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가까운 게시물에 선작 인증글 올린 분들을 나무라거나 비방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 밝히겠습니다. 전부터 해오던 생각인데, 제 주관적인 생각에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올리는 글입니다.
요즘 들어 한담 게시판에 선작 인증글이 자주 보입니다. 선작 100!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저도 잘 압니다. 저는 게시판 뿐만아니라 여기저기 동네방네 다 소문내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선작 100이라는 것은 (대부분)초보인 내 글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 들 100명이나 즐겨찾기 하고 있다는 뜻이니 글써서 연재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자랑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이해도 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에 몇 개씩 올라오는 선작 인증글을 보는 다른 글쓴이 분들의 기분은 어떨까? 물론 ‘좋아, 나도 열심히써서 100도 넘고 200도 넘고 1000도 넘겠어!’라고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무협이나 판타지가 아닌 비주류의 글을 뚝심있게 쓰시는 분들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문피아에서 인기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로맨스, 일반, 호러, 심리, 추리...혹은 수필 등등의 글을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쓰신 분이 그런 글을 보신다면, ‘나는 벌써 한참을 써도 선작이 두 자린데, 판타지나 무협을 쓰는 분들은 금방 100이 넘고 200이 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 분은 독창적으로 써가고 있던 글에 대한 애착이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글쓰는 분들 중에는 감수성이 예민한 분들이 많으시니까요. 그리고 조금 더 비약적으로 ‘그럼 나도 판타지와 무협을 써보겠어!’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다양한 장르의 글이 공존하는 문피아의 생태계는 획일적인 것으로 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하시면 할 말이 없지만 많은 조회수와 선작, 순위, 추천을 받지 못하셔도 좋은 글을 쓰시는 분들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내가 쓴 글 이왕 많은 사람들이 봐주면 좋은거고, 그 지표가 되는 것 중에 대표적인 항목이 선호작이니 높으면 좋은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소설을 쓰는 성취감 = 높은 선호작’이 되어선 안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선호작 인증글 올리는 분들을 비판적인 태도로 나무라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 아닙니다. 100선호작 인증 글에 댓글로 달리는 ‘응원합니다, 건필하세요, 이대로 1000까지 가버렷!’이런 댓글들 정말 보기 좋고, 저도 종종 남기긴합니다. 하지만 이 분위기가 과열되어서 200인증, 300인증, 500인증...1000인증글들이 한담 게시판을 채우는 것은 문피아를 사랑하는 글쓴이이자 독자의 입장에서 걱정되는 일입니다.
선작, 추천,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고, 굳건하게 자신만의 장르를 써가는 분들! 언제나 마음 속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부디 용기 잃지마시고 그 고집을 지켜나가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건필하세요.
-덧-
혹시라도 제 글에 기분이 상하는 분이 있으시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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