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무림맹 연쇄 살인사건> 은 정통 추리무협이다............(중략)............
...차츰 나이를 먹고, 무협에 빠져들면서도 어린 시절의 추억은 늘 나를 괴롭혀 왔다. 다시 말해, 추리소설은 항상 내 마음속의 화두 였던 것이다. 이제 이글, <무림맹 연쇄 살인사건> 으로 그 짐을 벗어버리게 된 듯하다." - 작가 서문 중 -
'정통 추리무협' 이라는 작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이 소설은 하드보일드 느와르와 추리소설의 패러디를 양념한 하드코믹 무협소설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 저 서문의 '정통 추리무협' 이라는 용어가 무색하게도 표지에는 한상운 블랙 코메디 무협소설이라고 써있다..-_-)
어쨌거나 주인공 만화량과 그를 서포트(?) 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종남파 파문제자 아도인, 아편중독 고문기술자 서민, 천하를 들썩였던 대도 투괴 가번, 낙방거사 병서생) 네명의 꼬붕 들은 일명 '만화량과 저승사자들' 이라는 무슨 펑크락 밴드같은 명호로 통하면서 금승위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해결사들이다. 여기서 해결사라 함은 말 그대로 사건을 해결할 뿐이라는 의미인데. 고문을 통한 자백강요, 증거위조, 협박, 공갈, 사기 등등 그들의 해결 방식은 가히 통쾌하다. 더더욱 통쾌한 것은 그 해결방식들이 결코 정의의 이름으로 혹은 풀 수 없는 사건에 대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이고, 항시적이며, 자의적으로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멀쩡한 도인을 살해범으로 만들고, 온같 궂은일을 다 시켜오던 부하들을 사창가에 내다팔고, 갖가지 자잘한 비위와 악덕을 도맡아 저지르는 악당 만화량이 소설을 덮는 그 순간까지 한번도 밉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도 흙탕물 속에서 뒹구는 인물들의 상황을 이끌어가는 작가의 필력이 높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나는 특히 말장난과 한데 버무려진 치밀한 상황설정과 캐릭터 자체의 비열함에서 우러나는 유머에 터져 나오는 폭소를 참을 수 없었다. 정말 작가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본인의 표현력과 문장력이 부족하여 이 소설의 맛을 다른 분들에게 깊이있는 감상평으로 추천하지는 못하지만, 그냥 단순하게 ...
이 책 정말 재미있습니다. 색다르고, 멋집니다. 추천합니다. 그럼 이만..
추천장면 1 : 책의 도입부 만화량과 소천도인이 도에관한 문답(?)을 나누는 장면
2 : 혈사방 살수들이 만화량의 차도살인지계(?) 에 희생되는 장면
3 : 불의의 사고로 남창업계에 투신할 뻔 한 혈사방주 월영의 분노
4 : 흔들리는 마차를 보며 무림맹 소속 무사들이 만화량을 그 방면(?) 의 지존으로 인정하는 장면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