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 금원보
2. 작품. 어쩌다보니 제가 지구방위대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3. 링크. (http://blog.munpia.com/rladjql7mun/novel/5427)
4. 추천이유
전 미술은 잘 모릅니다. 시험이나 잘 보려고 뭘 열심히 외운 건 기억이 납니다만 항상 미술시험은 망쳤다죠.
그런 제가 우연히 구스타프 클림트 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채색 작품은 아니고 구스타프 클림트의 소묘 작품만 따로 모아서 전시한 기획 전시였습니다.
전 이 사람 이름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들어가서 보니 흔히 보던 스케치나 데생이 보이더군요. 솔직히 이해도 못하고 그냥 나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그림들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바로 선들이 변할 때였습니다. 화가가 정성들여 긋던 선들이 어느 순간 삐뚤빼뚤하고 제멋대로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그 때 제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 겁니다. 누가 모르고 보면 초등학생도 더 잘 긋겠다 싶은 선들. 그 안에 거침없이 나아가는 자유와 동시에 수십 년의 인생 굴곡이 그대로 묻어남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금원보 님이 쓴 이 현대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금원보 님이 구스타프 클림트처럼 수 십년을 글을 쓴 분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보 글쟁이라며 자신을 낮추시지요. 서재에는 이 글 하나 뿐입니다.
그러나 어설픈 듯한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면 제멋대로 백지를 달리던 클림트의 선이 떠오르곤 합니다. 어쩌면 클림트 못지 않은 인생의 경험이 한 글자 한 글자에 아무도 모르게 숨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추천하는 독자의 입장으로서 이런 말 하기는 뭣하지만, 문피아의 이름 높은 작가들의 글과 비교하면 좀 글이 어지럽고 가볍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 이 글이 금원보님의 스케치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 스케치를 끝내면 [키스]처럼 밝디 밝은 색이지만 그 안에 어떤 신성한 기품이 담긴, 그런 작품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스케치를 보기 싫은 분께는 이런 말로 추천을 맺겠습니다. 채색을 끝낸 한 장 그림이 작품인 것처럼 스케치 또한 독립된 작품입니다. 그리고 금원보님이 채색을 끝내신 다음엔 이 스케치, 이 작품을 볼 기회가 없을 겁니다. 장기하의 노래처럼, 이번이 마~지막 기횝니다.
작가님 몰래 추천글을 쓰려니 조마조마 하네요. 모쪼록 즐거운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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