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Personacon Pasionar..
작성
11.01.23 23:00
조회
642

-

(홍보 맞습니다, 맞고요...)

그 일이 일어난 것은 세인이 황립 경찰대학에 입학한 지 꼭 1000일이 되는 날이었다.

그 날은 세인이 마술사 일족 장로회로부터 <대마법사>의 칭호를 수여받은 날이기도 했다. 평범한 인간들이라면 1000년이 걸려도 이루지 못했을 일이었지만 그녀는 지난 24년 동안 남자 손목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순결한 동정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많은 청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번쩍이는 훈장이 옷깃에 꽂혔고, 여러 겹의 황금 장식줄이 목에 걸렸다. 최고 장로가 손수 세인의 어깨에 대마법사의 표식인 붉은빛 비단 휘장을 걸쳐주었다. 하지만 그 모든 화려한 꾸밈으로도 그녀의 추함을 가릴 수는 없었다. 그 사실을 세인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제 그대를 이 시대의 유일무이한 <대마법사>로 인정하노니..."

최고 장로는 더할 나위 없이 엄숙한 태도로, 화려하게 금박 글씨로 씌어진 대마법사 인증서를 수여했다. 더할 나위 없이 정중한 태도로 허리를 굽혀 인증서를 수여 받은 세인은, 곧 몸을 일으키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당연히 악수를 할 거라고 예상했던 최고 장로는 약간 머쓱한 얼굴로 들어올렸던 손을 내렸다. 최고 장로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세인은 곧 비릿한 웃음을 띠며 인증서를 둘로 짝 찢어 바닥에 내팽개쳤다.

"아, 아니 이게 무슨...!"

공회당에 둘러앉아 있던 청중들은 뜻밖의 돌출 행동에 저마다 분노와 당혹감에 휩싸여 소리를 질렀다. 세인은 씩 웃으며 손을 들어 천장을 가리켰다. 그러자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마술사 일족의 공회당 지붕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경악하는 장로들을 향해 세인은 광소를 터뜨렸다.

"내 목적은 달성되었도다. 나는 오늘로 대마법사가 되었도다! 자, 이제 내가 황립 경찰대학에 입학했던 진짜 목적을 알려주겠다. 사실 나는 2천 년의 역사를 지닌 비밀 조직 <추녀 해방 전선>의 337대 수장이다!"

그 자리에 있던 청중들은 너나할 것 없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몸을 떨었다. 설마 황립 경찰대학에 입학하기까지 했던 세인이, 모두가 쉬쉬하며 차마 입에조차 올리지 못했던 그 저주스러운 마녀 집단ㅡ단지 그 사악함뿐만 아니라 천하의 박색들만 모였다는 용모만으로도 이미 세상을 살 자격이 없는 하수종말 처리장 같은 무리의 두목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터였다.

얼빠진 청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인은 광소를 터뜨리며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 저주스러운 이름을 육성으로 듣고 만 마술사들도 한동안 충격에 빠져 그녀를 그저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술사 일족들은 내가 추하다는 이유로 나를 그들의 족속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시아로의 유학도 거부당했다. 그래서 나는, 제국에서 마법을 가르치는 유일무이한 기관인 황립 경찰대학에 입학할 수 밖에 없었다. <대마법사>가 되기 위해서, 그래서 이 세상에서 미녀란 미녀들은 모조리 절멸시키기 위해서! 하지만 대학에서 생활하는 동안, 나는 깨달았다. 아무리 세상에서 미녀를 없애고 또 없앤들, 어리석은 세상 사람들은 또 다시 갖가지 종류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어 미녀와 추녀를 가르리라는 것을, 세상이 영속하는 한 그러한 짓거리도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세인의 말을 듣는 모든 사람들은 몸을 떨었다. 세인의 모든 말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그녀가 의도하고자 하는 바는 마지막 말에 분명히 드러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몇몇 마술사들이 그녀를 끌어 내려 포박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예외 없이 공중으로부터 쇄도하는 사나운 얼음창의 공격을 받고 작살에 꿰인 물고기처럼 파득거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들이 흘린 피가 흘러 공회당의 대리석 바닥을 붉게 물들였다.

"예쁜 여자만 찾는 더러운 세상에 고한다! 이제 너희는 티끌도 남지 않고 모조리 사라지리라! 인간의 외면만 보고 판단하는 이 엄혹하고 흉악한 세계에 어울리는 징벌이 파멸 이외에 또 무엇이 있겠느냐!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말을 마친 세인은 크게 손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공회당은 물론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녀가 손을 두 번 휘두르자 천원 대륙이 사라졌다. 그녀가 손을 세 번 휘두르자 세상에는 미녀도 추녀도 남지 않게 되었다. 모두 재가 되어 우주 속으로 흩어졌기 때문이었다.

세인은 마지막으로 손을 한 번 크게 휘둘렀다. 그리고 그녀는, 오늘에서야 그녀를 평새 동안 고통스럽게 속박해 온 육체의 굴레에서 풀려나 자유를 얻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추함 때문에 괴로워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일 리가 없지만!

하지만 심지어 독자분들마저도 '사실은 주인공이 초미녀였음'이라는 전개를 바라고 있는 판이라 쓰는 사람과 주인공 모두 좀 열이 받아 있는 상태고, 이대로 가다간 정말 저렇게 열폭덩어리 개막장 결말로 치달을지도 모릅니다. 핫핫핫핫.

자칭타칭 제국 최고 명문대학이라는 <황립 경찰대학>에 어찌어찌 입학하기는 했는데...동기고 선배고 간에 죄다 반짝반짝 빛나는 미남 미녀인데다 머리까지 좋은 수재 중의 수재들 뿐인 서러운 세상.

