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백과사전은 책으로 출간된 적이 있던 <몬스터 대백과사전>의 리메이크 + 2부 이상의 내용입니다. 솔직히 책 쪽은 안 읽어봐서 문피아에 올라와 있는 내용 중 얼마만큼이 출간된 내용과 겹치는 지는 모르겠네요.
줄거리는 작가 분이 소개하신 걸 짧게 요약하자면 <역사에는 거의 기록되지 않은, 영웅들을 다수 배출한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았지만 그다지 본인의 능력은 별 거 없는 주인공이 어둠의 제왕이 된 불알(?)친구를 운명적으로 저지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주인공이 어둠의 제왕을 처단하길 바라지만 그 자신은 누가 뭐라든 일이 어찌되든 친구를 구할 거다>라는 이야깁니다.
좀 클리셰 같아 보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지금까지 제가 읽은 내용만 보자면 구할 능력이 있다 없다 이전에 어둠의 제왕(친구)은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것이다 보니 전 세상의 많은 집단과 인물들이 얽혀 있는데다가 주인공이 친구를 구한다는 것도 단순히 설득한다는 차원을 까마득히 넘어 버려서 도데체 어떻게 될 지 감이 안 잡힙니다. 아마도 해피 엔딩이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도 읽는 와중엔 새드 엔딩밖에 안 보인달까요?
제가 이 작품에 맘에 드는 건 솔직히 말해 설정 부분이 많습니다.
D&D 세계관 기반으로 만든 세계관이라는 것 같은데 제가 이 D&D 세계관이 정확히 어떤 건지는 또 몰라서 좋아하는 부분만 몇 가지 말씀드릴게요.
1. 마법이 클래스나 서클로 나뉘지 않습니다. 고위 마법이나 하위 마법의 구분은 있긴 하지만 등급 같은 설정이 크게 논의되는 것도 아니고요. (오러나 소드마스터도 그렇지만 전 이젠 클래스나 서클 설정도 조금 질리는 지라)
2. 오러, 소드맛스타가 없습니다. 있다고 꼭 재미 없는 건 아니지만 질리신 분들도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오러가 없으니 웬만해선 마법을 못 막는 만큼 아무리 대단한 전사라도 화염구 같은 유명한 마법의 유효 범위 내에 있으면 쉬이 골로 갑니다(인간 기준).
3. D&D 세계관에서 채용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새로운 몬스터(환수)들이 꽤 나옵니다. 그리고 새로운 녀석들은 게임으로 치자면 최소 던전이나 필드 보스급으로 그들과 마주치는 것 자체가 사건이니 더 엮이면 더 큰 사건이 됩니다. (오크, 트롤, 오우거 등이 없는 건 아닌데 해당 세계관에선 이들은 엄연히 몬스터(환수)가 아닌 마물 또는 어둠의 종족에 속하고 언데드는 생물인 마물과는 별도로 취급하는 것 같네요. 애초에 검술 실력 높이거나 돈 벌겠다고 살아있는 생물 썰고 다니는 게 아니라서 사냥감 비스므리한 의미로는 등장하는 인간 외 생물은 없습니다만.)
4. 엘프가 미남미녀이긴 하지만 정작 ‘엘프를 보고’ 헬렐레 거리는 등장인물(엑스트라 포함)이 아예 없습니다. 드워프가 장인이긴 한데 대장장이 위주의 장인 아닙니다. 오히려 작품 내에선 전사로서의 드워프가 더 비중이 있고 장인의 면모라면 모를까 대장장이 드워프 자체는 아예 안 나옵니다. (대부분의 작품에선 드워프를 장인의 종족이라고 말한다면 이 작품에선 드워프를 백병전에서 최고인 종족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엘프가 미남미녀이고 그 외 등장인물도 미남미녀가 적지는 않은데 그들 중 불특정 다수의 눈길을 한 몸에 받은 경우가 있는 인물은 둘 또는 세 명 정도고 그 중 한 명만 일상적인 상황에서 이성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좀 특수한 상황에서 다수의 이성에게 관심 받을 때도 있는데 이건 외모에 끌렸다기 보단 그 다수의 사람들이 전적으로 특수한 경우라서...) 그리고 그런 특출난 외모가 클리셰적인 문제나 사건으로 발달하지도 않습니다. (흑심을 품은 귀족이나 산적 같은)
단지 추천글임에도 미리 말씀드려야 할 단점도 있긴 합니다.
주인공이 은근히 밉상입니다.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주인공이 성장하고 글을 읽으면서 실제로 그 변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1부 중간하고 조금 더 지나면 괜찮아지지만 이야기 초반엔 주인공이 좋게 말하면 순박하고 둔하며 나쁘게 말하면 멍청하고 어리버리한 인물이어서 대사나 행동이 맘에 안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1부 초반의 첫 사건을 끝내고 메인 스토리 진입했던 챕터까지 읽고 몇 달간 이 작품을 손에서 놓았었습니다. 단지 주인공 하는 짓이 짜증이나서 말이죠... 다시 읽기 시작하고 보니 다행히 바로 다음 챕터에서 일단 일으킨 문제 중 급한 불만은 끄고 그런 밉상인 모습도 어느 정도 줄어들어 한숨을 내쉬고는 넘어갔지만요.
그리고 완결까지 확실히 갈 것 같긴 하지만 연재는 조금 느린 편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만 정주행하려 해도 며칠은 밤낮으로 읽어야 하겠지만요.
맘에 드는 작품이고 연재량도 2부 중간 쯤에는 이른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되는 선작수와는 달리 조회수나 댓글이 너무 적어서 추천글 한 번 써봅니다.
링크는 아래에:
다 쓰고 보니 한 가지 나름 중요한 걸 말 안 했네요. 저는 지금까지 주인공 외모가 이렇게까지 망가지는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엔 웃으면서 봤는데 나중엔 작가님한테 언제 외모 제대로 해줄 거냐고 물을 정도... 추남 주인공의 대표격인 <다크메이지> 같은 경우엔 너무 추남이어서 알아서 외모 보정해주겠지하고 맘 놓고 봤는데 이 작품은 소설 내에 주인공 외모를 바로 원상복구 시켜줄 해결책을 코 앞에 놓았는데 아직은 사용하면 안 된다는 희망 고문을 하고 있네요.
어떻게 차츰 외모가 망가지는지 궁금하시면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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