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8 D.Planne..
작성
14.04.09 20:16
조회
3,790

저의 서재에 있는 소견란 글중 이 글을 연재한담에 올리고 싶어 올려봅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장르소설에 희망을 주시기를 소망해봅니다.

 

필자가 먼치킨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접한 시절이 떠오른다.

  2002년 이였나, 던전시즈 1 이라는 게임을 PC방에서 접하게 되었는데. 당시 베이스에 여러 모드를 깔아, 보다 쉬우면서도 각종 재미를 추구했던 점이 너무 신선해서 스타크레프트나 디아블로2보다 더 찾게 되었고, 결국 그 재미를 잊지 못하고 집에 있는 컴퓨터까지 새로 구입하게 되었다.

  지금에와선 디아블로1에 대한 향수가 워낙 강했기에 대학생의 신분으로 거금을 들여 새 컴퓨터를 장만하고, 저주스런 인터넷 성능에 낭패감을 맛본 뒤 다시 PC방을 터덜터덜 찾았던 일까지 더불어 추억하게 된다.

  부언하자면, 당시 ADSL의 보급으로 가정에서 인터넷을 하는덴 문제가 없었다. 다만 서버끊김 현상이 종종 발생해 MMORPG 게이머에겐 그야말로 재앙의 수준이였다. 그래서 안전적인 서버와 게이머간의 커뮤니티(엔톡같은 서비스가 없었음)에 특화된 PC방이 밤낮 없이 항상 붐볐던 ‘PC방의 황금기'였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런 던전시즈1의 여러 모드중 가장 기억나는 모드가 바로 ‘치킨 모드' 되시겠다.

 

  치킨건이라는 무기, 우리가 현재 소설에서 다루는 먼치킨이라는 용어는 이때부터 유례되었고 아이러니 하게도 최초로 나쁜 사례를 남겼기에  필자는 그것을 정리하여 말하고자 한다.

 

  검과 활 그리고 마법이 난무하는 게임 세상에서, 닭대가리 모양에 벌려진 입 밖으로 발칸 총열이 기다랗게 튀어 나와, 그야말로 무자비하게 몬스터를 쓸어버릴 것 같은 무기! 보는 것만으로도 신선하고 통감스럽게 느껴지는 이 무기는, 실제로 강한 케릭터를 육성시키는데 필요한 긴 시간도 인내도 필요 없었다.

  치킨건 하나 들고 보이는 족족, 숨은 몬스터? 몇단계 위의 넘사벽인 몹들? 다 필요 없었다. 그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맘으로 원거리에서 그저 신나게 쏴재끼면 되었던 무기였기 때문이다.

  작렬하여 펑펑 나가 떨어지는 몹들을 바라보면 오우! 그날 쌓인 스트레스까지 팡팡 날라가다 못해 같이 플레이하는 옆사람과 깔깔거리며 들석들석거리게 된다.  

 

   - 필자가 그랬다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이!... 내 친구가?...... ‘콜록..콜록...’ -

 

  당시 MMORPG로 유명한 게임으론 ‘리니지’, ‘바람의나라’, ‘미르의전설2’, ‘판타지포유’가 기억나고, FPS게임에는 날 한동안 푹빠지게 했던 ‘퀘이크 3 아레나’, ‘카르마’가 기억난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론 스타크레프트가 PC방 부동의 1위 였고 디아블로2는 잘 나가다 그해였나? 복사파동으로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

 

  치킨모드는 RPG와 FPS의 결합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고 그 인기는 화면넘어 구경하던 이들도 그자리에 오랫동안 머물게 했다.

  생각해봐라! 판타지 세상에 총을 들고... 그것도 무려 발칸총?? 오오!

  상상만 해도 흥분되지만 실제로 눈으로 본 이상 호기심이 일어 구경꾼들의 눈동자는 바빠졌고 이것저것 물어보느라 잡음도 적지않게 들렸었다. 던전시즈 게이머들의 화면을 오가면 오갈 수록 그들은 입이 수다스러워 졌고, 결국 알바생를 협박해 던전시즈1이 깔린 자리를 확보하는데 있어, 다른 게임 유저들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하고자 알바생이 음료수를 서비스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사장형에게 듣기론 그렇게 하라고 지시해둔 사항이여서 알바생에 대한 걱정은 덜었지만 그러한 유행도 얼마 가지는 못했다.

