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니가 싫어.
착한 척 하는것도 마음에 안 들어.
더군다나, 공부 잘하는걸 보면 펜을 꺾고 싶어져.
너같이 잘생긴 면상을 보면 한마디 해주고 싶어지지.
'재수없어!'
너랑 나는 항상 비교가 되지.
넌 완벽한 놈. 난 뭔가 나사가 세 개는 빠진 것 같은 놈.
내가 너보다 잘하는 건 없고, 니가 나보다 잘하는 건 셀 수 없지.
그래서 난 니가 싫어.
내가 실수하면 너그럽게 용서해주는 것도 싫고,
'이건 이렇게 하는거야.' '이렇게 하는게 더 좋겠다.' 라고 조언하는 것도 신경에 거슬리고..
충고랍시고 날 혼내는것도 싫어.
널 계속 보다보면, 열이 뻗치기 시작하지.
넌 언제나 나를 앞서갔으니까.
너를 많이 부러워했지. 말 그대로 너는 '완벽'한 인간이였으니까.
아...? 넌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부정하겠지?
맞아.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란 없지. 하지만, 넌 네가 불완전한 인간이란걸 증명해주는 그 실수마저도 너를 빛내게 만들어버리지.
그래서 난 니가 싫어.
내가 울 때 곁에서 같이 슬퍼해주는 것도 싫고,
기쁜 일이 있으면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것도 싫고,
어머니께 혼나면 스스로 중재해주는, 그리고 변호해주는 것도 싫고,
내가 이렇게 너를 싫어해도, 웃기만 해주는 니가 싫어.
싫어. 니가 싫어.
너무나 싫어.
단지, 부러울 뿐이지.
맞아. 그런거야. 널 좋아하는게 아니라, 단지 부러워서 그런 것 뿐이야.
내가 매일 너를 지켜보고 있는 것은.
난 네가 좋아.
나의 높은 성적을 보고.. 질투하면서도 분노하지 않는 것도 좋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너의 외모를 계속 바라보고 있는 것도 좋아.
너와 나와 비교된다는 것이 그만큼 가까워보인다는 증거니까 좋고,
충고나 조언을 듣고는 틱틱대면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하나씩 고쳐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날 계속 보다가 벌컥 화를 내는 것은 나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좋아.
그래서 난 네가 좋아.
항상 실수하지만, 더 인간적이고 더 사랑스러워보이는 네 모습이 더 없이 좋고,
넌 항상 네가 앞서간다 생각하지만.. 사실 너를 이끌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뻐서 좋아.
너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존재가 나라는 사실은 더할나위 없이 기뻐.
혼나고 있는 너를 변호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항상 자랑스럽고,
계속 싫다고 말하면서도 그 새초롬한 눈을 나에게 고정시키는 것은 나에게 하나의 행복이야.
네가 좋아.
너무너무 좋아.
네가 매일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좋아.
넌 언제나 나와 항상 함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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