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전, 화산검선이라는 불세출의 고수가 유, 변, 환의 검술로 천하제일인이 된 뒤로 강호 무공의 주류 역시 유, 변, 환의 검술이 됩니다. 그 때문에 도법을 쓰던 하북팽가는 오대세가에서 퇴출되고 중, 강의 창궁무애검법을 쓰던 남궁세가는 유, 변, 환을 추구하는 천풍검법을 가문의 대표 검술을 바꾸며 생존을 모색하지만 쇠락을 면치 못하다가 역시 오대세가에서 퇴출되지요.
이런 배경 하에 남궁세가의 이공자였던 주인공이 전생의 기억을 각성하여 가문의 전통이었던 창궁무애검법을 되살리고 강호에 나서는데, 이 배경 설정 덕에 주인공의 싸움은 일반적인 무림인의 싸움이 아닌 주류를 향한 아웃사이더의 분투가 되며 중, 무도자로서 자신의 길을 증명하는 과정이 됩니다.
무협 독자라면 짜릿해 할 만한 설정이 아닌가요?
다만, 글이 너무 담백하고 주인공의 목표와 신념이 너무 확고한 게, 배경 설정이 준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 같습니다. 중검의 심법에서 모두가 탐내는 재능(15~22화)까지가 특히 그런데요. 사황에 드는 절대고수임에도 불구하고 무당검존에게 완패하여 자신감을 상실한 맹천평의 비애는 소설적 장치로서나 주제 및 구성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하는데, 간략한 서술과 자신만만한 주인공 탓에 ‘좋은 스승을 얻은 에피소드’로 격하되어 보입니다.
어찌 됐든 한 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글. 추천합니다.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