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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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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7.02.21 14:05
조회
902
안양좀비.jpg  '인천좀비' 강범준(사진 왼쪽)과 '피닉스' 황진수
ⓒ 맥스 FC


갈수록 캐릭터가 중요해지는 프로 격투기 무대에서 닉네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부 인기 있는 선수들 같은 경우 이름보다 닉네임이 더 유명할 정도다. MMA무대가 이러한 성향이 더 짙은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입식무대 또한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특히 다시금 기지개를 펴고 있는 국내단체들의 경우 필수적으로 해당 선수들에게 별명을 만들어주고 있다.

닉네임이 주는 효과는 크다. 이름 같은 경우 해당 선수가 유명하지 않으면 쉽게 알려지기 힘들지만 재미있는 혹은 멋들어진 닉네임은 상대적으로 쉽게 팬들에게 전해진다. 때문에 닉네임에는 선수 고유의 색깔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파이팅 스타일이라든가 혹은 그 선수만이 가지고 있는 사연 등등 닉네임을 주목하면 선수가 보인다.

그런 점에서 지난 19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맥스 FC 07 'All For one'대회 맥스리그 1경기에서 맞붙은 -60kg급 매치업 '피닉스' 황진수(24·경기광주 팀치빈)와 '인천좀비' 강범준(18·인천 백련제스트짐)의 대결은 인상적인 닉네임으로 인해 경기 전부터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좀비와 피닉스 둘 다 가상 세계 속 캐릭터들로 이른바 '죽지 않는 존재'로 알려져 있다. 두 선수 모두 굉장한 투지와 맷집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피닉스의 노련함, 좀비의 전진모드 무력화시켰다

황진수와 강범준의 충돌은 해당 체급에서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양 선수가 맞붙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향후 있을 -60kg급 토너먼트의 향방을 체크하기 위한 검증매치의 성격까지 띠고 있던지라 남다른 의지가 엿보였다. 강범준은 맷집이 좋기로 유명한 선수답게 힘찬 포효와 함께 링에 입장했다. 황진수는 K-1 레전드 '벌목꾼' 피터 아츠를 연상시키는 체크무늬 조끼를 입고 걸어 나왔다.

두 선수의 승패는 노련함에서 갈렸다. 결과적으로 황진수는 강범준에게 전광석화같은 공격으로 1라운드에서 다운을 뺏은 것을 비롯 시종일관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나가며 3라운드 종료 5-0 판정승으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강범준은 무서운 10대임은 분명했으나 자신보다 경험이 많은 황진수의 노련함을 감당하지 못했다.

초반 황진수가 펀치로 압박하자 강범준은 미들킥 등 킥 공격으로 맞대응했다. 왼발 미들킥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강범준 입장에서는 황진수 저격용으로 전략적 준비를 해온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무기가 좋아도 제대로 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위력은 크게 반감될 수 있다. 문제는 스텝이었다. 킥 공격은 상대를 압박하거나 자신의 거리를 잘 유지할 때 빛을 발한다. 반면 뒤로 밀려서는 제대로 체중을 싣기도 어렵거니와 타이밍적인 부분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시동 꺼진 탱크가 되는 것이다.

강범준은 미들킥을 준비해온 것까지는 좋았지만 코너로 밀리는 상황에서 펀치 거리로 치고 들어오는 황진수를 감당하기는 버거웠다. 킥을 제대로 쓰려면 거리를 두고 링을 넓게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범준이 킥을 셋업하려는 순간 황진수는 여지없이 라이트훅이나 바디샷을 시도했고 적중률도 매우 높았다.

물론 강범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다운을 당하며 밀리던 1라운드 때까지만 해도 패색이 짙었지만 2라운드부터는 본인 역시 좋은 것을 맞추며 선전했다. 3라운드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치고나갔고 펀치 비중을 높이는가 하면 니킥까지 시도하며 막판 역전승을 향해 투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밀린 상황이었던지라 한방 넉 아웃이 절실했고 결국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며 판정패할 수밖에 없었다.

황진수는 거리 싸움을 잘했다. 시종일관 압박하는 쪽이었으며 강범준이 밀고 들어오는 타이밍에서는 기다렸다 카운터를 내는가 하면 딥킥으로 밀어차며 다시금 거리를 벌려 버렸다. 강범준 입장에서는 코너에 갇히는 순간이 자주 만들어지며 자신의 경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압박을 하지 못하는 좀비는 상대에게 무서움을 안겨줄 수 없었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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