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무협을 갖고 싶을때.
방법은 한가지다. 폐업정리 중인 대여점에서 중고무협을 사는 거다. (또 있으면 댓글 부탁)
야광충을 처음 읽은지 7년이 넘는 지금에도 그 기괴하고 우울했던 분위기가 새록새록 되살아나, 대여점에서 야광충을 발견하는 순간 구입해버렸다.
야광충은 배경이 판타지 소설만큼 신비롭고, 등장 인물또한 그렇지만 야광충의 독특한 점은 주인공의 양면성에 있다는 것이다.
태어날때부터 극한의 음기인 '현음지맥'을 타고나 태양 아래에서 살 수 없는 주인공, 그러나 반대급부처럼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오성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누구보다 냉혹하고 과단성 있지만 연인에게 살해당할뻔한 위기를 반복해서 겪을만큼 우유부단한 월광형 인간이 야광충이다.
원나라 말기 몽고정권에 충성했던 '한간(한족의 배반자)'들이 쫓기고 쫓겨 북방 지옥성에 모이고, 야광충은 지옥성 옥주인 예충의 제자이자 양아들로 어려서부터 거두어져 길러지고 있었다.
그런 야광충이 지옥성 총옥주의 명령으로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태풍의 핵이 된다.
야광충이 자신을 옭조이는 음모의 운명에 대항하고자 흡혈귀가 되고, 결국 과정을 거쳐 인간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총 6권에 걸쳐 그려지고 있다.
책을 보며 가장 아쉬운 점은, 스케일이나 이야기 구조로 볼때 6권은 너무 작은 분량이라는 것이다. 야광충 주변부의 인물의 개성을 살리고 그들의 죽음이 앞뒤가 맞기에는 너무 성급하게 그려진다. '아무개가 합류했는데 오늘 죽었더라.' 식으로.
또한 여자주인공에 대한 묘사가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최근 혈기린외전 3부를 보고, 여주인공 진예예의 산뜻한 개성이 많이 대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결점에도 불구하고 야광충이 정말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몇 안되는 무협이다. (그 거칠고 독특한 점은 좌백의 작품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또한 혈기린의 왕일에게 느꼈던 묘한 인간적인 갈등이 야광충에서도 여전히 발견되는 것은 여전히 반가운 것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좌백님이 야광충 3부를 쓰실 수는 없을까... 안타까워 하면서 마지막장을 덮었다.
대막으로 돌아가 과연 야광충은 강시같은 연인에게 죽음을 줄 수 있을까? 흡혈하는 병을 고칠 수는 있을까 등등 뒤가 궁금해지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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