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하등 무리함 없이, 시종일관 마음을 관통하듯 다가오는 잔잔한 감동, 생생하게 마주쳐 오는 결투마저도 감동의 연장이니,
글중에 나오는 아래의 인용구처럼, 작품 촌검무인도 충실하게 거기서 벗어나지 않음이라.
"차를 넘치도록 따르느니 적당히 따르는 것이 나은 이치는 마음의 평안함을 쫓는 것이라. 예리하게 벼린 칼이 쉬 무뎌지는 것은 곤두선 마음이 오래가지 못함과 같은 이치라. 금옥만당이면 무엇하리, 불안하여 잠을 이루지 못할 터인데. 부귀하다 교만해지는 것은 곧 재앙을 초래함과 다름이 없음이니, 일이 이루어졌으면 물러서는 것이 바로 천도를 따름이라."
--본문에서 화산검선의 말씀.
혹시나 글이 무겁다고 여겨진다면, 곳곳에 숨어있는 날아 갈듯한 기치를 느껴보시길 바라며,
혹시나 글이 단조롭다고 생각된다면, 촌검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 봄직도 하니,
무협속에서 자주 보기 어려웠던 가치들의 재확립이라 볼 수 있음입니다.
특히나 화산검선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기냥 뿅 갑니다. - 이것도 촌검의 마음인가!
'그정도 얘기에 뿅 갈건 뭐 있냐?, 하다못해 동양고전 아무거나 껄적거려봐도 천지로 깔렸는데', 라고 얘기한다면 저도 할 말 있읍니다.
'고전(명언)이 실제 상황(생활)에 적나라하게 깔려버렸슴다. 제가 지금 집에서 무협책을 보고 있는 건지, 강호에서 구도의 실상을 접하는 건지 헤깔림다. 땅에서 정확히 한치만 떠있는 기분입다. 분량이 2권이라 좋다고 해야할지, 2권밖에 안되서 아쉽다고 해야할지 그조차도 헤깔림다.'
진가소전이나 농풍답정록보다 상위에 두고 싶은 마음입니다.
구성상, 글의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포이종이지만(촌검무인에 굳이 주연, 조연 하고 가리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듯 싶다.), 독자 마음대로 배역을 바꿔볼 수 있다면 저는 화산검선을 그 자리에 한 번 안혀 보고싶은 상상도 가져 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마치 흔하디 흔한 자연현상처럼, 보이지 않게 영향력이 드리워지는 절대자 (?) 화산검선,
촌검무인의 주제에는 어긋날지도 모르지만,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반신선, 구도의 저편으로 한참이나 나아가 있는 초강자가 범부들의 세계에서 활약하는(코믹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설정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또 고생하는(?), 그리고 고뇌하는(!!) 그런 모습들을 작가님의 필치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싸가지없게 기대해보며,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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