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35 초아재
작성
18.06.30 16:05
조회
331

01.jpg

운명의 시작인 1994년 6월 27일.


그해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죠.
당시 김호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스페인에 2:2, 볼리비아에 0:0으로 비기고 3차전 상대로 만난 게...

02.jpg
보시라, 당대의 충격과 공포!!!


지금 독일 대표팀도 대단하지만,
당시 클린스만이 있던 이 게르만 전차 군단의 위압감도 장난이 아니었죠.
올리버 칸이 딱가리짓 하던 시절...
오락실 축구 게임에서나 보던 저 유니폼을 입은 독일 선수들은 전반에만 한국 문전에 3골을 때려 박았습니다.
특히 클린스만의 예술같은 선제골은 당시 지켜보던 중딩의 기를 팍 죽여놓기 충분했습니다.

03.jpg
지금은 상상도 안 가는 푸짐한(...) 레전드의 풋풋한 시절.


김호 감독은 키퍼를 초짜 대학생으로 바꾸었는데, 
이 사람이 훗날 전설이 되신 이운재 성님...
그리고 대한민국은 대반격을 시작 합니다.
황선홍이 뒤늦게 골을 신고했고, 
어서 홍명보가 클린스만의 예술슛에 버금가는 멋진 중거리슛을 성공시키죠.
  
04.jpg
그의 중거리슛은 이민성의 후지산붕괴슛과 더불어 소생을 축빠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경기장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혔고, 
높은 기온에 노장 독일 선수들은 점점 지쳐갔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동점골을 노리며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드라마는 여기까지였죠.

05.jpg
"만약 심판이 시간을 5분 더 줬으면 패하는 건 우리였을 것이다."


클린스만이 이 말을 하고 강산이 두 번 바뀌고 4년이 더 흘렀습니다.
그 사이 한국 대표팀은 네덜란드에 5대 떡이 되기도 하고,
월드컵 4강에 오르기도 하고,
하마터면 지단 국대 은퇴식 경기 만들 뻔 하기도 하고,
남아공에서 첫 16강에 진출하기도 하고,
알제리 우습게 보다 개쳐맞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24년 전 여름과 같은 날인 6월 27일...

06.jpg
두 팀은 운명과 같이 다시 마주쳤습니다. 

24년 그때처럼 독일은 전 대회 우승국의 포스를 풍겼고,
한국은 월드컵에 진출 당한 상황이었지요.
다른 게 있다면 앞서 경기에서 2무로 선전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2패라는 것.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07.jpg
그날과 달리 뚫리지 않는 한국의 문전!


양팀 점유율은 3:7.
후반에 골이 필요했던 독일이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스코어는 여전히 0:0
마침내 정규시간은 다 가고 모두가 혹시 무승부? 라고 생각하던 그 쯤...

08.jpg
'추가시간 6분 주면 독일이 1골은 넣겠지?'


대한민국이 그다지 침대질도 안 했는데, 심판은 무려 6분(여기에 +3분)이라는 시간을 주었습니다. 
24년 전에 박하기 짝이 없던 그 프랑스 심판 놈과 다른 푸짐한 조치에...

09.jpg
그날과 같이 터진 한국 수비수의 골...

10.jpg
그날 보다 좀 늦게 터진 한국 주전 공격수의 골...

11.jpg
소설도 이렇게 쓰면 욕 얻어 먹는데...;;;


클린스만의 예언(?)대로 한국은 독일에 이겼습니다.
그야 말로 24년만에 복수가 이루어진 것이죠.
그것도 독일에게 축구 역사적으로 엄청나게 기록적인 수모를 안기면서 말입니다.
운명이란 각본이 있다면... 정말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하는 게 아닐까요?


PS.
12.jpg
24년 전 드라마를 만드려 애쓰셨던 故 조진호 감독님.
하늘에서 후배 아그들의 복수혈전을 흐뭇하게 지켜보셨을 겁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0069 대리만족이란. 아니, 소설이란. +8 Lv.55 흰색코트 18.07.07 329
240068 오픈소스 세계관 어디서 찾죠? +10 Lv.72 흙색불사조 18.07.07 304
240067 소설을 쓰다가 의도치 않게 대사에 묘한 감정이 흘렀습니다. +2 Lv.20 이나다 18.07.06 389
240066 역시 홍정훈님소설짱짱 +1 Lv.60 식인다람쥐 18.07.06 413
240065 다시 올립니다. +25 Lv.24 쓰고보고 18.07.06 484
240064 나를 힘들게 하는 녀석들 +24 Lv.8 덴저러스맨 18.07.06 522
240063 아... 나는 한담과 정담의 흡입력과 가독성을 본받고 싶다. +5 Lv.24 쓰고보고 18.07.06 329
240062 전 반반이 좋아요 +4 Lv.75 그냥가보자 18.07.06 338
240061 문피아 쉴드 참 기가 차네ㅋㅋㅋㅋㅋ +11 Lv.1 [탈퇴계정] 18.07.06 730
240060 내손끝의탑스타 외전 카페 선독점이네요 +5 Lv.99 소시지에그 18.07.06 445
240059 이번 사건 피해자분은 힘내시길 +12 Personacon 별빛한조각 18.07.06 512
240058 참 우리나라 소비자 정서란 어렵네요. +17 Lv.34 천유향 18.07.06 538
240057 튜토리얼은 진짜 봐도봐도 빡치는 결말이네 +5 Lv.38 이묵백 18.07.06 575
240056 이번 일을 보면서, 운영진은 닉네임만 보고 판별하기 어... +5 Personacon 적안왕 18.07.06 477
240055 최근 몇 년간 정한담에서 놀면서 느낀 바가 생각나서 글 ... +5 Lv.35 연람 18.07.06 525
240054 문피아 운영진들 도대체 뭐하는거냐? 결제할때마다 뜨는 ... +3 Lv.75 고혼검 18.07.06 527
240053 삼촌팬 아이돌되다! 외전연재? Lv.99 지리산불곰 18.07.05 422
240052 새드엔딩풍 해피엔딩 작품이 있나요? +10 Lv.20 이나다 18.07.05 348
240051 BTS. +5 Lv.34 고룡생 18.07.05 476
240050 OSMU로 나아가는 작품 하나를 발견했네요. +2 Lv.99 비유리 18.07.05 471
240049 혹시 원고투고 게시판을 없애려는 문피아의 큰 그림이 ... +4 Lv.37 no현질 18.07.05 566
240048 꿈속에서 배우는 배우 작가님... Lv.75 mayo 18.07.05 327
240047 '당분간'이중아이디 조롱 사건 추이 보시라고. +28 Lv.6 PolarAli.. 18.07.05 1,021
240046 이중아이디 경과, 1 +9 Lv.99 墨歌 18.07.05 609
240045 표절 의심작이 있습니다. +5 Lv.33 TM타마 18.07.05 1,105
240044 엔트맨과 와스프 마블스런 영화이긴한데 왠지...(약 스포) +2 Lv.80 크라카차차 18.07.05 386
240043 BL물 광고가 뜨네요 ㅠ.ㅠ +3 Lv.24 약관준수 18.07.05 350
240042 예비군 시즌이네요... +12 Lv.99 달의아이룬 18.07.05 288
240041 방송의제왕 재밌네요 +2 Lv.60 식인다람쥐 18.07.05 337
240040 이런 거 물어봐도 대나여 +5 Lv.1 [탈퇴계정] 18.07.05 42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