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 줄에서 악플보다 의미 없는 선플이 더 악영향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미없는 선플'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잘 보고 갑니다.'
'건필!'
'수고염.'
'일빠!'
뭐 이런 것을 말하는 건가요? 확실히 저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내용 없이 간략하게만 쓰고 가는 덧글에는 가끔 아쉬운 감정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도 결국 작품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맘에 드니 격려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뿐이라고 봅니다.
또는 비평없이 어떤 장면이 맘에 들었었다는 감상만 적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건 그것대로 개인적인 취향으로 솔직하게 느낀 것을 말한 것이니까요.
맘에 안 드는 장면을 솔직하게 말한답시고 예의도 차리지 않고 욕을 한다면 모를까, 맘에 드는 장면이라 그걸 솔직하게 말하며 칭찬하는 것 어디에 잘못이 있을까는 모르겠습니다.
결국 작가에게 해가 되는 '의미 없는 선플'이라는 것은 정확히 뭐를 말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것이 정확히 어떻게 작가에게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해를 끼친다고 한다면 그게 악플보다 더 해를 끼친다고 할만한 것인가요? 반대로 '의미 있는 악플'이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악플'이라는 말이 붙은 시점에서 보는 사람에게 해가 되는 글이라는 의미일 텐데 말입니다.
가끔 보면 작가의 오타나 명백한 설정 모순에 관해 지적하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것을 예의를 갖춰서 조심스럽게, 명확한 논리를 가지고 말한다면 문제없다고 봅니다.
남이 잘못했다 생각해 비평한다면 그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준비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몇 번이고 자신이 틀린 점은 없는지 생각해보는 게 최소한의 예의니까요. 그런데 가끔 자기 할 말 다 하는 거하고, 예의와 개념이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죠.
어쨌든 이런 경우는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데, 스토리 전개나 장면 연출 자체가 맘에 안 든다고 하는 분들도 있기는 합니다. 뭐, 취향차가 있으니 맘에 안 들 수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기가 맘에 안 드는 정도라면 왠만하면 조용히 마음 속에만 묻어두거나, 덧글로 적더라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렇다는 식으로 서두를 깔고 예의바르게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엄청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자신의 취향과 의견이 절대다수라는 식으로 근거없이 몰아세우는 말투로 적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말로 작가의 스토리의 전개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듯한 시도를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를 골자를 꾸미는 것은 어디까지나 작가의 자유로서, 작가 자신만의 창조성을 발휘하게 해야지 자기 아이디어를 대필시키려는 듯한 의도로 조장하듯 여론을 끌고가려는 목적을 글을 써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의미로 스토리 전개가 맘에 안 들어 작가의 방향성을 자기 의도대로 틀고 싶은데, 노골적으로 말하면 티가 나니까 명분삼아 근거 없이 설붕이니 벨붕이니 하면서 일단 뱉고 보자는 식의 발언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자신이 작가처럼 모든 설정과 향후 있을 전개에 대해 모두 꿰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설붕이나 벨붕 같은 것을 함부로 입에 답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요.
그만큼 잘못이 있더라도 그에 관해서는 신중히 생각한 뒤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으로는 자기가 맞다고 해서, 맞으니까 어떤 말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식의 말투도 자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지적은 그 부분에 한해서만 조심스럽게 권고할 의도여야지, 사람을 상처입히며 자신이 우월감을 느끼기 위한 글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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