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무협은 별로 읽지 않습니다. 애초에 머리가 판타지 계열로 돌아가는 종자라서 말입니다.
물론 위의 뻘소리같은 이유도 있습니다만, 더 구체적인 이유는 단순한 힘의 논리로서 굴러가는 이야기에 대해서 불만족스럽기 때문이지요.
힘! 예, 좋습니다. 우리가 글을 통해서 느끼는 대리만족을 가장 본능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죠. 강한 무력, 뛰어난 능력 등등. 하지만, 그런 것만 가지고는 무언가 심심하기 마련입니다.
심심하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힘의 논리로 채워지지 못하는 즐거움을 채워줄 것인가? 그거야 저도 모르죠. 알면 제 글이 그런 꼴이겠습니까(....)
하지만, 글 중의 주인공이 겪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것은 단순히 힘으로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만족하기에 충분합니다. 아니, 그렇다고 해서 '우연찮게 강한 힘 얻고 다 때려 부수는 것'이 이에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힘의 이야기지, 고난과 역경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단순한 우연, 소위 말하는 기연에 의해 힘을 얻고, 그렇게 강해지면서 적을 향해 복수를 한다? 너무도 지루하기 짝이 없는 구조입니다. 기연으로는 힘을 얻는 과정이라 대답할 순 있어도 납득하기엔 불충분합니다.
왜냐구요? 기연이라는 것은 흐름을 초월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떄문입니다. 모든 상황을 뒤집어 엎을 수 있는 것이 '기연'이라고 하는 단어의 딜레마라고 전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 물론 무헙에 대해선 쥐뿔도 모르지만서도(...), 기연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등장인물의 의지가 대변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기연이라고 하는 것이 그저 막연히 굴러오는 것이 아닌, 인물의 행동으로서 기연에 도달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좋은 글이지요.
지금 여기서 추천해드리는 사도마존은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 '왜 주인공이 이렇게 무력한가??'라고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력하고 고난을 받는 주인공이 스스로의 결정과 행동을 통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없는 주인공이라도 충분히 글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의지를 보여주는 걸 봐선, 전 이 글이 추천을 받아 마땅한 글이라고 봅니다.
이거 두서없이 막 헛소리만 늘여뜨린 꼴이 되었군요. 그럼 추천글에 붙는 자질구레한 헛소리는 이쯤 마무리를 짓고, 여러분이 바라시는 그것,
단순히 강한 주인공을 원하신다면 별로 추천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고난을 겪는 주인공의 행보의 흥미진진함이 땡기시는 분이라면, 주저없이 비급을 누질러주세요.
p.s 이 추천글은 강화가 잘 먹히는 글입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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