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무림소년
작성
04.07.02 14:24
조회
2,375

제 실력에 추천하기 뭐해서 팬커그에서 퍼온 글 입니다 깜박하고 작성자를 안봤네요

===========================================================================

" 울어봐."

"……!"

그 순간 사혁의 몸이 움찔하고 경련했다. 세건은 차가운 말투로 다시 한번 말했다.

"울어서 네 순수를 증명해봐."

달을 등진 채 그림자를 드리운 세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웃고 있거나 그게 아니면 곧이라도 울 듯한 얼굴을 하고 있으리라. 그 모습이 너무나도 멋있고 고고하고, 슬퍼보여서 사혁은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등신아. 나는 인간 때도 울어본 적이 없어."

그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한발의 총성이 어둠속으로 울려 퍼졌다.

---------

아름다운 피날레, 한편의 시를 보는듯한 그로테스크한 씬들. 휘긴경(작가인 홍정훈 님의 애칭... 이라고나 할까요;) 은 확실히 "물이 올랐다." 화려한 액션씬은 정맥을 타고 오르는 비트가 되어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나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든다.

더 로그 리뷰에 '액션에만 치중하고 뒷심이 약하다' 고 휘긴경을 평한 분들이 계셨는데, 그런 단점은 '잊어라.' 물론 그 전의 글이 액션에만 치중하지는 않았다. 도둑맞은 자아 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더로그와 비상하는 매, 그리고 공장무협의 현주소를 꼬집은 흑랑가인. 모두들 문제의식을 가지고 냉철한 눈으로 서술해 나간 것이다. 고명으로 얹어진 액션이 메인디쉬의 맛을 가렸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책은 "아니다" 라고 말할수 있다. 자의아닌 자의로 흡혈귀 사냥꾼이 되어버린 세건. 자신이 벌인 살육에 피를 토하며 구토를 하던 세건은 자신의 살육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끊임없이 자신의 증오를 키워가다 먹혀버린다. 점점 황폐해져가는 세건의 마음을 보여주는 화 몇몇개는 비록 액션에서는 멀어졌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심리묘사를 보여준다. 후반에 가서도 마음에 든다. 파국이 상당히 섬세하게 그려져 있고, 마지막의 스토리도 꽤 충격적이었다.

이 책은 책 전반에 광기를 품고 있다. 악과 독으로 물든 주인공의 모습은 표지와 꽤나 흡사한 모습일것이다. 그 광기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맛보지 못한 분이면, 세상을 향한 이유없는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라면 이 책에 거부감을 느낄수 있다. 아니, 느껴야 정상이다. 그래야 이 음울한 책이 광신처럼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많이 팔리지는 못했지만(아직도 아리송한 부분이다. 왜 그랬을까-_-?) 그에 비해 수많은 매니아들을 양산한 것을 설명할 수 있다. 광기와 피로 점철된 한권의 음울한 책. 나는 이 책을 그렇게 설명하고 싶다.

사족이지만, 이 책이 좀더 major 한 출판사에서 나왔다면, 오탈자도 훨씬 줄고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ps)  이 글이 프리스트, 혹은 헬싱과 비슷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잘 읽고나 그런 말을 해주기 바란다. 전혀 다른 글이고, 비교할수 없는 글이다. 엘프와 드워프 나와서 티격태격한다고 같은 판타지가 아닌 것처럼. 삼각관계 나온다고 다 같은 연애물 아닌것처럼.


Comment ' 11

  • 작성자
    Lv.99 불멸의망치
    작성일
    04.07.02 15:46
    No. 1

    홍정훈님 소설 중에서 저는 월야환담이 제일 좋더군여.
    월야환담 창월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永世第一尊
    작성일
    04.07.02 17:26
    No. 2

    특히 감명깊은 명언록...
    나는야 어린이의 다정한 친구 테디베어
    -사혁(퍽~ 꾸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弘潭
    작성일
    04.07.02 18:39
    No. 3

    창월야에서 나오는 세건의 카리스마는 죽이더군요
    다크세인트도기대되고...
    일단 발틴사가부터 완결되야하지만
    참 발틴사가 완결 창월야완결 레이펜테나연대기완결한다음에
    휘긴경이 작품그만내신다고했던걸로 기억하는데
    2년인가 쉰다는말이었나 아님 영원히 펜을꺽는다는말이었나...
    기억하시는분?
    (발틴연재분인가 Q&A에서봤던것같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하이젠버그
    작성일
    04.07.02 19:57
    No. 4

    휘긴경 작품중에선 인기가 많이 없었던 작품이지만
    전 이작품을 최고로 꼽고 있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타이레놀ER
    작성일
    04.07.02 19:58
    No. 5

    헉 휘긴경이 작품을 안낸다니요? 13번째현자도 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skshrns
    작성일
    04.07.02 20:35
    No. 6

    하지만 후반부에 세건이 초인이 되어가는 과정은 좀.. -_-;; 그래도 쿨한 소설..(사실 등장인물들이 쿨한게 아니라 삭막에 가까워서 좀 그렇기는 하지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건일
    작성일
    04.07.02 21:23
    No. 7

    휘긴경의 소설은 최고이옵니다 >_< 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zeppelin
    작성일
    04.07.02 23:37
    No. 8

    레이펜테나 연대기 완결하시고, 2년정도 쉰다고 그러시더군요.
    어쨌거나 재미있게 본 소설.
    ..저에게는 더로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작검
    작성일
    04.07.03 06:41
    No. 9

    아,, 창월야도 보고시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스누
    작성일
    04.07.03 14:00
    No. 10

    창월야 쓰시고 레이펜테나 연대기 쓰신다음 잠적하신담니다..
    저 장면도 멋있었고 사혁과 세건의 로미오와 줄리엣신도 재밌고
    래트와 몬티의 만담은 초강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자칭애독자
    작성일
    04.07.09 01:23
    No. 11

    월야환담 에필로그에서 세건의 대사 ... 마스터 ....
    쫄다구로 다시 태어나는 세건 ㅠㅠ 카리스마 다팔아먹었군요 ㅠㅠ
    휘긴님이 책이안팔려 안쓰시겠다는데...
    후속작은 언제나올지 미지수.... 아마도 죽기전엔 다시 나오겠죠?
    ( 누가 +.+ ?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1 판타지 소설속의 주인공의 성격으로 책을 읽으시는... +5 Lv.1 Frenkiss 04.07.03 1,555 0
10 판타지 '예전에 재미있게 읽은 판타지 소설' 참고... +5 Lv.1 지의목 04.07.03 2,300 0
9 판타지 십이국기를 읽고서 +5 류하연 04.07.02 1,553 0
8 판타지 요 근래 보기 드문 게임판타지의 '수작' 크... +12 Lv.13 은검객 04.07.02 2,554 0
7 판타지 98~99년도 추억의 판타지들~ +17 Lv.1 Frenkiss 04.07.02 2,850 0
» 판타지 끝없는 카타르시스 월야환담 채월야 +11 Lv.1 무림소년 04.07.02 2,376 0
5 판타지 사나운 새벽 +6 Lv.1 비연랑 04.07.02 2,319 0
4 판타지 엘로드...제국의 건설 +4 Lv.14 백면서생.. 04.07.02 4,298 0
3 판타지 파천의 주군을 읽고서 +2 류하연 04.07.01 2,402 0
2 판타지 인상깊게 읽은 판타지 소설 하나 추천해드... +13 Lv.1 환웅 04.07.01 6,973 0
1 판타지 계승자를 읽고.... +4 Lv.1 도래솔 04.07.01 5,146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