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란의 가디스 가드> 홍보합니다.
소개 삼아 최근 업뎃한 글 중의 한 장면을 올려둡니다....
......
습기 찬 실내의 공기가 온몸에 확 와 닿는다. 바히브는 흥얼거리는 표정으로 입실해갔다. 그런데.
찰박.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증기. 시야가 온통 뿌예서 지상의 야외온천에서처럼 누가 또(?) 새치기를 하고 있는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미간을 모은 바히브는 유황냄새가 섞인 희뿌연 그 너머를 주시했다.
그리고 조건 반사적으로 인상을 구겼다. 갸름하지만 부드러운 선을 이루는 ‘여자’의 어깨가 시야에 잡혔던 것이다. 그 어깨를 타고 볼록한 앞가슴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물풀처럼 온천수의 수면을 너울거리고 있다. 금빛이 도는 백색머리였다. 탈색된 머리색이었으나 젊은 여자가 분명하다. 그것도 꽤 미인 축에 드는 인간여자.
그렇든 저렇든 바히브는 기분이 팍 상해버렸다. 그래서 허리에 수건을 걸치며 신경질적인 어조로 입을 열었다.
“넌 또 뭐냐. 누가 보낸 거냐?”
“…….”
대답이 없다. 하지만 반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찰박거리며 손을 든 그녀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을 치워낸다. 그리곤 시야를 방해하고 있는 습기 찬 허공을 헤치며 응시해온다.
녹색 눈이었다.
질끈 감으면 녹즙이 새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짙은 색이다. 그 눈빛이 정면으로 쏘아져온다. 그렇지만 바히브는 뿌연 수증기를 헤치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탕 앞에 이른 그는 신원불명의 그녀를 대놓고 빤히 내려다봤다. 그런 그를 백색머리의 그녀도 눈을 끔벅이며 올려다본다.
그렇게 잠시 침묵.
그러나 완전한 정적은 아니었다. 기포들이 보글거리며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었고 천장에 맺혀있던 물방울들도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그런데도 나신(裸身)의 여자는 말이 없었다. 겁을 주어 쫓아버리려던 바히브는 갸웃거렸다.
“뭐야. 말을 못하는 여잔가? 아니면 눈이 나쁜 거였냐? 아아, 됐다. 어느 쪽이든 그나마 덜 성가시긴 하겠네.”
첨벙.
바히브는 약탕 안으로 발을 디뎠다. 혼잣말처럼 말을 이으면서. 그러다 멈칫했다.
“성의는 고맙다만 목욕시중은 필요 없으니…….”
......
*
남주인공 바히브와 여주인공 나스터가 만나는 장면이라는.... 많이 찾아주시고 좋은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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