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카데미물이란 장르가 나온지도 시간이 꽤 되었고, 그에 따라 수많은 작품이 나오면서 세부적인 소재고 이것저것 제시된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내용을 뜯어보면 다들 이미 익숙한지 오래된 일종의 '템플릿'이 존재하고, 그걸 작가가 얼마나 맛깔나게 풀어나가는지가 작품의 재미를 판단하는 척도가 되죠.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안정성' 측면에서는 상당히 솔리드합니다.
아카데미물. 학원, 교사, 학생, 그리고 거기서 벌어지는 사건이랑 이벤트들.
다들 알고 있는 아카데미의 맛이지만 그걸 일정 수준 이상의 기본기로 막힘 없이 풀어냅니다. 일단 읽으면서 턱턱 걸리는 구간도 없고, 전개 속도도 한 번도 답답하다고 느껴진 적이 없거든요.
물론 거기서 끝이라면 별달리 특기할 사항은 없겠지만, 이 작품은 그 풀어내는 방식에 있어 여타 작품과는 다른 접근법을 택합니다.
중세 아카데미물인데 주인공이 사이보급니다.
네.
사이보그요.
그 레이저 빔도 쏘고, 팔 갈라지면서 칼도 튀어나가고, 몸에 코어 박고 막 부스트도 쓰고 뛰어다니는 그...
여튼 그렇습니다.
사실 소재만 보면 대체 이게 어울릴까 싶기는 할 건데.
막상 또 작품에 들어가서 읽어보면 생각보다 주인공이 사이보그로서 활약하는 게 개연성 있게 다가옵니다. 그게 이 작품의 주요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아카데미물의 기본 골자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 제시에 대해서도 평균 이상은 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다른 캐릭터들이 다 검과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주인공 혼자 '사이버네틱 암' 어쩌구 하는 기술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어이가 없으면서도 이게 대체 어떻게 굴러갈까 궁금해지기도 해요.
지금까지 나온 연재분 내용만 읽어보면 대체 작가님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쌓아올릴까, 하는 기대감이 먼저 앞서는 작품이었습니다.
다 아는 든든한 국밥 맛에 묵직한 참기름 한 번 섞인 작품, 한 번 시도해 보는 게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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