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가비교에 대한 생각

작성자
Lv.1 장르장르
작성
11.09.15 21:19
조회
1,344

문피아에선 작가/작품 비교를 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잘 이해가 안되는 규칙 중 하나다. 작가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되는 규칙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페트라아크의 소넷을 비교하는 일은 그들의 품격에 대한 도전이요, 그들을 깍아내리는 일인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문학은 어떤 식으로든 현실을 반영하거나 현실에 대한 코멘트를 남긴다는 점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다른 작가와 작가, 다른 작품과 작품이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접근하는지, 여러 가지 기준점에 입각하여 분석하는 일은 우리에게 문학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를 허락하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문피아는 왜 작가간 비교, 작품간 비교를 금지하는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나는 지금 단순히 순문학과 장르문학(-문피아) 를 비교하면서 문피아의 어떠한 열등성을 주장하고자 하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면 문피아는 학술적인 공간보다는 커뮤니티적인 점이 더 크기 때문에, 존중차원에서 그런 금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묻고 싶은 점은, 문피아가 비교를 금지함으로써 추구하는 덕성(virtue)이 과연 올바른 것이냐는 점이다. 그것은 혹시 '존중'이라는 이름 아래 좀 더 진지하고 분석적이며 학술적인, 그러한 장르문학에 대한 접근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물론 단순히 비평당하는 것보다도, 남과 비교당하는 것은 훨씬 인간적으로 치욕스러운 일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교를 금지하는 것은 '학술적인 비교'와 '악의적인 비교'를 혼동하는 일이다. 나 역시 "작가 A는 작가 B보다 모든 면에서 떨어지는 2류 작가이다" 라거나, "작품 C는 작품 D보다 개연성이 떨어지니 읽을 가치가 없다"는 식의 비교는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비교는 진지한 학술적 접근이 아니라, 단지 한 작품, 작가를 비난하기 위해 다른 작품, 작가를 끌어오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작품, 작가를 문학적인 틀에서 비교하는 일은 장르문학의 발전에 필수적이지는 않더라도 매우 도움이 되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나는 문피아에서 비교금지가 사라졌으면 하고 제의한다. 물론 건의란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내 건의가 너무 터무늬없으면 부끄러우니까 먼저 문피즌 여러분들의 의견을 구하는 바이다.


Comment ' 13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09.15 21:22
    No. 1

    예를 들어서, 러브 크래프트는 문체가 환상적으로 화려해, 스티븐 킹은 스토리 전개 방식이 놀라워, 이런 비교는 괜찮다고 봅니다.
    하지만, 러브 크래프트에 비하면 스티븐 킹은 뒤처저, 이런 말이 나올 것이 문제니까겠지요.
    작가 비교를 한다면 독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작가를 위에 놓고 다른 작가를 아래에 놓는, 수평적 비교가 아닌 수직적 비교를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시작되는 순위 매기기는 키보드 배틀을 불러 일으키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15 21:23
    No. 2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에 금지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韓香
    작성일
    11.09.15 21:24
    No. 3

    장르소설 작가들의 수준차이가 너무 심하기에 금지시킨것 같습니다.
    비교가 허용된다면 아마 수많은 수직적 비교가 난무하겠죠.
    그만큼 수준낮은 작가들이 많으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sard
    작성일
    11.09.15 21:24
    No. 4

    논란의 중심이 될 수 있으니까 금지된거 아닌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TheDream..
    작성일
    11.09.15 21:34
    No. 5

    장르의 작가를 서로 비교할 환경이 되지 못하는 거 아닌가요?
    셰익스피어와 페트라아크.
    사실 셰익스피어는 알지만 페트라아크는 잘 알지 못해요.
    하지만 분명 셰익스피어와 비교될 수 있는 분이기에 이 두 사람을 비교해 글을 쓰셔도, 분명 그 두 분이 살아계시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장르 문학은 다르죠.
    막말로 문피아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시는 분과 그렇지 못한 작가를 비교, 대조한다고 합시다.
    과연 문피아의 페트라아크는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나요?
    저도 알고, 많은 문피아분들도 아시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지요.
    그래서 이 분들을 두고 결정을 한 것입니다.
    이 분들을 마냥 비난하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 그러지 말자구요.
    그러니까, 그런 거예요.
    그 만큼 작가의 풀이 넓지 못하다는 거지요.
    당장 작연이든, 정연이든 달려가서 작가분을 까고 또 까면
    당장 출판할 글이 모자라는... 그런 비참한 현실이라는 거지요.
    뭐, 그것도 이젠 아니라 할지 몰라도... 아무튼 그런 의도로 비평 혹은 비난이 금지된 것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아야가사
    작성일
    11.09.15 21:37
    No. 6

    흠.. 그래도 이쪽 세계에서 두 작가를 놓고 비교하는 일은 드물지 않나요? 그런 것 보다는 공격대상 작가 a와 우수한 일반 작가군 B를 설정해서 a를 깍는 일이 많죠. 이건 답이 없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싱싱촌
    작성일
    11.09.15 21:47
    No. 7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안봐도 비디오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9.15 21:50
    No. 8

    말씀대로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진즉에 그런 규칙을 없앴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치야랑
    작성일
    11.09.15 22:08
    No. 9

    장르장르님이 신입생 작가(?)라고 생각해보세요

    금강님이나 이영도작가님 같은 네임드 작가분들의 작품과

    장르장르님이 쓰신 작품을 비교하면서

    장르문학 꽤나 읽으신 분들이

    한없이 태클을 걸다보면

    신입생 작가분들 마음이 어떨까요

    무서워서라도 도전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여긴 프로작가분들만 모인곳이 아니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청풍옥소
    작성일
    11.09.15 22:11
    No. 10

    비슷한 사례는 진흙속의 진주란 표현을 쓰지 못하게 된 원인을 보면 유추할수 있는 금지 조항일듯 하네요..

