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레입니다.
미소년 애호가로 살아온 지 꽤 오래됐는데, 그래도 착각하는 게 하나 있어요. 이 정도 얘기했으면 됐겠지, 하는 것이죠. 그 얘기가 무엇이냐 하면 저는 미소년 애호가일 뿐 소아성애자는 아니라는 얘기예요.
이 얘기를 정담에서만 몇 번째 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제가 착각하는 것이겠죠. 이 정도 얘기했으면, 이렇게 여러 번 얘기했으면 이제 오해받을 일은 없겠지 하는 착각 말이에요.
정담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소년 강좌를 할 때도 얘기했고 그 후로도 미소년 관련 얘기를 할 때마다 꼬박꼬박 빠짐없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주 짧게나마 얘기를 해왔어요. 저는 미소년 애호가라고, 미소년을 귀여워할 뿐 연애대상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미소년은 인격체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이죠.
3년 전에 제가 외출해서 버스를 탔을 때 미소년을 봤다는 얘기를 정담에 했어요. 그리고 '아무리 어린애들이 예쁘다고 해도 그렇지 왜 어린 남자애를 좋아하세요? 설마..."라는 말을 들었죠.
아무래도 '설마' 뒤에 이어질 말이 좋을 리는 없겠죠. 그래서 오해를 풀기 위해서 정담에 글을 남겼어요. 미소년이 왜 귀여운지를 자주 얘기하지만 그 표현에서 일정한 선을 긋는다, 미소년을 인격체로 대우한다, 미소년을 연애대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이런 얘기였죠.
표현에서 일정한 선을 긋는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면 미소년이 이러이러해서 귀엽다는 식의 얘기를 할 때 '안아주고 싶다'라든지 '하악하악' 같은 격한 표현을, 오해 받을 수 있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거예요.
옛날에 딱 한 번 '하악하악'을 쓴 적이 있는데, 당시 오해를 받았다거나 한 것은 없었지만 저 스스로 이것은 뭔가 절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까지 쭉 안 쓰고 있어요. 안아주고 싶다는 말도 한 번 썼다가 오해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안 쓰고 있죠. 이런 얘기를 할 때에는 설명을 해야 하니 쓸 수밖에 없지만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BL 강좌를 해서인지 오해를 또 받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래도 BL은 남x남 커플이 서로의 등짝을 보거나 보여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제가 미소년을 좋아한다는 점과 BL을 본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찰 아저씨를 불러야 할 것 같은, 그런 오해를 할 수도 있겠죠.
제가 수위 높은 내용이 나오지 않는 소프트BL을 보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제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BL의 이미지는 엄마&아빠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라서 말이죠. 예를 들자면 둘이 밥을 먹을 때 '수'는 맛있다며 허겁지겁 먹고 '공'은 그런 수에게 천천히 먹으라고 말하고는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그런 것 말이에요.
아무튼, 앞으로는 제가 BL을 본다거나 하는 얘기를 할 때에는 앞서 말한 설명을 해서 오해를 방지할 거예요. 그러니 제가 경찰 아저씨를 불러야 할 것 같은 그런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음... 여기까지네요.
제가 미소년 애호가로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런 오해를 푸는 글을 써야 할 때가 많겠죠. 솔직히 말해서 같은 말을 계속 해야 하는 것이라 좀 피곤해요. 하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겠죠.
많이 얘기했으니까, 그만큼 경험이 쌓였으니까 익숙해진다든지 해탈한다든지 할 수는 없을까 하는데 그게 안 되네요. 그저 오해를 풀려고 할 때마다 슬프기만 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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