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씩스
작품명 : 용인기
출판사 : 파피루스 디앤씨미디어
편의상 반말체로 씁니다. 또한, 이 비평은 예담님의 강철나비 비평글보다 더욱 심한 찬양글이 될 것 같습니다.
재수준비를 하는 마당이고, 심심풀이로 간간히 ㅎㄴㅅ님의 ㄱㅇㄴㅁ라는 소설을 정말 느려터진 속도로 읽고 있었지만, 오래간만에 들른 대여점에서 분명히 리콜되었던 용인기가 들어와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4,5,6권을 무심결에 집어와버렸다. 근래 맛볼 수 없었던 엄청난 흡입력을 거부하지 않고 다 읽고나니 4시간이 지나있었다. 다행히 제중원을 볼 수 있었다.
씩스. 무협작가로는 상당히 특이한 이름이다. 그리고 책의 뒷면을 본다면 황궁법사, 야차왕을 들먹인다. 야차왕은 모르겠지만, 황궁법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작가님인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용인기가 이분의 처녀작이다. 아니라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란다. 그런데 이 퀄리티는 여간한 작가님들은 내기 어렵다.
대여점 시장에서, 1권과 2권은 동시발매되고, 그게 앞으로의 매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전체적인 작품성이 어떻게 되던, 1권과 2권이 재미있다면 3권부터는 그럭저럭 참고 보는 독자들도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결권에 대해 소홀히한다. 많은 작가들은 1권과 2권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3권부터 슬슬 문피아 비평란에 글이 올라오기 시작하며 수없이 까이지만, 그래도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며 뱀의 꼬리를 보고만다. 그로부터, 그 작가의 초기 독자수는 대부분 팍 떨어진다.(단, 작품의 질이 월등히 좋아지지 않는다는 경우에.)
보통 잡설을 이렇게 길게 하지 않는데, 서두가 긴 이유는 무엇이냐면, 윈집, 알집 등등의 압축프로그램을 전부 사용해서 단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용인기는 정말 대박이라는 것이다.
드래곤이 마법적인 호기심에 빠져 인간세계로 이동했더니 무협이더라-라는 어떻게 생각하면 앞으로의 전개가 뻔한 설정(잘 사용되지는 않는 설정이지만)을 가지고 이렇게 참신하게 풀어낼 수 있는 작가가 과연 한국에 몇이나 될까? 용인기의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용인기는 일관성이 보인다. 6권까지 암중세력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으니 거시적인 전개는 좀 늘어진다-라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늘어지는 뼈대를 탄탄한 서브스토리-근육들이 잡아주고, 적절한 양의 유머-지방으로 부드럽게 되어있다.
거시적인 일관성도 보이지만, 미시적인 일관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항상 같은 논조의 유머이지만, 씩스작가는 자신이 설정한 상황에 맞게 적절히 터트려준다. '에이, 계속 이 레퍼토리야?'싶다가도 무의식중에 거울을 보면 웃고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정말 주변인물들이 속터질때쯤 되면 한번씩 대포웃음을 날려주는 씩스작가는 이 쯤 되면 천재라 칭해도 무방하다.
아니, 의외로 씩스작가 본인이 드래곤일 수도 있다. 드래곤은 많은 소설에서 거의 전능한 존재로 나온다. 전능한 존재라는 것은 은근히 소설을 쓸 때 까탈스러운 설정이라, 적절한 감정부여와 캐릭터 설정을 잡기가 힘들다. 모두 작가가 전능에는 한참 못미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용인기를 읽는다면, 드래곤이라는 전능한 존재가 인간의 몸으로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가 쓰는 인물들이 입체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그 일관성 속에서 인간미+용간미?가 풍겨나온다. 드래곤 또한 전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화제에서 더 이상의 말은 무의미하니 생략한다. 다들 찾아서 읽어보는걸 추천한다.
여자관계가 짜증난다? 적어도 용인기에서는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여자들때문에 혈압오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인공과 엮이는 여자가 6권 기준으로 2명밖에 되지 않는다. 주인공은 드래곤의 영혼을 가지고 있고, 현재 킹왕짱임이 확실하니, 저 숫자는 매우 준수하다. 물론, 결국 호색라인을 한번 밟기 때문에 약간 아쉬움은 남지만, 아직은 양호하다.
먼치킨이니 액션이 부족할만도 한데, 어째서 액션신을 읽는 나의 머릿속엔 진삼국무쌍의 오프닝 영상이 지나가는건지 모르겠다.
단 하나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의 전개의 날짜수가 지나치게 느리게 흘러간다는 점이다. 4,5,6권 합쳐서 한달도 안될 것이다. 하긴, 하루에 사건이 몇개씩 일어나는데 그거 쓰기도 바쁘겠지, 싶기도 하다가 꼭 사건을 저렇게 김전일보다 심하게 일으켜야하나 싶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반드시 찾아서 읽어보시길 바란다.
p.s. 인터넷이 불안정해서 쓴 다음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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