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었습니다! 하하하 하고 웃으며 너도 좋고, 나도 좋게 넘어가기에는 너무 늦었단 말입니다! 이제 와서 아버지의 뜻대로 관리국의 정례회의에 귀족들이 참석해 봐야 뭐합니까! 부모님의 시신은 까마귀가 뜯어 먹었고, 아이리스의 시신은 도저히 먹지 못할 부분만 남기고 들개가 모두 먹어치웠습니다. 시신조차 편히 누울 수 없었던 그들의 고통은 대체 누가 책임져 준다는 말입니까! 또 절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호위기사와 사병들의 넋은 어떻게 달래야 한다는 말입니까! 이제 와서 나 혼자 편하자고 교단과 화해하고 난 후엔 대체 무슨 낯으로 그들에게 용서를 빈단 말입니까...!”
에르네스트의 슬픔이 에이레네를 짓눌렀다. 하지만 그녀는 무너지려는 마음을 닫아걸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죽었어요. 당신은 살아있고요. 살아있는 자는 살아있는 자의 길을 걸어야 해요. 망자의 한을 기억하는 것은 좋지만, 그 한에 휘둘려서는 안 된단 말이에요.”
“틀립니다, 에이레네. 롤랑은 목 매달린 부모님의 시신아래서 이미 죽었습니다. 지금 당신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은 영혼이 빠진 껍데기일 뿐입니다. 죽어간 자들의 원념을 등에 업고 한으로 움직이는 괴물이란 말입니다.”
-------------------------------- 본문 중 발췌 -----------------------------------
월하연가! <-- 포탈입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