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첫 소설이 중요하다.

작성자
Lv.21 최지건
작성
13.04.12 00:15
조회
5,259


 잘 써야 한다거나 대중적으로 떠야 한다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첫 소설은 무조건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써야 한다 라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지요.

 처음부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소설을 쓸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써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은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세분화된 흐름을 따라 책을 선택 합니다.

 그 세분화된 흐름들을 보통 개성이라 부르죠. 

 첫 소설은 좋든 나쁘든 그 소설을 쓴 작가의 개성이 날것 그대로 드러나는 것 입니다.

 앞으로 계속 글을 써나가는 작가라면 일종의 이정표라고도 할 수 있죠. 

 이 부분은 기성 작가들에게도 온전히 드러납니다. 인물이 바뀌고 플롯이 바뀌어도

 첫 소설의 분위기는 이후 작품에 계속 남죠. 

 그런 부분을 사람들은 개성 또는 스타일, 아우라, 작풍 등으로 부릅니다.

 이 쯤에서 왜 첫 소설이 중요하냐 그 이유를 말하자면 앞서 언급한대로 첫 소설에 글쓴이의 개성이 온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뭘 하든 만드는 사람에게는 개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성 없는 소설은 필연적으로 언젠가 도태되죠. 첫 소설부터 출판사의 컨택을 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그런 개성이 나올 여지가 사라지게 됩니다.

 일단 컨택이 잘되는 유형의 소설을 보고 그 소설을 그대로 카피하게 되니까요. 소위 양판소라는 게 그런 식으로 생산되게 되죠.

  짧게 보면 그게 최선이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무덤을 파는 행위라고 생각 합니다.

 예술이라는 말을 들으면 경기를 일으키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이란 고리타분한 게 아닙니다. 애초에 그 고리타분함도 강한 자의식에서 비롯되는 것들이죠.

 강한 자의식은 매우 독특한 개성을 말합니다. 

 자의식이 없는 작가는 기계나 다름 없습니다. 즉 개성이 없는 작가죠. 대중소설도 본질은 예술 입니다. 내면에서 꿈틀대는 강한 자의식을 참아내지 못하고 소설로 써내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굳이 순문학이니 대중문학이니 경계를 나눌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는 대중소설 작가들이 예술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과 다른 것을 만들겠다는 강한 자의식으로 뭉친 자들 말이죠. 물론 팔아야 한다는 대전제를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지금 같은 시기이기에 더욱 개성적인 작품이 중요하다는 거지요.

 그래서 첫 소설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저는 글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삥 입니다. 풋내가 풀풀 풍기는 애송이죠. 하지만 기존의 것과는 다른 무엇을 쓰고 싶다는 욕망은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소재들이 모두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아무도 보지 못한 새로운 걸 써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습니다. 무협에 이런 경지가 있지 않습니까?

 안다면 이제 잊어라.

 저는 그게 이렇게 들렸습니다. 불가능을 안다면 이제 잊어버리라구요. 잊고 항상 새로움을 추구 하라는 말로 말입니다.

 제 기억에 판타지 소설이 가장 재미있던 시절은 내 글이 책으로 출판될 걸 모르던 아마추어들이 글을 써 올리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나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재밌어서 돌아버릴 것 같은 글을 올리던 하이텔, 나우누리 시절 말입니다.

 기계적인 프로보다는 즐길 줄 아는 아마추어가 백배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작가 소리 못들어도 몇 사람들에게 저 새끼 재밌는 글 좀 쓰네 하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되는 게 더 좋은 것 아닐까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물론 이게 이상론에 불과하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모두가 ‘십알 이건 정말 상상도 못했을거야.’ 하는 글들을 즐겁게 써나갔으면 합니다. 두번째 세번째 소설에서는 불가능해도 최소한 첫 소설에서는 그랬으면 합니다.

