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는 팬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왜 새로만든 극장판에서도 아이들이 죽습니까?"
토미노는 한번 만든 작품을 고치는건 프로일수록 힘들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어떤형태로든 끝을 맺은 창작물을 다시 만든다는건 거장에게도 힘든일인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유명했던 IP들의 리메이크와 리부트가 매번 실패하는것일지도 모릅니다.
리메이크전의 철수를 구하시오와 후의 철수를 구하시오는, 아예 별개의 작품이라고 봐도 될 정도의 변화가 있습니다.
단순히 175편의 작품에서 135편을 바꿨다는 양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의 갈등에 집중했던 리메이크 전과 다르게
소행성 라마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내용으로 결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작품의 일부를 온전히 남겨두면서 작품의 결을 바꾼다는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것보다 몇배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이 작품을 더 나은 작품으로 바꾸는일이라면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처음부터 실패없이 성공하는 작품이 더욱 대단한거 아닌가? 작품 외적인 요소를 빼고보면 그럭저럭 볼만한 정도 아닌가?
이러한 지적들은 틀린말이 아닙니다.
다만 저는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실패를 떠올립니다.
그의 남극 탐험은 실패로 끝났지만 남극 탐험보다 더 어려운 시련을 뚫어내고
모든 선원의 목숨을 지켜내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그의 여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는 위대한 실패자가 되었습니다.
리메이크전 철수를 구하시오는 많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방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거의 되지 않을게 분명한 리메이크지만 작가는 글을 구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저 역시 리메이크전의 철수에 실망했었지만 새롭게 바뀐 철수를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감이라는 거창한것까지는 아닐 수 있어도 적어도 감동은 느끼지 않았나 합니다.
리메이크전을 아시는분에게는 당연히 추천드리고 아니더라도 충분히 수작을 붙일만한 SF입니다
섀클턴의 이야기를 꺼냈으니 그에 대해 아문센이 한 말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섀클턴의 용기와 결단력과 리더십은 위대하다.
조금만 더 경험이 있었더라면 그는 남극점 정복과 남극대륙 횡단을 이뤄내고도 남았을 것이다
리메이크를 온전히 마쳐낸 가짜과학자의 능력과 열의를 볼때,
새로운 작품을 성공적으로 써내고도 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은 이제 쌓았으니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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