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출세를 하려면, 한 길, 한 우물을 파야만 한다는데...
사람이 워낙 칠칠치 못해서 그런지
나는 과거 방사선학을 전공한 것 이외에 영화학, 출판학, 바둑학을 덤으로 또 전공하였습니다.
부모님을 잘만나 의식주에 대해 그다지 신경쓸 필요가 없다보니,
한동안 아니, 꽤 오래동안 바둑에 미치다시피 빠져버려 거의 폐인 수준에까지 다달았지요.
그 황금같이 젊은 시절을 바둑두고 바둑공부하는 데에 거의 낭비를 해버렸으니,
이제와 생각컨대 참으로 애석하고 통탄할 일!
하지만 결국 내 인생 종착지가 바둑으로 되어버렸으니 그나마 다행?
내 젊은 시절,
바둑에 너무 빠지지 않고 차라리 영화 속에 깊숙히 빠졌었더라면 내 인생이 또 어떠했을까?하는 후회가 간혹 생기긴하지만
그러나 그럭저럭 그런식으로 해서 이제까지 내가 살아있는 걸 보면
이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요 정해진 운명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내 뇌리속에 생생히 기억나는 - 옛날 학부때 (연극영화과) 보았던 외국영화들 몇 편이 있으니...
지금이야 카메라 촬영술이 훨씬 더 발달되어 있고, 심지어 어느 누구나 맘만 먹으면 촬영이 가능한 개인스마트폰을 휴대하고 있는 시대이니, 아날로그 시절인 옛날과 비교를 하기에 좀 뭣한 감이 있다만,
70년대 말이나 80년대 초에도
매년 전세계에서 1만 5천여개의 영화가 찍어지고 상영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학부 전공이 영화학이니만큼 전세계 구석구석에서 상영된 별별 잡다한 영화들을 엿가락처럼 칙칙 늘어지기 일쑤인 VHS 같은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퍽 인상깊게 봤었던 몇몇 영화들...
굳이 사양만 하지 않으신다면 그중 영화 몇 토막을 내가 기억에 떠오르는대로 차근차근 한번 소개해 볼까 합니다.
70년대 말이나 80년대 초이기에, 너무 오래되어 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 영화는 프랑스 영화였고, 제목은 아마도 ‘내일 신문’이었던 듯..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하릴없이 빈둥거리던 어느 백수 청년에게 갑자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사는 곳으로 매일 아침마다 배달되는 신문- 그 신문은 묘하게도 어제 일어난 일을 보도하는 게 아니라 오늘 일어날 일을 보도해 주는 신문이었다.
그 청년은 그 ‘내일 신문 기사’를 이용하여,
경마장에 가서 예상 우승마를 맞혀 거액의 당첨금을 타거나, 주식으로 큰 돈을 벌고, 복권 당첨번호까지 알아맞혀 순식간에 큰 돈을 벌게 된다.
물론 이런 와중에 예쁜 애인- 그가 빈털털이라는 이유로 평소 괄시를 해왔던-도 덤으로 다정스레 따라붙고...
그런데 어느날,
아침마다 어김없이 배달되는 내일 신문에 자기(주인공)가 죽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깜짝 놀란 주인공 청년.
나름 살아보고자 그 신문기사에 난 곳과 전혀 다른 지방으로 달려가는등 이리뛰고 저리 뛰며 마구 몸부림을 친다.
겨우 천신만고끝에 살아나게 된 이 청년.
그런데 다음날 배달된 내일 신문의 기사 -
어제 아무개가 죽었다는 건 오보(誤報)였다며 정중히 사과하는 정정 기사가 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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