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역사소설입니다. 어린 숙종이 어려서부터 정략이 난무하는 궁궐 환경에서 자라 어떻게 철혈의 통치자로 성장하는지를 장대한 이야기로 풀어갑니다. 역사적 사실에 적절히 소설적 상상을 끼워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숙종은 조선의 19대 왕으로 성은 이 휘는 순입니다. 그의 부왕인 현종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13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합니다(위키백과에는 13세 작가님은 14세에 즉위했다고 하는데, 이는 아마 만 나이와 한국식 나이 차이 아닌가 합니다). 어려서부터 총명이 과인하였던 숙종은 대리청정의 요구를 물리치고 직접 국정을 수행합니다. 세자시절부터 겪었던 약화된 왕권의 설움을 톡톡히 깨달은 숙종은 그 자신의 묘계와 대국을 읽는 눈, 그리고 신하들 간의 대립을 이용해 철저히 왕권을 강화해갑니다.
우리가 대개의 경우 매우 저열하게 바라보는 당파 싸움이 가장 격하게 일어났던 시기. 숙종이 어떻게 이 시기를 헤쳐나가는지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그 유명한 인현왕후와 장희빈 간의 서슬퍼런 싸움도 이 당파 싸움의 한자락을 차지하며 더욱 흥미 진진한 이야기 전개를 만듭니다.
숙종은 임진왜란 등의 전쟁으로 피폐해진 조선을 다시 중흥의 반석에 올린 명군입니다. 그 자신의 통치 기간에 많은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업적을 이룩합니다. 그의 사후, 강화되었던 왕권이 다시 약화되면서 그가 추구했던 정책들이 힘을 잃게되지만, 숙종의 치세를 매우 높게 평가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신 작가님이 심혈을 기울여 쓰신 작품임을 조금만 읽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칼보다 무서운 붓으로 하는 전쟁, 정파 간의 첨예한 대립, 왕과 신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수준 높은 탄탄한 문체로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잠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소설, 무엇보다 높은 몰입감을 주는 소설, 우리 역사를 다시 뒤돌아 보게 하는 소설, 김은파님의 ‘해의 그림자’를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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