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을 쓸 때마다 작품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어 오히려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글의 내용을 스포일러하지 않고 글을 찾으시는 분들께 그 느낌만 전해드리려는 시도가 옳은 것일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 핑계로 추천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추천글은 받는 분께 부족하나마 설 선물이 될 것이라고 믿기에 저의 부족한 글솜씨로는 폐가 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추천글을 하나 써보려 합니다.
제가 추천할 글은 꿈의 도서관님이 쓰신 ‘베네크스, 두 개의 심장’입니다.
베네크스, 두 개의 심장은 제목처럼 주인공이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인 글입니다. 절름발이 황자와 빈민가의 노예 출신 소년이 그들입니다. 신분도, 출신지도, 심지어 국적도 다른 그들이 한 울타리에 서서 엮어가는 이야기. 그렇기에 글은 잔잔한 흐름을 갖고 흘러갑니다.
이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문체는 서사시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느리지만 차분한 호흡으로 자신의 스케지북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채워나가는 그 붓놀림을 바라보면 이야기에 젖어드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음악에 말한다면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오페라에 비유하겠습니다.
글이 펼쳐질 무대는 중세적이지만 중세적이지 않은 말 그대로 판타지의 세계입니다. 신성력이 있고, 이적도 있습니다. 기사도 있고 신분제도 있습니다. 신분제는 그 이름에 어울리게 하극상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단, 봉건제보다 강고한 중앙 집권제가 자리잡아 보통 생각하는 중세와는 괴리감이 있습니다. 그 또한 다르게 채색된 설정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무대 위에 올라 연극을 펼칠 배우들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합니다. 황제는 황제답고, 황족은 황족다우며, 귀족은 귀족답습니다.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야 할 때는 할 줄 알고, 무조건 크고 아름다운 영토를 추구하는 정복자도 없습니다.
선악관도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입니다. 지배자가 악이요, 피지배자가 선이다. 라는 관념과는 거리감을 둡니다. 지배당하는 자가 지배자에 대항하는 수단으로서 악을 선택하여 ‘악’의 위치에 설 수도 있고, 반대로 지배자가 법과 질서를 존중함으로서 상대적 ‘선’의 위치에 서기도 합니다. 단순한 선악관으로는 나올 수 없는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철학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작가님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진정한 속뜻, 즉 철학이 있기에 글의 깊이가 갖추어지기 때문입니다. 에피소드마다, 그리고 매 장면마다 생각해볼만한 꺼리가 있습니다. 읽고 생각할 만한 글을 찾으시는 분들께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여러분께 이 글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따뜻한 봄 날씨에 대학가의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달콤한 커피를 마시듯 여유있는 기분을 줄 수 있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세상에 커피 한 잔의 여유 어떠십니까? 많은 분들이 아직 읽어보시지 않은 보석과 같은 글을 주행하시며 즐거운 설 되셨으면 합니다.
부족한 추천사나마 관대한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청합니다.
이것은 포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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