 졸렬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야밤에 욱 치미는 게 있어서 썼네요.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Comment ' 21

  • 작성자
    Lv.4 레티
    작성일
    13.04.12 00:19
    No. 1

    아.. 처녀작은 버린다는생각으로 썻는데..그게 아니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3.04.12 00:23
    No. 2

    처녀작에 애착이 강해야하는 것은 어쩔 수 없죠.
    처녀작을 버린다는 것은 모든 예술사에 있어서 상당히...
    뭐라고 해야 돼?
    아무튼 처녀작이 차기작에 비해서 못하더라도 그것을 버리지는 않습니다.
    애착이 강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0 요하네
    작성일
    13.04.12 00:39
    No. 3

    처녀작은 참 중요하죠.

    ㅁ처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무저항
    작성일
    13.04.12 00:28
    No. 4

    멋지십니다. 그리고 요즘들어 특히 동감하는 내용들이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슈타인호프
    작성일
    13.04.12 00:34
    No. 5

    무척 동감합니다. 첫 글을 쓰고 싶은대로 쓴다는 거 무척 중요하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임피던스
    작성일
    13.04.12 00:41
    No. 6

    와 이말은 진짜 공감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마지막조각
    작성일
    13.04.12 00:46
    No. 7

    이 글을 읽고 제 자신이 남들에게 맞춰가는 소설을 쓰고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4.12 00:51
    No. 8

    배우고 갑니다. 저도 첫 작품 아직도 고치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애플주스
    작성일
    13.04.12 01:02
    No. 9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만, 부족함을 느낍니다. 네, 초짜라서 그런 것이겠죠. 내공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닌가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려(裕廬)
    작성일
    13.04.12 01:11
    No. 10

    음... 제게 위로가 되는 말씀입니다. 지금 저는 생애 첫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독특한 소재라 생각하고 자화자찬하지마는 독자들에게는 외면받아 외롭게 써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완주를 해 보려고 합니다. 오직 저만을 위한 소설이 될지라도... 이 밤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애플주스
    작성일
    13.04.12 01:18
    No. 11

    으으...놀러가고 싶은데 아이핀이 없어용 흑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르웨느
    작성일
    13.04.12 04:07
    No. 12

    잘 읽고 갑니다.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상은 이상이기에 간절한 법이니까요.
    것보다 첫 작품의 분위기가 후속작에도 드러난다는 게, 뜨끔뜨끔. 나아가고 있는데도 퇴보한 느낌은 어쩌려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4.12 06:48
    No. 13

    처녀작은....너무 힘들죠.. 근데 처녀작이 중요하다니 잘배우고 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연필한다스
    작성일
    13.04.12 07:25
    No. 14

    용기를 얻고갑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독자군주
    작성일
    13.04.12 10:25
    No. 15

    내 글이 재미가 없나 한탄할 시간에 나만의 개성있는 글을 쓰기위해 더 노력해야 겠군요.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Essay
    작성일
    13.04.12 10:28
    No. 16

    좋은 말씀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아카로니
    작성일
    13.04.12 11:44
    No. 17

    좋은 말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오데이빗
    작성일
    13.04.12 18:51
    No. 18

    그렇죠 즐길줄 알아야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MunFeel
    작성일
    13.04.12 20:16
    No. 19

    저와 같은 생각을 같고 계신 분의 글을 읽으니 무척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 듭니다. 저도 처음 쓰는 소설이지
    만 저 자신을 뒤 돌아본다는 생각을 쓰면 쓸수록 더해
    지는군요. 정말 가슴으로 우러나오신 글이라 제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래서 전 문파아에 글을
    올리는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리지 않고
    계속 습작만 했다면 아마 지금쯤이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군요. 우리 모두 서로를 응원해주는
    동료가 되길 희망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in하군
    작성일
    13.04.12 21:54
    No. 20

    전 학생 신분으로서 6년간 글을 써오면서 첫소설이라기엔 너무나 어리숙한 글들을 많이 써냈었죠. 하지만 결국은 시간이 지나서 제 분위기와 흐름이 굳어졌더라고요. 블로그에서 소설 보신 분들이 내뱉는 말들이 매일 같은 걸 보면요. 작가는 개성이라는 말 저도 깊게 새겨 듣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04.12 22:58
    No. 21

    진짜 동의해요~ 첫 소설 완결이 진짜 큰 힘인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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