음의 결과 이번 일의 출정자로 흑기대를 지목하게 만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긴 백리극을 무시하고 좌구척은 만사 귀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 백리극과 기요승을 물리쳤다.

백리극과 기요승은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조용히 대사청을 물러나와 총관의 집무실로 향했다.                 

백리극은 기요승을 데리고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리곤 찻잔을 마주하고 기요승과 대좌 했다. 그런 뒤 천천히 차맛을 음미하며 기요승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 대주! 당금강호에서 가장 세력이 강대하다고 느끼는곳을 한번 말해 보게?"

  백리극의 난데 없는 질문에 기요승은 표정하나 변함없이 담담히 대답했다.

"그야, 강북의 저희 철응방, 그리고 강남의 무림맹, 그리고 강서의 백리세가, 마도세력의 결집체인 흑마교가 아닙니까?"

기요승은 당연한 것을 왜 묻는냐는 듯이 단숨에 말했다.

"그렇지! 우리 철응방을 제외하면 강남의 구대문파의 연합체인 무림맹과 오대세가을 대표하는 강서지역의 백리세가, 그리고 현 사마도 무리들의 결집체인 흑마교라 할 수 있지. 그래서 천하는 경사혈전을 끝으로 지난 삼십여년 간을 그저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운 세월을 보낼 수 있었지. 천하를 사분하고 웅크리고 있는 현 무림이 그럭저럭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는것도 따지고 보면 사대 세력간의 힘의 균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백리극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근심어린 표정으로 기요승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인데, 꿈이 길면 언젠가 깨어나게 마련인 법일세! 해서 요 근자에 우리 방 주위에 전모를 알 수 없는 일들이 은밀히 일어나고 있다네!"

"예에! 그런 일이 어찌....!"

백리극의 근심스런 표정을 바라다보며 기요승이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아직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지도 모르지. 하지만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아..... 해서 노파심에 방주님께 몇가지 진언을 올렸더니, 방주님께서는 그다지 귀담아 들으시려 하시질 않더군! 하기사 태평성대가 이토록 길게 이어가고 있으니 말이야...... 모쪼록 이 늙은이의 지나친 기우에 지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네! 하지만 만사 대비를 튼튼히 하는것 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겠나? 그래서 며칠전에 입수된 첩보에 따라 기 대주가 은밀히 내사를 좀 해주길 바라네!"

"하명 하옵소서 총관어른!"

기요승은 머리끝이 허옇게 세어버린 백리극의 근심어린 얼굴을 바라보며 한 평생 방과 방주을 위해 몸 바친 충직스러운 원로를 향해 가슴이 뜨거워 지는걸 느끼며 강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자에 들어 평현리를 위시한 산골마을을 비롯해 사방 오백여리 내에서 괴이한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네."

"괴이한 일이라뇨?"

" 음! 그것이 열다섯 미만의 어린 처녀들이 실종이 되었다가 간간이 발견되었는데 모두가 하나 같이 목내이처럼 말라 비틀어진 시체로 나타난다는 것이네. 해서 본방에서도 은밀히 그 시신중에 하나를 회수해 와서 확인을 해 보았다네."

"그랬더니요?"

  "소문이 사실이였다네! "

"그런 일이......"

"더군다나 이런일 들이 우리 철응방 관내에서 은밀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니 우리 방으로서도 마냥 두손 놓고 수수방관만 할 수 도 없거니와, 또한, 추측건데 필시 이건 사마외도의 무리들이 음공을 닦기 위한 제물로 희생 된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고 해서, 이번에 방주님의 허락하에 은밀히 그 진상을 파헤쳐보기로 했다네."

"소신 신명 다 바쳐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

  

  울분에 찬 기요승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백리극은 마음속으로 한 숨을 내쉬었다.

이번 일과 같은것은 앞 뒤가 꽉 막힌 기요승보다는 황기대의 반요가 제격임을 백리극은 내심 생각하고 있었으나, 방주의 한마디로 무골인 기요승의 흑기대로 배정되고 말았다.

기요승은 지나친 호승심으로 인하여 꺽길 망정 휘어지는 법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백리극으로서는 걱정이 아니 될 수가 없었다.

그런 백리극의 속 마음을 알 길 없는 기요승은 얼굴 표정을 더욱 강직하게 굳히고 두주먹을 불끈 움켜 쥐었다.

그런 기요승을 바라보며 백리극은 마지막으로 당부를 더 했다.

"기 대주! 이번 일은 어디까지나 내사에 지나지 않다는걸 명심하시게! 일의 전모를 먼저 밝힌 후에 방의 차원에서 대책을 수립 할 것이네. 무력은 그 이후에 행사해도 늦지 않다네! 필히 이 늙은이의 말을 명심하게나!"

"존명! 총관어른 염려 놓으십시요!"

기요승은 활기차게 대답하며 허리를 굽혔다.

백리극은 그 외에도 몇가지 더 세세하게 설명을 한 뒤 기요승을 내 보냈다.

백리극은 기요승의 무인다운 넓다란 등짝을 바라다보며 왠지 불길한 기분이 드느걸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제발 내말대로 하시게나! 기 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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