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활자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에게 왜 굳이 판타지, 무협, 게임, 퓨전 등 환상문학을 주로 읽는냐고 물어보면 아마 저는 인간찬미를 신념으로도, 힘으로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무래도 오러나 마법 같은 것이 아니라 현실성을 기반으로 한 소설들은 인간찬미를 신념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죠. 최근에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는 스위트 홈의 정재헌이 희생하는 장면 정도가 있겠네요. 그처럼 나약하지만 신념 하나로 쓰러지지 않는 모습은 언제나 감동적입니다.
인간은 매우 나약합니다. 녹슬은 철에 살짝 베여 파상풍으로 죽을 수도 있고, 복어독과 같은 것은 2mg만 먹어도 치사량에 가깝습니다. 동물원에 구경거리로 전락한 침팬치의 악력은 인간에 비해 월등하고, 인간보다 신체능력이 월등한 동물의 종류는 한없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인간이기주의가 강할 경우 수백명 혹은 수십명 아니면 그조차 안 되는 3명 사이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파벌을 형성합니다. 검은머리 기사왕에서도 인간은 숨어 지내면서도 자신의 권력이나 위신 같은 것을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 눈 뜨고 볼 수 없는 이기적인 행위들을 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인간은 매우 강합니다. 죽을 것이 뻔히 보이지만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떠한 난관을 겪어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인으로서 약하다면 집단으로서 강함을 인간은 보여줍니다. 그들을 우리는 영웅 혹은 지도자 혹은 왕이라고 불리지요.
검은머리 기사왕의 세계관은 인간에게 혹독합니다. 그곳에서는 인간은 패자가 아닌 ‘천년을 사는 엘프’와 ‘강철을 다루는 오크’에 밀려 혹독한 환경의 북방으로 쫓겨났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한명의 왕이 나타났고, 그를 중심으로 많은 영웅과 인간들이 모여 왕국을 만듭니다. 하지만 그런 찬란했던 역사는 왕이 죽음과 동시에 인간은 분열하고 왕국은 해체됩니다. 다시 인간은 피식자로 전락했지만 왕의 곁을 지키던 종자는 왕의 유언에 따라 후계를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후계는 재능이 뛰어나지만 재능이 뛰어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심성은 곧으나 단단하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 누구보다 찬란하지만 찬란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왕이 되는 법을 배워가며 누구보다 한발 앞서 인간 사이에서 구심점이, 버팀목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등이 되어줍니다.
문체와 같은 것은 잘 모르겠으나 저에게는 어지럼이나 막힘 없이 잘 읽힙니다.
캐릭터들이 살아 있으며, 변해가는 사람들을 보면 생기를 느낍니다.
40화가 나온 지금까지 억지로 스토리를 이어간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마지막으로 재밌고 소위 뽕맛도 있어 감동적입니다.
여기까지 추천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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