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역사 #조선 #빙의 #순조
비행기 타고 집으로 가던 영국 유학생이 지나가던 영국 노신사 타임로드와 말 한 번 잘못섞었다가 붙들려 조선시대 순조로 태어나게 되는 소설입니다.
우선 시대 선택부터가 상당히 흥미로운게 굳이 순조라는 왕을 고른 점입니다.
보통 조선시대 대체역사 소설을 쓸때 시대를 고른다면 캐릭터 성이 빵빵한 태조 이성계 ~ 세종시대 라인이나 혹은 인재풀이 어마어마한 선조. 나라가 기울어가는 시절에 이를 다시 일으킴으로써 초인 그 자체를 보여주는 고종,순종 시절을 고르기 마련이고
때로는 아예 폭군인 연산군이나 무능 그 자체인 인조 시절을 골라서 기초만 똑바로해도 ‘똥을 화장실에서 싸시다니 따흐흑 전하께서 사람처럼 달라지셨구나..!’ 하고 주변인들이 치켜세워주는 것 같은 망나니물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본 소설을 굳이 순조 시절을 골랐습니다. 왜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는 순조 시절은 본격적으로 조선시대가 막장으로 치닫기 시작한 계기를 만들어준 시절이자, 조선이 마지막으로 회생할 수 있었던 기틀을 잡을 수 있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정조가 이른 나이에 사망한 후, 급하게 순조를 왕위에 올렸지만, 순조가 너무 이른 나이에 왕좌에 올랐기 때문에 왕 구실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왕은 오랜 세월 동안 수렴청정을 받아왔고, 조선 후기의 가장 큰 폐단을 낳았던 세도정치가 태동하고 발전해가는 시기였습니다.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 존재감이 희미하게 살아왔던 왕이고 그의 친정 시절에는 나라가 평화로워 보이면서도 안으로는 빠르게 썩어들어간 그런 부패의 시절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제일 대표적인 홍경래의 난, 붕당의 심화, 세도정치의 발전 및 안동 김씨 비긴즈 등등.. 조선 후기를 좀먹었던 대부분의 폐단과 단점들이 이 시기에 태동하고 발전하고 더 높이 도약할 발판을 마련합니다.
이런 시절에 주인공이 무능 그 자체 ‘순조’로 태어나 엉망이 준비를 갖추고 있는 조선을 재정비하는 소설입니다. 정조가 죽고 나서 이른 나이에 수렴청정을 받게 될 것을 직감하고 직접 정순왕후 찾아가 앞으로의 방향, 비전을 가지고 있음을 언급하고 자신의 제안에 따라보겠냐며 딜을 거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멸망과 쇠퇴의 시작점에 선 무능한 왕으로 태어난 주인공이 과연 정해진 운명을 극복하고 조선을 다시 정상적인 국가로 되돌려 놓을수 있을 것인가?
재미있는 대체역사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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