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색깔 없는 그림자는 연재 중인 제 두 번째 소설입니다.
음산하고 기괴한 배경을 좋아하신다면 천천히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둠, 내가 생각 할 수 있는 가장 춥고 어두운 이곳. 사실은 얼마나 추운지, 어두운지 알지 못하면서 그저 그랬으면 하는 마음에서인지도 모른다. 차라리 지옥 같은 곳에 떨어져 버렸으면 하는 내 바람이 이런 환상들을 만들어 낸 게 아닐까. 나는 지금껏 온갖 잡다한 골치 아픈 생각들과 일상적인 짜증들에 진절머리가 나 있었고 작은 걱정거리 하나에도 머리 전체가 깨질듯이 아파 왔다. 처음으로 담배를 입에 물었을 때처럼 연기에 취해 붕 떠 있는 기분으로 그런 것들을 흘려보내거나 기억나지 않는 구석에 처박아 두는 게 나의 가장 성공한 하루의 일과였다. 일터에서 사람들과 사소한 일에 부딪치고 들리지도 않는 욕지거리를 한다든지 소심하게 복수할 방법을 찾는 일들은 이제 귀찮아서 생각지도 않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그저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행복이란 어디에 있을까. 흔해빠진 것처럼 행복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정말 그런 것일까. 어쩌면 난 그저 주변에 널린 그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잃은 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한 줄기 바람이 불자 등골이 움츠러들 정도의 한기가 느껴졌다. 어쨌든 그 벼룩, 좀 같은 짜증나는 일들이 없어진 것만은 후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오래 지나지 않아 나는 무엇이라도 찾기 위해 손으로 앞을 더듬어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행복 따위에 관한 생각들은 좀 더 따뜻하고 밝은 곳에서 하고 싶었다. 사실 그보다 신발로 스미는 축축한 공기의 찝찝함과 빛을 잃은 눈앞의 불쾌한 광경들이 아찔할 정도로 무자비하게 내 머릿속을 때려 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행복에서 떨어져 있던 그만큼이나 공포나 두려움에서도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http://blog.munpia.com/beatlimtj/novel/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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