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소녀를 만나면서 일상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더 좋아하는 구성이 있습니다. 남자 둘, 여자 한 명이죠. 기왕이면 소꿉친구 사이면 더 좋고요.
보이 밋 걸도 여러 유형이 있긴 하지만, 경향에 따라서는 소년이 소녀를 위해 맹목적으로 헌신하는 스토리로 흘러갈 여지가 있더군요. 밀고 당기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는 자칫하면 두 사람의 관계와 스토리가 지지부진하게 전개돼 보일 수도 있더군요.
그래서 보이 밋 걸 형식으로 쓸 때는 ‘적절한 긴장, 적절한 속도의 관계 변화’를 표현하기 쉽지 않아서 무진장 고민을 했습니다.
그에 비해 남자 둘, 여자 하나는.... 묘사해야 할 캐릭터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부담이 크긴 하지만, 생각보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에는 편하더군요. 일단 남자 둘이서 견제(?)를 해서 그런지 세 사람의 우정을 묘사하기도 쉽고, 적절한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기도 좋더군요.
덤으로 전개를 극적으로 이끌기도 좋더군요. 어렸을 적부터 3명이서 함께 하던 사이를 ‘연인 한쌍과 남은 한 사람’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그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물론 보이 밋 걸만의 매력은 넘치고도 넘치긴 하지만요 :) 좌우지간 캐릭터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스토리의 흐름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는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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