그 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남으려고 아둥바둥 애쓰고 있는 못난이의 이야기, 정말 주인공이 미운오리 새끼에서 벗어나 우아한 백조가 될 가망성이 있는지...아니면 그냥 늙고 추한 몸이 되어 쓸쓸히 죽을지, 아직은 좀 더 두고봐야 할 <비밀의 수호자> 입니다.

포탈 얃얃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cn_198

p.s. 주인공이 미녀인지 아닌지 물어보는 것을 그만 두신다면,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제발)

-


Comment ' 6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1.23 23:13
    No. 1

    아이고 맙소사, 이런거 좋아합니다.
    보러가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4 살신성의
    작성일
    11.01.23 23:32
    No. 2

    예쁜걸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합니다. 심미안이란게 있죠. 인간이라면 어쩔수 없죠 보아서 구역질 또는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다신보고싶지 않은 그런데 거짓으로 다독다독 헛소리 늘어놓을순 없겠죠 . 당연한 것을 자기가 못난 운명을 타고 났는데 남을 미워 한다면 안되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Pasionar..
    작성일
    11.01.23 23:43
    No. 3

    위의 구구절절한 내용은 본 줄거리하고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ㅂ-;;
    독자 분들이 주인공이 미녀인지 추녀인지 궁금해 하셔서, (그걸 알려주면 미리니름이 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좀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추녀에게 세상이 얼마나 잔인한 곳인지, 실제 추녀로 살아보지 않고는 이해 못하시리라는 점만 덧붙여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1.24 01:01
    No. 4

    추남에게도 가혹하지요. 저 같은 사람 말입니다.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와메크투
    작성일
    11.01.24 13:35
    No. 5

    핫핫핫. 홍강+1
    근데 정말 궁금한건 궁금한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1.24 17:13
    No. 6

    경찰학교... 신선해요 ㅋㅋ 재미있어보여서 바로 포탈탑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9113 홍보 '창고지기와 먹보' 이야기 +1 Lv.35 카르니보레 11.01.24 348 0
9112 홍보 [퓨전-절대자] 제목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2 Lv.1 [탈퇴계정] 11.01.24 1,016 0
9111 홍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말이야! +5 Lv.6 최준석 11.01.23 459 0
» 홍보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응? +6 Personacon Pasionar.. 11.01.23 643 0
9109 홍보 11년간 읽기만 하다 이제 연재를 시작해봅니다. +6 Lv.4 Drexel 11.01.23 686 0
9108 홍보 잊혀진 고대의 영웅이 있었다. +2 Lv.78 수색영장 11.01.23 776 0
9107 홍보 게임 - Assault !! 연재 재시작겸 홍보입니다. +1 Personacon 제이v 11.01.23 560 0
9106 홍보 정말 이 작가님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18 Personacon ALLfeel 11.01.23 1,692 0
9105 홍보 구름을 다스리는 자, 도율의 이야기. +1 Lv.4 재야님 11.01.23 1,092 0
9104 홍보 내 영혼을 탐하고 갈취하라. 성전의 라트. +1 Lv.47 양승훈 11.01.23 333 0
9103 홍보 신 소오강호 홍보합니다. +2 Lv.1 도학룡 11.01.23 1,015 0
9102 홍보 Rock:Dual Blade 홍보합니다 +5 Lv.1 T.현 11.01.23 454 0
9101 홍보 [급구] 애독자 구함. +4 Lv.1 [탈퇴계정] 11.01.23 1,226 0
9100 홍보 홍보합니다 '달의 호수' +5 Lv.1 [탈퇴계정] 11.01.23 843 0
9099 홍보 하룻밤 불태울만한 글을 찾으십니까? +8 Lv.42 개발자L 11.01.23 1,115 0
9098 홍보 키워주십쇼. +4 Lv.1 [탈퇴계정] 11.01.23 1,114 0
9097 홍보 아군의 뒷통수에 메테오를 날리는 악명높은 아군 ... +9 Personacon 티그리드 11.01.23 1,099 0
9096 홍보 연참대전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계획인 에덴 홍보 +1 Lv.11 레벨맥스 11.01.22 562 0
9095 홍보 새로운 식의 게임소설을 바라는 분들은 한 번 보세... +2 Lv.3 빅파더 11.01.22 1,165 0
9094 홍보 세상에 버려진 사내의 반격이 시작된다 <광풍대... +2 Lv.1 무명성 11.01.22 1,146 0
9093 홍보 플레임위자드! 오랫만에 해보는 댓글홍보 +2 Personacon [탈퇴계정] 11.01.22 1,258 0
9092 홍보 [현대물]금용제약에 찾아드는 위기는... Lv.23 검마르 11.01.22 1,660 0
9091 홍보 마왕격돌에 관한 몇 가지 오해 +17 Lv.1 [탈퇴계정] 11.01.21 1,092 0
9090 홍보 환생물, 좋아하시는 분들! +8 Lv.6 로디안 11.01.21 1,721 0
9089 홍보 10점 만점에 15.9점 받는, 문제 많은 판타지! +23 오르네우 11.01.21 2,397 0
9088 홍보 환생 판타지, 검성 이미르 +5 Lv.3 으갹당 11.01.21 2,264 0
9087 홍보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서... +2 Lv.2 곤도사 11.01.21 735 0
9086 홍보 이제, 가상은 끝나고 아공간(亞空間)의 세계가 펼... +3 Lv.1 듀엘 11.01.21 852 0
9085 홍보 구르믈 베는 달 홍보입니다. +5 Lv.1 천강(天康) 11.01.21 639 0
9084 홍보 마신군주 홍보합니다. +8 Lv.1 토돌 11.01.21 569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