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유일하게 싫어하는 오락(?)이 바둑입니다.
이유는 아부지한테 처음 바둑을 배웠는데
헐...... 제대로 가르쳐 줄 생각은 안 하시고,
"봐라, 내가 니 집, 어떻게 허무는가."
그러면서 절 갖고 노시더군요.
겨우 이제 집 짓는 거 아는 -18 급도 과분한- 넘한테 그런 극악한......
아부지의 극악함은 그 뒤로도 쭉~~~ 계속 됬죠.
결국 바둑에 재미를 못 붙이고 만 검심이.
아니 바둑 자체를 싫어하게 된 검심이.
그 때 속으로 생각했죠.
'초보를 상대로 저러고 싶으실까?'
'아마 아부지 실력은 별 볼일 없을거야.'
그러던 어느날.
사촌 매형이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저희 집에 인사하러 온 날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아부지랑 매형이랑 바둑을 두게 되었는데......
사촌 매형 왈
"저, 어느 정도 두시는 지?"
"나? 한 1 급 정도 될걸."
"제가 아마 4 단이니까 돌 몇 개 놓으셔야 겠네요."
"그럴 필요까지 있나. 두다가 정 안 되면 놓지, 뭐."
그 때 얼핏 보이던 아부지 입가의 미소.
그 뒤 바둑이 진행 되면 될 수록 사촌 매형의 얼굴엔 식은 땀이,
아부지 입가엔 미소가 넘쳐 흘렀죠.
그 때 아부지 왈
"요즘은 아마 4 단도 별로네."
헐......
Commen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