 

  어느날, 필자부터 비롯해 다른 이들도 치킨모드를 찾지 않게 되었고, 더 이상 던전시즈1 이란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 이유는, 치킨모드가 던전시즈1이 가진 최대의 장점. 게임이 가져야 할 기본을 버리다 못해 아주 망쳐놓았고 우리는 실망을 넘어 상실감을 맛봤기 때문이였다.

  치킨모드! 치킨건에 익숙해진 우린! 더 이상 과거의 시간을 되돌릴 수 없었다. 

  다구리를 피해가며 약빨 사냥을 해야 했기에 언제나 주머니 사정은 여유가 없었고, 스테이지를 진행 시키면 진행할수록 자기보다 강력한 몬스터 때문에 격었던 어려움과 스릴, 어둠속에 숨어있다 기습하는 놈! 멀리서 저격하는 놈! 덕분에 어이 없는 개죽음과 황당한 웃음.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 들다가도 장착한 장비 보다 더 좋은 아이템를 확인하기 위해 주섬주섬 템들을 정리하고, 상점에 팔아서 약값이나 상점 템을 마련할 자본으로 삼았던 일들. 

  비밀스런 보상 퀘스트가 없나? 괜히 멀쩡한 항아리 깨보기도 하고, 레어 몬스터를 찾기 위해 전지역 구석구석 돌아다녀 보는 이들도, 위험스럽지만 스릴있게 바로 보스몬스터를 공략하는 이들도. 길은 다르지만 같은 겜방에선 파티도 가능했기에 함께 했고, 레어든 유니크든 아이템을 얻으면 미소 짖게되는 기쁨은 누구나 똑 같은 시기, 그렇게 케릭터에 애착을 가지고 키우던 사람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흥미를 잃었기에 우린 던전시즈1을 그렇게 떠났게 되었다.

 

  던전시즈1이란 게임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판타지란 소설도, 무협이란 소설도 퓨전이란 소설도 정말 잘 만든 장르입니다.

  먼치킨! 모든 과정과 배경을 무시하고 스토리를 작가의 의도대로 할 수는 있어도,

  먼치킨 그대로는 판타지와 무협 그리고 퓨전이란 소설을 발전시킬 순 없습니다. 

 

 -메일속에 저장되어 있다 삭제된 던전시즈의 세이브 파일처럼 그러한 일이 없기를 소망해봅니다 -


Comment ' 8

  • 작성자
    Lv.16 그로스메서
    작성일
    14.04.09 20:49
    No. 1

    던전시즈1은 2002년 초에 발매되었고, 먼치킨이라는 용어는 그 이전에도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글빨.
    작성일
    14.04.09 20:54
    No. 2

    원래 먼치킨은 trpg에서 개초딩플레이를 일컽는 용어였지만 이후 한국에서 사기캐릭터라고 뜻이변질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안양산형
    작성일
    14.04.09 21:06
    No. 3

    http://en.wikipedia.org/wiki/Munchkin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D.Planne..
    작성일
    14.04.09 21:15
    No. 4

    지적 고맙습니다. 유행시켰다고 했어야 옳겠군요. 뭐, 그렇게 배워나가는 거겠죠.
    그리고, TRPG 게임에 대해서 설명을 조금 더 해주셨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듭니다. 먼치킨이라는 용어가 외국에서 넘오온 것은 맞으니깐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3 글빨.
    작성일
    14.04.09 22:33
    No. 5

    오즈의 마법사에서 처음 나온 단어가 뭉크킨이라는게 있습니다. 그게 어휘가 동양권 들어와서 변질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TPRG는 턴 알피지로, 보드게임 RPG라고 보시면 됩니다. 더 알고싶으시면 구글에 TPRG라고 치시면 주르륵 뜹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자립
    작성일
    14.04.09 23:29
    No. 6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종족은 뭉크킨이 아니고 먼치킨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변태왕
    작성일
    14.04.10 00:05
    No. 7

    먼치킨 이라는말이 지금의 이미지가 된게
    TRPG 에서 플레이어가 게임룰의 헛점을 파고들어서 게임 마스터의 의도를 벗어나 지맘대로 깽판치는 놈들을 지칭하는 데서 생긴말 아닌가ㅡ.ㅡ???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진다래
    작성일
    14.04.10 13:43
    No. 8

    저도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모 게임 모듈에서는 먼도랄 치젠 켄도랄이라는 캐릭을 만들어서 중2병 말투에
    깽판치는 캐릭터를 DM이 만들어서 집어 넣었던 기억도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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