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장르 구분으로는 장르를 두 개 까지 고를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나마도 하나는 검색 대상조차 아닙니다. 이 역시 단순한 검색 안되는 태그의 일환이지요.
좀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워해머 세계관에 BloodBowl이라는 스포츠가 있습니다. (보드게임으로도 있고, 콘솔/PC용 게임으로도 있습니다.) 음. 저건 미식축구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공감이 안될 수도 있겠죠? 그럼 판타지 배경 축구라고 칩시다. 누군가 이런 소설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기준으로는 판타지(주 장르), 스포츠 요거가 최선입니다. 정작 내용은 스포츠물의 성격이 강해, 스포츠 팬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으로 채웠음에도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볼 만한 물건이 되기가 힘들죠.
거기에 하나 더 섞어 절묘한 맛을 만들었다 치죠. 무려 로맨스를 섞었습니다! 그런데 장르 구분으로는 아예 되지도 않고, 실제 생각보다 강한 로맨스라 팬도 생길법 한데 그것도 안생깁니다.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장르가 하나 있긴 합니다. 퓨전이라고 하죠. 근데 애초에 말 뜻도 모호하고, 누구 찾으라고 만들어 둔 건지도 모르는, 그저 섞어찌게 전용 장르입니다. 사실 국내 소설계에서 퓨전의 태생은 무협 + 판타지 짬뽕용이었지만 나중에 겜판소용이되었고, 다른 걸 섞을때에도 그냥 헷갈리면 넣는 용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지금도 그저 무협 + 판타지겠거니 하고 안만지거나, 만져도 그런 걸 찾는 분만 만지지요.
그래서 새로운 무언가가 될 뻔 했던 소설은 정작 잠재적인 수요층에게는 노출되지 않고 죽어버렸답니다...... 이렇게 됩니다.
부정적인 케이스로는 장르가 점거당하는 사태를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걸로 보죠. 사람들은 이혼, 코인은 장르가 아니라고 합니다만, 사람들이 자주 찾는 키워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애초에 회귀도 그렇지요. 그런데 저거가 '현대판타지'에 들어가면서 현대 판타지 헌터물 같은 걸 찾던 분들은 정작 원하던 것을 찾기가 힘들어집니다. 애초에 현대판타지 자체도 이상한 장르고, 태그로 하면 잘 쪼갤 수 있는 건데 괜히 어려워지기만 했죠.
이건 과거에도 있던 사실입니다. 판타지 장르가 게임판소와 섞이거나 소설빙의 계열에 섞이면서 그걸 제외한 기존 판타지물들은 완전히 검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여전히 다소의 수요가 있음에도 그것조차 검색의 진입 장벽에 막혀 사라져 버리는 겁니다.
대신 태그와 소팅이 들어가면 어떻게 되나요?
유행이 덥쳐 #현대판타지 에 #코인 #이혼 이 들어왔습니다. #회귀 도 좋군요. 어쨌거나 저것들이 한꺼번에 들어간 물건들이 많아집니다.
일단 현대판타지를 찾던 고객은 '난 이혼 싫어!' 하면서도 우선 #현대판타지 검색을 누릅니다. 그걸 눌렀더니 검색 결과가 주욱 나옵니다. 그것도 무작위가 아니라 소팅이 지원되어서요.
종합평가(문피아가 자체적으로 내리는 무언가)순, 업데이트순, 선호작순, 조회수순, 좋아요순...... 생각만 해도 편하지 않나요.
어쨌거나 그래도 순위를 보아하니 고객님이 찾던 현대판타지는 이미 #이혼 이 같이 붙어있는 쪽이 상위를 차지합니다. 이건 뭐 억지로 츄라이츄라이 하는 건가요? 난 저거 싫은데!
검색 창에는 현재 현대판타지버튼을 눌렀으니
#현대판타지
라고 적혀있습니다. 그 옆에 내가 원하는 내용을 추가해 보죠
#현대판타지 -#이혼
음..... 이거로는 좀 불안합니다. 나는 사실 헌터물 보고 싶거든요.
#현대판타지 -#이혼 #헌터물
그러면 순위에서 내가 원하는 작품들만 좌악 나옵니다. 그것도 원하는 소팅 방식에 따라서요.
고객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게 작가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기똥찬 하이브리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치죠. 저도 어떻게 쓸지는 모르겠지만 #비인간주인공 #로맨스 #SF #호러 #서스펜스 #코인 이런거가 나왔다고 보죠.
그런데 저걸 SF에 올리면 어차피 아무도 안 쳐다봅니다. 그러니 현재 '장르'로는 아예 올릴 생각조차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태그라면? 일단 걸어두면 소팅 결과 노출은 됩니다. 단, 실제 작품 품질이 나쁘다면 어차피 아래에 소팅 됩니다. 페이지로 구분해서 한참 뒷 페이지 쯤 되겠지요. 거기서 검색에는 걸리되 기어 올라가는 건 본인의 실력으로 될 일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냥 죽어버릴 것 같았던, 우리도 몰랐던 어떤 장르가 새롭게 떠오를 가능성도 생깁니다. 그것도 그냥 신기하고 끝인게 아니라, 정말 쓸만한 것이라면 아래에서부터 천천히 기어 올라갈 겁니다.
실패하더라도 어떤 순위에서 죽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다음번에는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조금씩 고쳐갈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장르 구분은 기존 장르도, 새로운 장르도 같이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문피아는_태그를_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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