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6 TrasyCla..
작성
15.05.15 03:39
조회
830


  뜬금없이 1년만에 고개를 내보이는 창작가 지망생 탈라켐, 인사드립니다.


  최근 새롭게 뜨는 소설들 중 역시 제 눈을 휘어잡는 부류는 ‘~전쟁’이라는 이름을 지닌 것들이네요. 저는 전쟁을 좋아하는 미치광이인지라. 저 또한 전쟁물을 씁니다. 물론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지는 못했지만요. 헌데 전쟁을 다루거나 전쟁이 내용 중간에 삽입되어있는 작품을 한 두번 훑어볼 때마다 저는 항상 이런 의문을 가지고 글을 읽어봅니다.


  ‘이 전쟁은 왜 일어난걸까?’



  음, 여기서 대체로 제가 봐왔던 작품들에서 전쟁의 존재하는 이유로 따지면, 소설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1) 불꽃 튀니까 부각부각


  먼저 첫째는 여러분이 너무나도 잘 알지만, 그러면서도 그것들이 전부 그것들이 같은 내용인지는 잘 인지하지 못하는 하나인 ‘특정 인물 부각용’ 전쟁이 있습니다.

 이 전쟁의 특징은, 그 대상이 주인공이든 악역이든 어디 길을 지나가다 1초정도 보이는 엑스트라든 뭐든간에 특정 대상을 부각시켜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전쟁이 일어나거나 전쟁을 하는 도중, 아니면 전쟁이 끝난 다음에는 누군가가 부각이 됩니다.

  일례로 시중에 가장 많이 나온 소설들 중 전쟁이 삽입되어 있는 대표적인 작품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눈X새도 그렇고, 묵X도 그렇고, 비X도도 그렇고……. 사실상 이들 모두 ‘주인공’ 혹은 ‘주인공 일행’ 이라는 특정 인물의 부각을 위해 전쟁을 삽입해두었습니다.

  신인이든 경험자든 작가들이 대부분 편하게 쓰는 판타지 부류도 대체로는 주인공 부각이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부각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는 것이 바로 전쟁이지요. 뭐, 스케일은 작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는 그 전쟁의 범위를 넓혀가더군요.

  예를 들어, 주인공은 길드 vs 길드 구도 속에서 전투를 벌이다 나중에는 왕국 단위의 전쟁에 휘말립니다. 이후에는 제국, 심지어 대륙 단위의 전쟁에도 참전하며 굉장히 스케일을 크게 잡는 소설에서는 우주나 타차원계의 전쟁에까지 말려듭니다. 점점 작품 내에서의 주인공 입지를 부각시키는 것이지요.



2) 전쟁은 피폐피폐해


  두번째는 좀 마이너하지만 사회적으로 본받을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알려진, ‘폐해 서술용’ 전쟁이 있습니다. 이 전쟁은 대체로 전쟁 자체의 잔혹함과 무자비성,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생기는 각종 사회적, 개인적 문제점을 부각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전쟁을 실제로 겪은 국가에서 자주 나타나는 문학 장르에 삽입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판타지 소설 중에도 이런 식의 전쟁을 서술하는 소설이 등장하더군요. 문피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누가 추천 좀 해주세요.

  어쨌든 이 전쟁의 가장 큰 특징은, 승자와 패자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이 전쟁에 등장하는 흔히 ‘주인공’처럼 보이는 인물들은 대체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거나 살아남더라도 비참한 현실에 타협한다던지 피폐해진 사회 속으로 녹아드는 모습을 보입니다. 한마디로 무기력 그 자체.

  그리고 좀 희한한 것은, 이런 작품들 속에서는 안좋은 상황이 끝나는 경우가 잘 없습니다. 즉, 전쟁이 시작되거나 전쟁이 이미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작했다가,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끝내버립니다. 혹은 전후 피폐한 현실이 극복되는 것 같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데 끝납니다. 즉, 뒷이야기를 전혀 알 수 없다는 말이죠. 그것도 희망찬 뒷이야기를 예상하기조차 힘듭니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뭔가 반전이 있을 거야, 해피해피한 엔딩을 위한 쩔어주는 반전이 있을 거야!’라고 기대한 순수한 독자님들에게 완결 공지와 함께 크나큰 실망감을 안겨주기로 유명하지요. 그래서 위에 나타난 주인공 부각용 전쟁이 삽입된 소설에 비해서는 인기가 좀 덜한 모습이 나타나지요.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물론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두 부류 모두 인기에 관계없이 과거에도 쓰여왔고, 최근에도 자주 쓰이는 주제의 전쟁임에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신인 작가님들의 의문점이 떠오릅니다.


