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8 꿈의도서관
작성
13.04.27 03:39
조회
8,335

<베네크스, 두 개의 심장>


포털: http://novel.munpia.com/7077


연재분량: 약 21만자

연재편수: 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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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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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툴파와 탄탄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가죽채찍 소리, 어린 그를 때리던 공방의 주인님, 목을 매던 툴파, 산산히 조각나던 툴파의 조각상, 그리고 어린 그에게 사탕을 던져주던 농장의 주인님. 

 다섯 살 이전의 기억들. 소리들. 바람들. 

 기억은 해일처럼 밀려 들어왔고 그는 봉인되어 있던 어린 짐승 시절의 기억을 되찾았다. 


 엄마, 아빠. 엄마, 아빠. 그래, 어떻게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걸까. 그의 부모는 그를 팔았다. 그의 부모가 곡식을 받고 사람상인에게 그를 팔았다. 채찍 소리, 비명 소리, 단 하나의 금화. 

 열어젖혀진 상자에서 불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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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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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덴프리스는 문득 왼쪽 허리에 찬 예장용 검의 손잡이 위로 가만히 손을 대어 보았다. 보석과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었지만 그 본질은 날카롭고 차가운 금속의 흉기이다. 이것은 황제가 그에게 쥐어준 검, 그가 칼집처럼 온화한 모습으로 위장하여 피지배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제국의 본질이었다. 그는 아득한 무게감과 두려움을 느꼈다. 

 말을 탈 수도 검을 휘두를 수도 없는 몸을 가진 황자는, 3개월의 시간 동안 동쪽 땅에서 창칼 없는 전투를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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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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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옥의 문이 열리고 생계형 범죄와 경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사면되어 나온다. 황가의 내탕금이 풀리고 귀족들의 자선이 줄을 잇는다. 부유한 상인들도 저마다의 배짱대로 창고문을 연다. 가난한 이들은 곡식과 옷감과 약초를 받고 즐거워한다. 몸에 잘 맞는 새 옷을 처음 받아본 고아들이 신전 정원에서 깨금발로 뛰며 노래를 부른다. 겨울을 이겨낸 행려병자들은 자선병원의 낡은 침상 위에서 보송보송한 새 이불을 덮고 한숨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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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제국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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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를 발목에 매단 비둘기는 귀소본능이 이끄는 대로 수백 마일을 날아 자신의 '집'으로 귀향했다. 샤델란 영토 곳곳에 설치된 전서구 귀향소를 관리하는 것은 서고트의 특수관원들이며, 귀향소는 병영에 둘러싸여 보호되고 있다. 귀향소에 도달한 편지는 다른 비둘기의 발목에 매어지고, 그 비둘기는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어지는 비둘기들의 이어달리기는 토르메이스에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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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지 못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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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요."

피로한 몸을 이끌고 마차로 두 시간을 달려 아내를 보러 온 황태자는,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들은 충격적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는 피곤에 절어 검은 그늘이 눈꺼풀 아래로 늘어진 눈으로 음울하게 아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반년 가까이 지독한 임신우울증에 시달려온 황태자비는 핏기 없는 입술을 움직여 다시 한 번 말했다. 

"하늘이 우리에게 네 명의 아이를 준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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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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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만인은 본능적으로 살상하고 문명인은 지능적으로 파괴한다. 야만인은 대적자의 머리를 베고 문명인은 반역자를 기술적으로 고문한다. 레이프딘은 감방 안에 길게 누워 있는 문명의 작품을 내려다보았다. 

 황자에게 악플락시아를 투척했던 테러범 소년은 감방 한 구석에 놓인 평상 위에 축 늘어진 채 누워 있었다. 차가운 돌바닥에 그대로 눕혀 놓지 않은 것은 소년이 돌에 머리를 찧어 자결하거나 체력 저하로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소년의 몸 이곳저곳을 결박한 쇠사슬들은 감방의 벽과 바닥에 고정된 고리들에 단단히 연결되어 있었다. 

 소년의 몸에는 채찍질이나 단근질 같은 원시적 고문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서고트인들은 오랜 시행착오를 통해, 그러한 방법은 죄없는 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거나 진실 여부와 상관 없이 원하는 답변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진실을 토설하게 만드는 데에는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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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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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야, 실은 저 꼬마 녀석이 내 피를 물려받은 듯 싶구나."

 아들은 잔인하게 콧웃음을 쳤다. 

 "그걸 누가 모를 줄 아십니까? 집에 돌아오자마자 알았죠! 아주 아버지를 빼다 박았드만! 노예 계집을 안을 때 그런 가능성을 생각도 안 하셨어요? 당연히 계집을 안으면 애새끼가 태어나죠! 그래서 뭐가요? 뭐가 달라지나요? 노예가 하나 늘었을 뿐이죠. 노예는 얼이 없어요, 피만 받은 것은 자식이 아니지요. 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설마 팔지 말고 평생 데리고 있자든가 그런 말씀을 하시려는 건 아니겠죠?" 



베네크스, 두 개의 심장. 국가와 군주에 대한 판타지적 고찰, 제국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 


포털: 

http://novel.munpia.com/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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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birthday to me~ 

19XX년 4월 27일에 태어난 꿈의도서관입니다. +_+

시험도 끝났고 홍보한 지 한 달도 지났고 생일도 되어서(무슨 관련?) 홍보해 봅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니까요.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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