    최선은 아니지만 서로 감정적으로 치닿는 사태를 막기위한 최소한의 테두리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검마르
    작성일
    11.09.15 22:12
    No. 11

    대전제부터 오류가 있으시네요.
    작품/작가를 비교하지 않는 게 작가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말은 너무 일방적인 단정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청풍옥소
    작성일
    11.09.15 22:13
    No. 12

    작품에 대한 것이라면 비평란을 통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질수 잇으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Vicemoon
    작성일
    11.09.15 22:24
    No. 13

    문피아 정책의 기조는 '보호'라고 생각합니다.
    '보호'의 측면에서 볼 때 부작용의 우려가 큰 작가/작품간 비교를 금지한 것은 타당하다고 봅니다.
    다만 '보호'의 강조로 비평이 비난과 같은 취급을 받을 정도로, 장르소설에 대한 비평이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지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71818 한담 문피아에서 좋은 소설 찾는법 +4 Lv.22 루티아노 11.09.20 2,347 0
71817 한담 연재 중에 다른 글을 보는 건 +14 Lv.1 [탈퇴계정] 11.09.19 853 0
71816 한담 아직도........... 이런곳이 있군요 +11 Lv.99 Lucifer1.. 11.09.19 1,685 0
71815 한담 왕은 웃었다. 3권 소식 +19 Lv.71 총하나 11.09.19 1,664 0
71814 한담 여러분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장르소설은 뭔... +63 Lv.1 [탈퇴계정] 11.09.18 2,813 0
71813 한담 솔직히 요즘 양산형 판타지보다는... +33 Lv.22 빛의균형자 11.09.18 2,075 0
71812 한담 연참대전 하루 쉬는날... +9 창조적변화 11.09.18 687 0
71811 한담 양산형에 대한 견해 +17 Lv.11 幻形 11.09.18 920 0
71810 한담 중국의 재미있는 법적 소설 제재. +23 Lv.31 Lumions 11.09.18 2,204 0
71809 한담 홍보좀 해주세요 +10 Lv.11 幻形 11.09.18 1,070 0
71808 한담 인연살해 돌아왔네요. +1 Lv.18 터베 11.09.18 1,047 0
71807 한담 소설을 씀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10 Lv.8 Shinjam 11.09.18 616 0
71806 한담 거참 신기한 .. 선작수 증가 +3 Personacon 구라백작 11.09.18 1,694 0
71805 한담 현대물이 양산형 소리 듣는 이유 +14 Lv.61 한뫼1 11.09.18 2,311 0
71804 한담 양산형을 피하겠다고 글을 쓰는 건 좋지만... +4 Lv.1 [탈퇴계정] 11.09.17 1,027 0
71803 한담 글이 마음에 안 드네요.. +3 Lv.70 수견 11.09.17 1,180 0
71802 한담 양산형 현대물에 대한 핑계 +14 Lv.23 검마르 11.09.17 1,135 0
71801 한담 연참대전 참가 중 강적을 만나다 +9 Lv.75 m민심m 11.09.17 879 0
71800 한담 여러분의 선작은? +7 Lv.30 신귀. 11.09.17 1,068 0
71799 한담 재활운동... 아니, 재활연재 중입니다. +3 Lv.22 빛의균형자 11.09.17 642 0
71798 한담 연재글에 댓글이 안 달리는 순간... +12 Lv.25 탁월한바보 11.09.17 1,114 0
71797 한담 왕은 웃었다 도착! +18 Lv.65 북두천군 11.09.16 1,637 0
71796 한담 Gross Nasty 출간! +10 Lv.1 카리엔 11.09.16 784 0
71795 한담 연참대전 관련 예전 작성법입니다. +9 Lv.99 루리니아 11.09.16 403 0
71794 한담 모산기협전을 다시 정독했습니다.. +3 Lv.56 사도치 11.09.16 1,198 0
71793 한담 제게 쪽지 보내신 분들께.... +2 Personacon 금강 11.09.16 2,150 0
71792 한담 이것저것 잡담입니다. 가능하면 다들 읽어주세요. +6 Personacon 금강 11.09.16 1,131 0
71791 한담 궁금한게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4 Lv.29 별빛속 11.09.16 861 0
71790 한담 <시각>의 작가 범진님 소식아시는분???? +1 Lv.99 ifrit. 11.09.15 973 0
» 한담 작가비교에 대한 생각 +13 Lv.1 장르장르 11.09.15 1,345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