  ‘분명 난 다른 작가들이랑 비슷한 주제의 전쟁을 소재로 해서 작품을 써냈어. 근데 왜 내껀 인기가 없고 다른 작가들 글은 인기가 좋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이런 컴플렉스를 지닌 분들이 정말 많을 겁니다. 저 또한 과거에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긴 합니다. (물론 해탈 직전)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 분이 계시다면, 그 분들은 한 가지 간과하고 넘어가시는 것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바로 확실한 정보입니다.

  전쟁이라는 것은 그 목적과 경과, 그리고 결과가 명확히 나와 있는 엄연한 ‘사건’입니다. 소설가는 그 사건을 자신만의 맛깔나는 표현을 동원하여 ‘전달’해야 합니다. 즉, 여러분들이 써 나가는 전쟁이 큰 흥미를 끌지 못하고 계시다면, 이는 작가 여러분께서 그 사건의 몇 가지 요소를 빼먹고 서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서 전쟁이 긴박하게 흘러가다가, 주인공의 개입을 통해 한쪽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고, 그 덕분에 주인공의 편에 있던 나라가 부강해졌다는 이야기를 서술하려고 한다면 여기서 빠진 요소는 전쟁의 원인과 자세한 결과입니다.

  즉, 독자님들은 왜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전쟁에 주인공이 왜 참전했는지를 전혀 유추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전쟁이 끝나고 주인공의 나라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패한 나라의 자세한 실정이나 주변국, 혹은 국제 관계나 세계의 변화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혹은 ’어떤 갈등의 이유로 특정한 전쟁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부모님이 죽거나 하는 이유 때문에 주인공이 특정 국가에 개입, 그 국가가 승리하였다. 그리고 주인공은 복수에 성공하였다.‘라는 이야기를 서술한다면, 여기서 빠진 것은 전쟁의 자세한 결과입니다.

  여기서는 위와 달리 대체로 주인공의 업보를 주로 설명하다보니 정작 그 주인공의 이야기에 삽입된 다른 요소들의 결과가 흐릿해져버린 것이지요.


  이 말고도 문제점이 발견되는 곳은 한둘이 아닙니다. 소설 내용을 전부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이 누락되어 있다는 것은 소설 내용 전개에 있어 개연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작가님들은 글을 쓰는데 이를 아주 유심히 살피셔야 할 것입니다.





  어째 쓰다보니 엄청 학술적인 말이 되어버렸는데, 최근들어 배우는게 많다보니 그렇게 되는 모양입니다.

  Ah, 공모전 망했어요. 그냥 독점작으로 연재나 할래요...


  그럼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으앙


Comment ' 7

  • 작성자
    Lv.26 바람과불
    작성일
    15.05.15 07:55
    No. 1

    그래서
    눈마새는 재밌게 읽었나요? (응?)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TrasyCla..
    작성일
    15.05.15 09:02
    No. 2

    오우 읽을 당시 재밌게 읽었지요.
    저기 적어놓은건 동급이라는게 아니라 그런 전쟁을 삽입해뒀다는 소리니 흥미도랑은 관계없지요.
    영도님 문체나 필력은 최대한 본받고있는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Qwerty12..
    작성일
    15.05.16 02:03
    No. 3

    저는 피폐피폐해 부류네요ㅋㅋ 전쟁은 정말 크나큰 상처라고 생각하는 1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TrasyCla..
    작성일
    15.05.17 09:50
    No. 4

    사실상 전쟁의 참혹함을 일편이라도 보았다면 이 반응이 안 나올리가 없지요! 전쟁은 끔찍해요... 물론 전쟁없이는 못 살지만 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Hyacinth..
    작성일
    15.05.17 09:47
    No. 5

    문피아에 전쟁물이라고 할 만한게있나요??전쟁물이면 전략적요소가 많이 들가야되는데 그런 소설 없던거 같던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TrasyCla..
    작성일
    15.05.17 09:49
    No. 6

    ㅠㅠㅠㅠㅠ 슬픈 일이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1 Qwerty12..
    작성일
    15.05.20 02:16
    No. 7

    전쟁물이라는 것이 전략을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고 모든 것을 때려 부수는 것일 수도 있고 전쟁 시기 인간의 내면과 인간애를 담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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