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들어가기 앞서 전 성역의 쿵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둠
우선 성역의 쿵푸라는 글의 장단점
장점
1. 참신하지 않은 소재지만 무협을 섞어 참신한 글이 되었음
2. 디테일한 설정
3. 무작정 때려부수고 끝이 아니라 퍼즐을 섞음
4. 전투씬 묘사가 뛰어남
단점
0. 잦은 비문, 이상한 단어 사용, 지나친 복문의 사용이 합쳐져 가독성이 매우 떨어짐
1. 참신해다고 해봐야 단어만 바꾼 던전+현대겜판 아닌가
2. 설정 디테일한 건 좋은데 설명한다고 지나친 지면을 할애함.
3. 싸우다 퍼즐 푸는 거 뜬금없고, 주어지는 정보도 부족해서 추리소설적 재미는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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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문제가 발생한 시점으로 돌아가보겠음.
발단은 골방선생님이 쓰신 성역의 쿵푸 찬양글. 하지만 이 글의 리플에선 까와 빠가 공존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았음.
하지만 그 후에 Emc님이 쓰신 ‘성역의 쿵푸 작가는 조선족이려나요?’ 라는 글이 등장하고 분쟁에 불이 붙게 됨. 사견이지만 ‘문피아에 이만한 글이 지금 없다’ 라는 글에 자극을 받으신 게 아닐까 싶음. 사실 본인도 성역의 쿵푸 작가를 교포, 화교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음. 문장이나 단어사용을 보면 충분히 의심할만 하고. 하지만 ‘조선족인가?’라고 언급하는 건, 그 단어 자체는 욕이 아니라 하더라도 충분히 불쾌하게 받아들일 여지가 있는 발언임. 그 후 ‘니들이 이해를 못하면서 왜 그러느냐?’ 라는 발언이 나오며 싸움이 격화됨.
일단 이거에 대해 정리하자면 ‘성역의 쿵푸’는 분명히 비문과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 사용이 잦은 글이 맞음. ‘읽다보면 재미를 느낀다’ 라는 분들이 꽤 많은데, 부면 후반으로 갈수록 글 자체가 나아진다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그것과 동시에 쿵푸 특유의 비문과 이상한 단어 사용에 적응해야 볼만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생각함. 바꿔말하자면 ‘그런 단점’을 도저히 참지 못하는 사람에겐 아무리 내용이 좋다고 한들 볼 수가 없는, 0점짜리 소설이라는 말임. 그런데 ‘문피아에 이만한 글이 없다’라는 찬양글이 올라오니 배알이 뒤틀릴만 함. 물론 배알이 뒤틀리든 말든 그걸 글로 표현하여 어그로를 끈 시점에서 Emc님은 잘못을 저지르셨다고 봄. 미필적고의가 의심되지만, 그렇지 않다고 쳐도 조선족이냐는 질문은 매우 무례했음.
또 하나의 쟁점 ‘중뽕’. 무협을 예로 들며 ‘중화사상’이 넘쳐나는 수많은 무협을 냅두고 왜 이 글에만 ‘과도한 중뽕’이라는 낙인을 찍냐는 반박이 꽤 있었음. 하지만 어느 분 말마따나 중국에서 중국인이 중뽕을 빠는 것과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 한국인이 중뽕을 빠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음. 특히 글 전반에 드러난 ‘천녀사신명’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보는 사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사실임. 뜬금없이 포청천이 나오기도 하고.
앞서도 좀 언급했지만 ‘쿵푸 팬의 과도한 찬양이 어그로를 끌었다. 이만한 작품이 없다, 최고의 작품이라는 말은 간접적으로 다른 작품을 디스한 거 아니냐?’ 라는 강림주의님의 주장은.. 심정적으론 동감이 감. 쿵푸 싫어하는 입장에 선 사람 중에 하나로써 본인도 어그로가 끌렸으니까. 하지만 ‘쿵푸빠’와 ‘쿵푸까’로 나눠 볼 경우 분쟁의 불씨가 된 건 ‘쿵푸까’의 조선족 발언 때문이고,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는 말을 하는 건 정말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임. 당장 길가던 사람이 나한테 ‘저기 조선족 이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어떤 기분이 들지 굳이 말 안 해도 다들 아실 거임.
결론적으로 이번 분쟁은 ‘쿵푸빠’의 공격성보단 ‘쿵푸까’의 공격성으로 촉발됐고, 그 이후엔 감정싸움으로 번져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봄. 적당히 깝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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